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화제

남자친구 죽자 86세 남친 아빠와 결혼한 여성


중국 광둥성 포산시 순더구의 조용한 시골 마을이 시끌벅적하다. 86세 할아버지와 53세 여성이 혼인신고를 마쳤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나이 차이는 33세이다. 숫자가 주는 파격보다 사람들을 더 놀라게 한 건 이들의 관계다.

여성은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아들의 여자친구였다. 죽은 아들의 동거녀가 한 달 만에 시아버지의 법적 아내가 된 것이다. 이 믿기 힘든 소식에 가족의 평화는 깨졌고, 마을 전체가 요동치고 있다.

3년 전에 먼저 떠난 아내, 그리고 찾아온 아들의 동거녀

사건의 주인공인 뱌오씨(86)는 수십 년 동안 이 마을에서 살아온 노인이다. 그는 2022년 평생을 함께한 아내와 사별했다. 각각 딸과 아들 한 명이 있었지만, 딸은 결혼한 뒤 멀리 떠나 살았다. 곁에 남은 건 아들뿐이었다. 홀로 된 아버지를 모시며 살던 아들은 2024년 초, 한 여성을 집으로 데리고 왔다. 동갑내기인 여자친구 왕씨(53) 였다.

셋의 더부살이가 시작됐다. 왕씨는 집안에 들어온 뒤 살뜰하게 움직였다. 뱌오씨의 삼시 세끼를 챙겼고, 옷가지와 이불을 자주 세탁했다. 연로한 뱌오씨의 거동을 돕는 일도 왕씨의 몫이었다. 뱌오씨는 아들이 데려온 여성 덕분에 오랜만에 집안에서 온기를 느꼈다.


하지만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다. 2025년 2월, 집안의 기둥이던 아들이 갑작스러운 간질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아들의 죽음은 남겨진 이들에게 큰 충격이었다. 뱌오씨는 다시 혼자가 될 위기에 처했다.

아들 여자친구와 결혼 후 딸과 갈등을 겪고 있는 뱌오씨.

아들의 장례가 끝나자 멀리 살던 딸이 찾아왔다. 딸은 아버지를 돌보던 왕씨에게 집에서 나가달라고 요구했다. 아들이 없는 집에서 왕씨가 머물 이유가 없다고 했다. 딸은 홀로 남은 아버지를 요양원에 모시겠다고 설득했다.

뱌오씨는 딸의 제안을 강력하게 거부했다. 평생 살아온 집을 떠나 낯선 요양원으로 들어가는 일이 두려웠다. 아들의 여자친구였던 왕씨 역시 뱌오씨의 편을 들었다. 왕씨는 뱌오씨를 계속 돌보겠다고 고집했다. 딸과 왕씨 사이에 거친 말이 오갔다.

갈등이 시작된 지 한 달 뒤인 3월12일,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뱌오씨와 왕씨가 관공서를 찾아가 법적으로 부부가 된 것이다. 아들의 49재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남자친구와 법적 결혼을 하지 않았던 왕씨는, 이제 죽은 연인의 아버지와 정식 부부가 됐다.

뱌오씨와 왕씨는 혼인신고를 하고 정식 부부가 됐다(AI 생성 이미지).

조상 대대로 내려온 30평 창고와 집의 주인은 누구인가

딸은 즉각 반발했다. 왕씨가 순수한 마음으로 아버지를 돌보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 명의로 될 재산을 노리고 접근했다는 주장이었다.

뱌오씨 일가에는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주택과 100㎡, 약 30평 규모의 창고가 있다. 이 부동산은 원래 2022년 세상을 떠난 뱌오씨 아내의 명의로 되어 있었다. 중국 법에 따르면 사망자의 재산은 배우자와 자녀들에게 똑같이 나누어 상속된다.


