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에서 실종된 일본 여대생
1990년 4월 네팔에서 일본 여대생 미나미노 사요코(29)가 실종됐다.
그녀는 오사카의 킨키 대학에 다니고 있었다. 그녀의 꿈은 전 세계를 마음 껏 여행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열심히 해서 돈을 모았다. 한 푼 두 푼 통장에 쌓이는 ‘여행 자금’을 보며 뿌듯했다.
그리고 세계여행을 떠나도 될 만큼의 돈이 모였다.
1989년 4월5일 사요코는 부푼 꿈을 안고 배낭을 챙겨 세계여행을 떠났다. 일본을 출발한 그녀는 동남아시아를 시작으로 중국, 러시아(당시 소련), 중동, 아프리카, 인도를 차례로 여행했다.
그녀의 다음 목적지는 희말라야 산맥 중앙부에 위치한 내륙국가 ‘네팔’이다.
사요코는 1990년 3월 네팔에 입국했다. 그녀는 여행을 시작하면서 매주 한 통씩 부모에게 편지를 썼다. 자신의 여행담, 앞으로 여행할 예정지를 소개하면서 여행하면서 촬영한 사진도 동봉했다.
부모는 일본에서도 딸의 행선지를 꿰뚫고 있었다.
1990년 4월3일 사요코가 카트만두에서 보낸 편지를 보면 “한 달 예정으로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방면의 산들을 트래킹 하겠다”고 적혀져 있었다. 이것이 사요코가 보낸 마지막 편지였다.
그 뒤부터는 소식이 뚝 끊겼다.

매주 편지를 보내오던 딸. 어찌된 일인 지 마지막 편지 이후 연락이 두절됐다. 부모는 무사하기만을 바라며 딸의 소식을 기다렸다. 몇 주가 지나도록 아무런 연락이 없자 부모는 딸의 신변에 이상이 생겼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부모는 사요코를 직접 찾아 나서기로 한다.
네팔 주재 일본 대사관에도 “딸을 찾는데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일본 대사관은 네팔 정부와 경찰에 협조를 요청하고 사요코의 동선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이런 노력 끝에 사요코가 카트만두에서 200km 떨어진 네팔 관광도시 포카라의 한 호텔에 묵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가족들이 호텔에 가보니 사요코가 머물렀던 방에는 그녀의 옷가지들이 들어있던 등산용 가방 등 소지품이 그대로 남겨져 있었다.
그런데 정작 사요코의 행방이 묘연했다. 도대체 사요코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부모는 딸의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며 속이 타들어 갔다. 그렇게 약 4개월이 흘러갔다. 같은 해 8월 중순쯤 사요코의 일본 자택으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여동생은 무심코 받았는데 뜻밖에 언니 사요코였다. 동생은 재빨리 어머니에게 전화를 바꿔줬다.
사요코 : (울면서) “아, 괴로워… 분하다.”
어머니 : 무슨 일이니? 어디야?
사요코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잠시 흐느껴 우는 소리만 들리다가 통화가 끊어졌다. 이후 다시는 사요코에게 전화가 오지 않았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사요코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사요코는 현재도 실종 상태다. 그녀가 지금까지 살아 있는지 아니면 죽었는지는 알 수 없다. 확실한 것은 당시 사요코가 자신의 의지대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황 즉 ‘납치’ 등 범죄에 연관됐다는 것이다.
크게는 두 가지다. 하나는 돈을 노린 납치이거나 인신매매를 위한 것이다. 만약 범인이 돈을 노렸다면 부모를 상대로 금품을 요구하며 협박을 했어야 한다.
하지만 사요코의 부모는 협박이나 금품요구를 받은 사실이 없다. 그렇다면 ‘인신 매매’일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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