영암 일가족 연쇄 성폭행 살인사건
동거녀‧의붓딸‧처조카 등 3명 죽이고 4명 강간
교도소에서 17년 넘게 복역한 후 가족 몰살 나서
이향열은 1966년 충북 괴산에서 태어났다. 각각 재혼한 부모에게 태어난 이복‧이부 형제들이 있었으며, 이씨는 이들과 불편한 관계속에서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낸다. 가난한 집안 탓에 초등학교만 겨우 졸업했다.
어린 나이에 서울로 상경해 구로구에 있는 가방공장 등을 전전하며 어렵게 생활하다, 18세 때인 1984년 12월쯤 두 살 아래인 김아무개씨(여)를 만나 동거하며 사실혼 관계로 살았다.
동거녀 임신 후에도 계속해서 성범죄 벌여
1985년 7월 특수절도죄 등으로 검거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김씨는 이향열의 아이를 가졌으나 친정집에서 이씨를 탐탁치 않게 생각했다. 이씨는 김씨와 함께 고향인 괴산으로 낙향한다.
1987년 1월27일 이씨는 같은 마을에 살던 16세 여학생을 과도로 위협한 후 강간했고,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이 선고된다. 이씨가 교도소에서 복역하는 동안 동거녀 김씨는 윤아무개씨를 만나 결혼한다.
1989년 12월 가석방으로 나온 이향열은 출소 6개월 만인 1991년 6월 또다시 동종 범죄를 저지른다. 그는 같은 마을주민이 자신을 푸대접 한다는 이유로 그의 딸인 15세 여학생을 석궁으로 위협한 후 인근 숲속으로 끌고가 감금한다.
피해자를 풀어주는 대가로 부모에게 200만원을 요구하고, 감금하는 동안 3회에 걸쳐 강간했다. 이씨는 미성년자 약취와 특수강간 등의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받는다. 그는 장기간 복역하면서 전 동거녀인 김씨와 그의 가족들에게 분노하고 적개심을 품는다.
이씨는 복역 14년 만인 2005년 10월 가석방으로 출소한다. 지금까지 실형을 선고받아 교도소에서 복역한 기간만 17년 6개월이었다.
이씨는 출소 후 김씨 고향인 전남 영암의 한 조선업체에 취업한다. 2년 후에는 남편과 별거 중이던 김씨와 재결합해 친딸과 윤씨와 김씨와의 사이에서 난 의붓딸까지 네 명이 한 집안에서 살게 된다. 한동안은 평화롭게 지내는 듯 싶었다.

그러나 2009년 2월 이씨가 직장에서 퇴직하게 되면서 지옥 같은 일상이 시작된다. 이씨는 현실의 문제를 가족 구성원들에 대한 원망과 그들의 탓으로 돌렸다. 자신의 무능력에 대한 자책에서 시작해 윤씨와 혼인관계를 정리하지 않은 김씨에 대한 서운함, 여기에다 중학교만 졸업하고 술집에서 일하는 친딸에 대한 불만, 한 집안에서 의붓딸까지 모여사는 기형적인 가족형태에 대한 불편함 등이 이씨의 분노를 자극했다.
특히 이씨는 자신과의 결혼을 반대하고, 교도소에서 복역하게 되자 김씨로 하여금 윤씨와 결혼하도록 부추기고 출소 후 취직되자 자신을 설득해 비정상적인 가족관계를 맺도록 한 장모와 김씨의 오빠인 처남 김씨에게 뿌리깊은 복수심을 가지고 있었다.
결국 이씨는 지금의 가정은 자신이 꿈꿔온 소중한 가족관계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가족관계를 해체하겠다고 마음먹는다. 그는 ‘내가 떠나든지 아니면 다 죽이고 나도 죽겠다’는 극단적인 감정에 사로잡힌다.
친딸까지 범행대상으로 삼아
2009년 5월5일 이향열(43)은 가족을 상대로 한 광란의 범죄에 나선다. 첫번째 희생양은 동거녀 김씨 오빠의 작은 딸이자 둘째 처조카인 A양(16)이었다. 이날 오전 11시쯤 이씨는 A양에게 “고모가 보고 싶어한다”며 자신의 집으로 유인해 데려온다.
