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도 차별하는 ‘존속살해’와 ‘비속살해’ 사건
자녀가 부모 죽이면 가중처벌 하고
부모가 자녀 죽이면 가중처벌 안해
자식이 부모를 죽이는 ‘존속살해’와 부모가 자식을 죽이는 ‘비속살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법률적으로 자신의 부모와 조부는 ‘존속’, 자녀들은 ‘비속’으로 분류한다.
자기의 배우자나 자기와 같은 항렬에 있는 형제자매 등은 존속도 비속도 아니다. 요즘에는 ‘가족’의 범위가 다양화하고 있어 존속과 비속 그리고 형제 또는 자매를 통틀어 ‘친족’으로 명명하기도 한다.
조사에 따르면 부모가 자식을 죽인 비속살해의 경우 범행 원인은 가정불화, 경제문제, 정신질환 순으로 많았다. 자식을 죽인 부모들의 연령은 30~40대가 80%를 차지했다.
피해 자녀의 연령은 절반이 넘는 59%가 0~9세로 나타났다. 그다음으로는 10~19세 순이었는데, 부모에게 대항하기 어려운 어린 나이에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고 볼 수 있다.
현행법상 존속살해죄는 보통 살인보다 형을 가중해 처벌하고 있다. 형법 제250조 2항은 직계존속을 살해할 경우 사형이나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돼 있다.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한 일반 살인죄보다 무겁다.
그런데 법의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 똑같은 친족살해인데, 부모를 살해한 자식은 가중처벌하고, 자식을 죽인 부모에게는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논란은 비슷한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반복됐다. 가중처벌해서 형량을 높이는 것이 자식 살해를 막을 수 있는 대안인지는 찬반논란이 있지만, ‘법의 형평성’을 벗어난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부모 없이 자녀가 혼자 남았을 때 다른 가족이나 복지제도가 남겨진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허술한 사회안전망도 비속 살해를 부추기는 원인으로 지적된다.
존속살해나 비속살해는 가정의 붕괴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비극이다. 전문가들은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공분하기보다,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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