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장 앞에서 두 다리 잃은 아버지에게 큰절 올린 아들
중국의 대학입학시험은 ‘가오카오'(高考)다. 시험 날짜 지정제로 매년 6월7일과 8일, 2일에 걸쳐 진행된다. 일부 지역은 9일까지 3일동안, 혹은 10일까지 4일동안 진행한다.
2025년 6월10일 중국 산둥성 린이시의 한 고사장 앞에서 특이한 풍경이 목격된다. 한 학생이 시험장을 나오더니 양쪽 다리없이 특수제작된 휠체어를 타고 마중나온 아버지에게 길바닥에서 큰 절을 하는 모습이다.
아버지는 갑작스런 상황에 당황하면서 이내 아들을 일으켜주며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 이 모습은 현지 언론에 일제히 보도되며 큰 감동을 불러왔다.

알고보니 아버지는 ‘다리 없는 등반가’로 유명한 천저우씨였다. 그는 13살 때 기차에 치여 두 다리를 잃었다. 가난했던 천씨는 어린시절부터 거리에서 구걸하며 간신히 생계를 유지했다.
그는 이에 절망하지 않고, 불우한 환경을 이겨내고 장애를 극복해야 한다고 결심했다. 그때부터 벽돌이나 직접 만든 나무 매트를 두 손으로 받쳐 힘겹게 걷기를 시도했다. 손바닥과 팔의 피부가 찢어지고 피와 땀, 흙이 섞여 두꺼운 굳은 살이 배겼다.
2002년부터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도전에 나섰다. 장애인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양쪽 팔의 힘으로 중국 5대 명산으로 알려진 오악(五岳)에 올랐다. 태산(泰山)을 시작으로 화산(華山), 숭산(嵩山), 형산(衡山), 항산(恒山)을 모두 정복했다. 그는 이렇게 다리가 없는 장애인으로 오악에 오른 최초의 사람이자 인간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등산하면서 기적처럼 한 여성을 만나 결혼까지 했다. 이후에도 천저우는 도전을 멈추지 않았고, 유명세를 타며 학교 등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얼마 전 한 학교에서는 ‘생명의 힘’이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서기도 했다.
천저우의 아들은 이런 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시험 당일 아버지가 응원을 나오자 그동안의 삶에 대한 경의와 잘 키워줘서 감사하다는 고마움을 큰절로 표현한 것이다.

시험 점수는 750점 만점에 400점대를 맞았다. 기대했던 점수보다는 낮았지만 천저우는 “나는 매우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 점수면 아들이 원하는 군 부사관 양성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수능시험이 끝난 천저우의 아들은 아르바이트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첫 월급을 타면 아버지에게 선물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두 다리를 잃고도 절망하지 않고 자신의 한계에 끊임없이 도전했던 아버지. 그런 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여기며 큰절을 올려 존경심과 감사함을 표시한 아들. 부자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국경을 떠나 큰 감동을 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