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화제

골프 치는데 하늘에서 떨어진 상어의 정체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휴양 도시 머틀비치에는 ‘스플린터 시티’라는 이름의 디스크 골프장이 있다. 디스크 골프는 골프공 대신 플라잉디스크(원반)를 던져 쇠사슬 바구니에 넣는 경기다.

2025년 5월18일, 이곳 11번 홀에서는 평소와 다름없는 조용한 경기가 열리고 있었다. 동호인 조나단 말로위는 원반을 던지기 위해 자세를 잡았다. 그런데 갑자기 하늘에서 무언가가 툭 하고 그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풀밭에 떨어진 물체를 확인한 사람들은 눈을 의심했다. 그것은 바다에 살아야 할 작은 ‘귀상어’였다. 머리가 망치 모양을 닮아 망치상어라고도 불리는 바다 포식자였다.

상어가 하늘에서 떨어진 디스크 골프장.

바다 생물이 하늘에서 떨어진 진짜 이유

처음 사람들은 자연 현상을 가장 먼저 떠올렸다. 바닷물이 공중으로 강하게 말려 올라가는 ‘물기둥'(용오름) 현상 때문에 상어가 육지로 날아왔을 것이라는 추측이었다.

실제로 지구촌 곳곳에서는 이러한 일이 종종 일어난다. 2023년 2월 호주 북부 사막 마을에서는 폭우와 함께 하늘에서 물고기떼가 떨어졌다. 2020년 호주 퀸즐랜드의 내륙 마을 요와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강한 회오리바람이 바다나 호수의 물과 함께 물고기를 높이 솟구쳐 올린 뒤 먼 육지에 떨어뜨린 결과였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범인은 자연재해가 아닌, 바로 하늘의 포식자인 맹금류 ‘물수리’였다.

물수리는 물고기를 전문적으로 사냥한다. 수면 가까이 헤엄치는 물고기를 발견하면 거침없이 자갈처럼 떨어져 발톱으로 낚아채는 능력이 뛰어나다. 사건 당일에도 물수리는 근처 바다나 하구에서 약 30cm 크기의 어린 귀상어를 잡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푸른 하늘을 가르며 이동하던 중이었다. 이때 방해꾼이 등장한다. 바로 검은 깃털의 ‘까마귀’ 두 마리였다.

귀상어를 낚아 챈 물수리를 공격하는 까마귀들(AI 생성 이미지).

새들의 세계에는 자신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 자신보다 큰 맹금류를 집단으로 공격하는 습성이 있다. 이를 전문 용어로 ‘모빙'(Mobbing)이라고 부른다. 까마귀 두 마리는 먹이를 쥐고 날아가던 물수리를 자신의 영역을 침범한 침입자로 판단했다.

까마귀들은 물수리의 뒤를 바짝 쫓으며 집요하게 쪼아댔다. 물수리는 공격을 피해 나무 위로 몸을 돌렸지만, 끝까지 끈질기게 덤벼드는 까마귀들을 당해낼 수 없었다. 당황한 물수리는 균형을 잃었고, 결국 발톱에 힘이 풀리면서 쥐고 있던 상어를 놓치고 말았다. 공중에서 떨어진 상어가 하필이면 11번 홀 잔디밭 위로 떨어진 것이다.


말로위는 당시 상황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까마귀 두 마리가 물수리를 끈질기게 쫓아가며 나무 쪽으로 몰아붙였다. 그 과정에서 물수리가 물고 있던 상어를 땅으로 떨어뜨렸다. 상어를 잡으러 물수리가 다시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상어를 건드리지 않고 그대로 두고 자리를 비웠다.”

물수리가 원반을 던지려는 남성 위에서 귀상어를 떨어뜨리고 있다(AI 생성 이미지).

자연이 골프장에 남긴 짧은 흔적

골프장 측도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골프장 관계자는 “코스 안에서 뱀이나 악어, 너구리 같은 야생 동물이 나오는 일은 자주 있는 편이다. 하지만 하늘에서 상어가 떨어진 것은 골프장이 생긴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라며 놀라워했다.

물수리는 보통 30cm 이하의 물고기를 주로 사냥한다. 이번에 떨어진 귀상어도 딱 그만한 크기의 어린 상어였다. 물수리 입장에서는 힘들게 사냥한 소중한 한 끼 식사였지만, 텃세 부리는 까마귀의 방해 때문에 어이없이 먹이를 놓치고 만 셈이다.

바다와 하늘, 그리고 육지의 생태계가 우연히 맞물리며 만들어낸 희귀한 광경이었다.


이렇듯 자연은 때로 인간이 만든 정돈된 잔디밭 위에서 예상치 못한 장면을 연출한다. 바다의 포식자였던 상어가 하늘의 포식자에게 잡히고, 다시 까마귀의 공격으로 골프장에 떨어지기까지의 과정은 야생의 치열한 삶을 그대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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