이씨는 방문 틈으로 옷을 갈아입는 A양을 보고 성적 충동을 느끼고는 A양의 얼굴과 가슴 부위를 수차례 때려 반항을 무력화시킨 후 안방으로 끌고가 강간했다. 범행이 탄로날 것을 우려해 A양의 입을 노란색 테이프로 막고 손과 발을 묶어 여행용 가방에 넣은 다음 죽이기로 마음먹는다. 그는 자신의 코란도 승용차 트렁크에 A양이 들어있는 여행가방을 실었다.
이후 주도면밀하게 움직인다. 이씨는 A양이 가출한 것처럼 꾸미기 위해 A양이 거주하던 장모 집에서 가방과 운동화를 가지고 나와 영암 삼호터미널 부근 도로변의 쓰레기통에 버렸다.
자신의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동거녀 김씨가 일하는 휴게소 식당을 방문해 음료수를 마신 후에는 승용차를 해남방조제로 몰고가 A양을 트렁크에 그대로 둔 채 태연하게 낚시까지 했다. 이후 A양을 살해하고 암매장하기 위해 장모 집에서 불과 1km 떨어진 야산으로 갔다.

A양이 들어있던 여행용 가방을 열었더니 입과 코가 막힌 채 가방속에 장시간 갇혀 있어 질식사한 상태였다. 이씨는 구덩이에 가방을 넣고 A양의 시신을 암매장했다.
그는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김씨 가족들과 태연하게 저녁식사를 하고, A양을 걱정하는 것처럼 행세했다. 범행 5일 후인 5월10일에는 인근 영암경찰서 삼호지구대에 찾아가 직접 A양의 가출신고까지 접수했다.
그러면서 새 휴대전화를 개통해 마치 A양이 친구의 휴대전화를 빌려 연락하는 것처럼 가장해 “친구와 있으니 걱정말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A양이 가출한 것처럼 위장한 것이다.
처조카인 A양을 살해한 지 일주일만인 5월12일 이씨는 두번째 살인을 감행한다. 이날 오후 5시쯤, 이씨는 집 거실에 의붓딸 B양(19)이 누워있는 것을 보고 이를 못마땅해 한다. 그가 “왜 청소와 설거지를 해놓지 않았느냐”고 하자 B양이 “그걸 내가 왜 내가 해야하느냐”고 맞받아치며 방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이에 격분한 이씨는 B양의 목덜미를 잡고 얼굴과 가슴을 주먹으로 마구 폭행한다. B양이 소리를 지르자 이씨는 B양을 침대에 눕힌 후 입과 손발을 테이프로 결박해 저항을 무력화시켰다. 그런 다음 B양을 강간하고 목졸라 살해한 후 시신은 침대 위에 그대로 둔다.
이성을 잃은 이씨는 이날 오후 8시쯤 승용차를 몰고 나가 동거녀 김씨(41)가 일하는 휴게소로 찾아가 식당에서 일하는 김씨를 태우고 강진군 부근 버스 터미널의 한 식당에서 저녁을 함께 했다.
식사를 마친 두 사람은 인적이 드문 한 초등학교 골목길에 차를 세우고 성관계를 갖는데, 이씨는 “사랑하기 때문에 죽인다”면서 차 안에 있던 케이블로 김씨를 목졸라 살해하고 시신은 트렁크에 옮겨 실었다.
처조카와 의붓딸, 동거녀까지 세 명을 살해한 이향열은 김씨의 친정 식구들을 몰살할 계획을 세운다. 김씨 오빠의 첫째딸인 C양(18)을 찾아가 “용돈을 주겠다”며 승용차에 태워 자신의 집으로 데려왔다.
5월13일 오전 1시쯤 C양이 안방에서 잠들자 이씨는 회칼로 위협해 테이프로 입을 막고 손발을 결박했다. 가위로 속옷을 모두 잘라낸 다음 강간하고 옷장에 집어넣어 감금했다.
이번에는 친딸 D양(22)이 범행 대상이 된다. 새벽 3시쯤 D양은 PC방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집에 들어왔다. 안방 옷장에는 첫째 처조카가 감금돼 있고, 작은방에는 의붓딸의 시신이 있었다.
