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주 권한 뒤 성폭행 일삼은 유명 청년 사업가
서울 한남동 유엔빌리지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고아무개씨(40)는 유명 사업가다. 그는 국내 기업은 물론 지자체와도 협업하는 등 자수성가한 청년 CEO로 알려졌다. 고씨는 평소 유명 그룹 회장, 연예인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하지만 그는 여성들에게 술을 먹여 취하게 한 후 성폭행하는 등 두 얼굴을 하고 있었다. 고씨는 2023년 10월 자신의 사무실이 있는 유엔빌리지에서 사회 인사 10여명을 불러 모임을 추진했다.
30대 여성인 A씨는 지인의 권유로 이 모임에 참석했다. 당초 예상보다 인원이 늘자 고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으로 장소를 바꿨다. 이 자리에서 그는 참석자들에게 독한 술을 권했다.
A씨는 머리가 아파 양해를 구하고 먼저 자리를 나왔다. 다음날 고씨는 A씨에게 전화를 걸어왔고, 얼마 후 A씨가 있는 곳으로 차를 보내왔다. A씨는 이 차를 타고 고씨의 사무실로 향했고, 그의 제안에 따라 식사를 위해 유명 호텔로 이동했다.
이때 고씨는 “민망해하지 말라고 미리 말씀드린다”며 “사실 내가 이 호텔 5대 주주다. 들어가면 다 나한테 인사할 거다”고 말했다. 실제 호텔로 들어서자 직원들이 고씨를 보고 ‘대표님’이라고 부르며 반갑게 인사했다.

고씨는 식사 자리에서 어제처럼 계속해서 독주를 권했다. 그의 권유를 거절하지 못한 A씨는 술을 마시다 결국 기억을 잃는다. 한참 후에 눈을 떠보니 식당이 아니라 고씨의 집이었다. A씨는 그사이에 있었던 일들이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얼마 후 A씨는 미열이 나서 코로나에 걸린 줄 알았는데, 임신테스트기에서 ‘양성 반응’이 나와 깜짝 놀랐다. 고씨에게 이런 사실을 알리자 조롱하듯 “축하한다”고 말하며 아무렇지도 않은 듯 행동했다.
그러면서 “강압적으로 관계한 적 없고, 거짓말하지 말아라”며 되레 화를 내기도 했다. 결국 A씨는 낙태 수술을 했고, 그날 이후 고씨는 A씨에게 연락하거나 나타나지 않았다.
그런데 고씨에게 당한 피해자는 A씨 뿐만이 아니었다.
2023년 4월 고씨는 유엔빌리지에서 다른 여성과 성관계하던 중 연인 B씨에게 발각되자 오히려 B씨의 머리채를 잡고 뺨을 때리는 등 폭행하고 감금했다. 고씨는 다음날 B씨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자 “성관계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고, B씨를 성폭행했다.
앞서 2022년 9월에는 사무실에서 자신의 수행비서 C씨(당시 25세)가 술에 취해 의식을 잃자 성폭행했다. 옛 연인 D씨에게는 노출 사진을 빌미로 협박하기도 했다.
2021년~2023년까지 총 34회에 걸쳐 상습적으로 불법 촬영을 일삼기도 했다. 불법 촬영 피해자 중 한 명은 극심한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다 결국 극단적 선택을 했다.

결국 고씨는 준강간, 감금치상,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징역 6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상당 기간 수십 차례에 걸쳐 불특정 다수 여성 피해자의 신체와 성관계 장면을 몰래 촬영해 왔고, 그중 일부에게는 협박까지 했다”며 “범행 수법 및 경위, 범행의 반복성, 피해자들의 수 등에 비춰볼 때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고씨는 여기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2심도 원심을 유지했다. 아울러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