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화제

여친 하반신 마비 시켜놓고 결혼 전 잠적한 남자친구


사랑하는 사람과 평생을 함께하자던 약속은 단 한 번의 핸들 조작으로 산산조각이 났다. 2025년 4월5일, 25세 여성 바이의 삶은 중국 북서부의 한 도로에서 완전히 바뀌었다. 결혼을 약속했던 20대 남자친구 장씨가 운전하던 차가 반대편 차선으로 넘어가면서 맞은편 대형 트럭과 그대로 충돌했다.

이 사고로 조수석에 타고 있던 바이는 척수가 손상되고 온몸의 뼈가 부러지는 큰 부상을 입었다. 하반신이 마비되어 스스로 일어설 수 없는 상태가 됐다. 반면 운전대를 잡았던 남자친구 장씨와 뒷좌석에 있던 그의 가족들은 가벼운 상처만 입었다. 경찰 조사 결과, 사고의 원인은 운전자 장씨의 역주행과 중앙선 침범으로 밝혀졌다. 오롯이 장씨의 과실로 일어난 사고였다.

병실에 남겨진 거짓 약속

사고 직후, 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진 바이의 곁을 지킨 것은 장씨와 그의 가족들이었다. 장씨는 눈물을 흘리며 바이의 손을 잡았다. 치료비를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 몸이 회복되면 2026년에 예정대로 결혼식을 올리자는 말도 잊지 않았다. 당초 두 사람은 2025년에 약혼하고 다음 해에 정식으로 부부가 될 계획이었다.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바이.

하지만 입원 치료가 길어지면서 온기는 금세 식어갔다. 사고가 나고 한 달이 지나자 장씨 가족의 병문안 횟수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찾아오는 시간도 짧아졌고, 의료진과의 대화도 피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사고 발생 두 달째가 되던 날, 장씨 가족은 아무런 말도 없이 모습을 감췄다. 연락처를 바꾸고 살던 집마저 비운 채 완전히 잠적했다. 병원으로 들어오던 치료비 입금도 그날로 뚝 끊겼다. 남자친구의 실수로 건강과 꿈을 모두 잃은 바이에게 남겨진 것은 서늘한 병실과 천문학적인 병원비 계산서뿐이었다.

바이가 지금까지 치른 초기 치료비만 30만 위안(한화 약 5800만 원)에 달한다. 앞으로 척수 신경을 치료하고 재활을 이어가려면 30만 위안에서 40만 위안, 즉 약 5800만 원에서 7700만 원의 돈이 추가로 더 필요한 상황이다.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바이와 그의 가족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큰 금액이다.

장씨의 집안은 평범한 노동자 가구였다. 수억 원에 달하는 치료비를 지속해서 대기에는 경제적 한계가 명확했다. 게다가 평생 하반신 마비로 살아갈 며느리를 수발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장씨 부모의 생각을 바꾸어 놓았다.
부모는 아들의 미래가 바이 때문에 발목 잡힐 것을 우려했다. 이들은 아들에게 연락을 끊고 새 출발을 하라고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랑과 책임감이라는 감정이 엄청난 금액의 현실적인 계산서 앞에서 무너져 내린 것이다.

사고 이전의 바이는 밝고 활달한 성격이었다. 주말이면 친구들과 여행을 떠나거나 운동을 즐기던 평범한 여성이었다. 장씨와의 만남도 일상 속 소소한 행복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침대 위에서 혼자 힘으로 몸을 뒤척이기도 어렵다.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는 힘겹게 입을 열었다. 남자친구에게 버림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소중했던 삶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고 당시 심정을 전했다.

하반신이 마비된 바이가 재활 훈련을 받고 있다.

막막한 현실과 법정으로 간 사랑

참다못한 바이 가족은 결국 장씨와 그의 가족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장씨가 운전 부주의로 사고를 일으킨 가해자인 만큼, 피해에 대한 민사상 배상 책임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지 법조계 역시 장씨의 법적 책임을 명확하게 보고 있다. 사고를 유발한 원인이 운전자에게 있는 데다, 승객 보호 의무를 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국 민법전에 따르면, 운전자의 과실로 타인에게 신체적 상해를 입힌 경우 의료비, 간병비, 장애 배상금 등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장씨가 잠적하더라도 법원은 판결을 내릴 수 있다. 장씨 명의의 재산을 압류하거나 강제 집행하는 절차도 가능하다. 법조계 관계자들은 “약속을 어기고 도망친 행위는 도덕적 비난을 넘어 법적 배상 책임 금액을 오히려 늘리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사연이 언론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려지자 현지 민심은 크게 분노했다. 자신이 일으킨 사고로 연인의 인생을 망쳐놓고 나 몰라라 도망친 장씨 일가를 향해 비판이 쏟아졌다.

도로 위에서 시작된 비극은 누군가에게는 잊고 싶은 사고일지 모른다.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평생 짊어지고 가야 할 삶의 무게가 됐다.


바이는 지금도 매일 아침 병원 천장을 바라보며 눈을 뜬다. 사고가 나기 전, 함께 미래를 그리며 웃었던 그 봄날의 기억은 차가운 병실 공기 속으로 흩어졌다. 법의 판결이 얼마간의 치료비를 채워줄 수는 있겠지만, 깨어져 버린 한 사람의 삶과 믿음을 다시 예전으로 돌려놓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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