D양이 작은방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이씨는 이를 막으며 테이프로 입을 막고 손발을 스타킹으로 묶었다. 이씨는 자포자기 심정으로 친딸에게 “내가 다 죽였다. 너도 죽이고 나도 자살하겠다”고 한참 떠들다가 마음의 동요를 일으켜 친딸의 결박을 풀어준다.

오전 9시쯤 이씨는 친딸에게 은밀하고 엽기적인 제안을 한다. “마지막 소원이니 한 번만 샤워를 같이 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자신의 앞에서 속옷을 여러 번 갈아입도록 시키고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하는 변태적인 행위를 반복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앞의 피해자들처럼 친딸도 강간한다.
정오쯤 긴장이 풀렸던지 이씨는 “담배를 사오겠다”며 잠시 집 밖으로 나간다. D양은 이때 방문을 안에서 잠근 뒤 휴대전화로 112에 전화해 “아빠가 나를 죽이려고 한다”고 다급하게 신고했다. 경찰이 출동하면서 친딸은 목숨을 건질 수 있었고, 이씨의 광기어린 살인도 막을 내린다.
피해자 탓하면서 뼌뻔한 변명으로 일관
이항열은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다른 피해자에 대한 범행은 인정하면서도 첫번째 피해자인 A양에 대해서는 “나는 모른다”며 부인했다. 4일간이나 입을 다물던 이씨는 사건 당일 자신의 행적에 의문이 제기되고, 더는 범행을 부인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자 그제야 자백한다.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씨는 자신의 범행을 반성하기는커녕 뻔뻔한 태도와 변명으로 일관했다. 오히려 살인의 원인을 피해자 탓으로 돌리기도 했다.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다시 만나더라도 다시 한번 죽였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둘째 처조카인 A양을 죽인 이유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에서는 “단순한 욕정때문에 죽였다”고 했다가, 재판에서 말을 바꾼다. 이씨는 “A양이 자신을 유혹해 성관계를 가진 적이 있는데, 그로 인해 행복한 가족관계가 파괴된 것에 악감정을 갖게 됐다”며 “음탕한 피해자를 벌한다는 마음으로 살해했다”는 황당한 주장을 늘어놓았다.
친딸에 대한 범행도 “다른 피해자들은 모두 죽이거나 성폭행했는데도 친딸만 내버려둘 경우 다른 사람들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을 것이 염려돼 어쩔 수 없이 (강간)했다”는 말로 일관했다.
이씨의 정신감정결과에 따르면 그는 자기 세상에 빠져 있는 ‘내향적’인 성격이었다. 사회생활과 가족관계에서 완전히 다른 성향을 보였다. 사회에서 만난 일반적인 관계에서는 적당한 친절과 부드럽고 다소 느린 말투 등의 언행으로 비교적 호감을 얻는 편에 속했다.
하지만 가족관계에서는 거짓말을 습관적으로 하고, 평소 부드럽게 대하다가도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을 때는 폭력적인 언행을 취하며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다. 자기방어 능력에 취약해 자기 존재를 부정하거나 위협적인 상황이나 감정에 직면하면 자기연민에 빠지거나 타인을 원망하고 적개심과 공격성을 표출했다.
참을성과 인내력이 없어 결과를 생각하지 않고 행동하거 정서적인 자극이나 흥분에 대한 욕구가 과도해 본인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위험한 행동도 감수하고 다른 사람을 이용하거나 조정하려는 성향이 강한 것으로 드러났다.

1심은 이향열에 대해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한다. 이씨는 여기에 불복해 항소하지만 2심도 같은 판단을 내렸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씨의 과거 범죄전력과 반사회적 행동에 대한 양심의 가책이나 죄의식의 결여 등 범죄 전후의 정신상태를 볼 때 사회에 환원된다면 또다시 이 사건 범행과 같은 극악한 범죄를 저지를 재범 위험성이 높다”고 판시했다. 이씨가 상고하지 않으면서 형량은 확정됐다.
현재 이씨는 사형이 집행되지 않으면서 미결수 상태로 교도소에서 수감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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