아내가 숨졌을 때 재산은 뱌오씨와 아들, 딸이 나누어 가질 권리가 있었다. 그런데 아들마저 숨지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아들의 지분까지 아버지인 뱌오씨에게 넘어가면서, 그가 가진 재산 지분이 크게 늘었다. 만약 뱌오씨 마저 세상을 떠나면, 새롭게 법적 배우자가 된 왕씨가 이 재산의 상당 부분을 받게 된다. 딸 입장에서는 집안의 재산이 생면부지의 왕씨에게 넘어가는 셈이었다.

왕씨는 억울함을 호소했다. 자신이 뱌오씨와 결혼한 이유는 오직 그를 요양원에 보내지 않고 곁에서 돌보기 위해서였다고 해명했다. 왕씨는 문제의 건물들이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 건축물이며, 마을 공동체 소유의 땅 위에 지어진 것이라 외부인이 맘대로 팔거나 넘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재산에 탐을 내는 쪽은 평소 아버지를 찾아오지도 않던 딸이라고 반박했다.

뱌오씨의 딸이 아버지 집에 찾아와 항의하는 모습(AI 생성 이미지).

법적 부부가 된 뒤 갈등은 폭력적인 양상으로 치달았다. 딸은 아버지가 사는 집으로 찾아와 자물쇠를 부수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집안을 뒤져 어머니 명의로 된 부동산 증명서와 관련 서류를 챙겨 나왔다.

딸의 행동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집으로 들어가는 전선을 끊어버리거나 집안에 있던 물건들을 밖으로 던지는 일까지 일어났다. 아버지가 왕씨와 함께 살지 못하게 방해하려는 목적이었다.


마을 주민들이 이 소동을 지켜봤다. 지역 마을위원회와 여성연합회, 경찰까지 나서서 중재를 시도했다. 관계자들은 딸을 설득하기도 하고, 왕씨와 뱌오씨의 입장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양측의 입장이 너무 강경했다. 딸은 왕씨가 집에서 나가지 않으면 절대로 대화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법적 아내가 된 왕씨 역시 나갈 생각이 전혀 없었다. 중재 노력은 아무런 결실을 맺지 못했다.

마을 주민들이 중재에 나섰지만 뱌오씨의 딸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AI 생성 이미지).

고령화 사회의 그늘과 돌봄의 대가

이번 사건은 단순히 한 가정의 막장 드라마로 치부하기 어렵다. 중국 현지 시각은 이 사건을 한층 깊게 바라본다. 급격한 고령화 속에서 노인 부양과 상속 문제가 어떻게 충돌하는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기 때문이다.

뱌오씨는 80대 고령으로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했다. 하지만 친딸은 멀리 떨어져 살았고, 자식의 돌봄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그 빈자리를 채워준 사람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아들의 동거녀였다. 뱌오씨에게 왕씨는 재산을 노리는 이방인이 아니라, 자신의 일상을 지켜주는 유일한 울타리였던 셈이다.

중국 상속법에 따르면, 뱌오씨가 왕씨와 혼인신고를 한 순간 왕씨는 1순위 법적 상속인이 된다. 뱌오씨가 사망할 경우, 그가 가진 부동산 지분과 재산은 왕씨와 딸이 나누어 가져야 한다. 법은 왕씨의 손을 들어주고 있지만, 유교적 정서와 혈연 중심의 사회 분위기는 왕씨를 비난한다.

자물쇠가 부서지고 전기가 끊긴 시골집에는 여전히 두 사람이 살고 있다. 86세의 남편과 53세의 아내. 두 사람은 깨진 자물쇠 대신 새로운 문고리를 달고 하루를 보낸다.


담장 넘어 들려오는 이웃들의 소문과 친딸의 거센 항의 속에서도 시간은 흐른다. 노인의 외로움을 채워준 대가가 재산권이라는 현실적인 욕망과 얽히면서, 조용했던 시골 마을의 주택은 쉽게 꺼지지 않을 갈등의 중심지로 남게 됐다. 부서진 문고리 사이로 차가운 바람이 들어오는 집 안에서, 세 사람의 일그러진 인연은 여전히 마침표를 찍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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