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화제

장난감 회사에 배신당한 ‘훌라후프’ 창시자 조앤 앤더슨


원형 운동기구인 ‘훌라후프'(hula hoop)의 ‘훌라’는 하와이의 훌라춤, ‘후프’는 테를 의미한다. 우리말로 표현하면 ‘돌림틀’이다.

훌라후프는 고리에 몸을 넣은 상태로 몸을 흔들어 그 고리가 땅에 떨어지지 않고 계속 돌게 하는 것으로 어린이들의 장난감이나 여성들의 허리나 유산소 운동의 일환으로 많이 애용된다.

세계인들이 애용하고 있는 훌라후프의 창시자는 조앤 앤더슨(여)이다. 1923년 호주 시드니에서 태어난 조앤은 수영복 모델로 활동하다 미국 육군 조종사인 웨인 앤더슨을 만나 결혼했다.

결혼 전 수영복 모델로 활동했던 조앤 앤더슨.

미국에서 생활하던 그는 1958년 초 휴가를 위해 고국인 호주를 찾았을 때 재미있는 광경을 목격한다. 해변에서 많은 사람들이 대나무로 만든 고리를 허리에 두고 엉덩이를 돌리는 모습을 흥미롭게 지켜본다.

처음에는 운동기구 보다 장난감으로 만들어 팔면 히트를 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이것을 미국으로 가져가 ‘훌라후프’라는 이름을 붙였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하와이의 훌라춤에서 착안했다.


조앤의 남편은 사업가이자 지인인 대형 장난감 기업 왬오(Wham-O) 사장 아서 멜린을 만나 훌라후르플 소개한다. 멜린은 기발한 아이디어라며 즉시 계약하고 플라스틱으로 원형 고리를 만들었다. 출시되자마자 훌라후프는 미국 시장에서 불티나게 팔려나갔고, 세계 각국으로 알려지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1958년 8월20일 장난감 기업 왬오에서 출시한 훌라후프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

그러나 멜린은 앤더슨 부부를 배신한다. 그는 훌라후프를 자신이 창시했다고 홍보하며 조앤의 존재를 숨겼다. 앤더슨 부부는 왬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하고 약간의 금전적 보상을 받는데 그친다.
특허와 상품권을 등록하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당시 조앤은 “우리는 회사와 거래하고 수백만 달러를 벌어들인 제품을 넘겨줄 수밖에 없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그러다 2018년 영국의 공영방송사 BBC가 다큐멘터리 영화 ‘훌라 걸’을 제작한다. 훌라후프의 원조이자 창시자인 조앤을 집중 다뤘다. 조앤은 이때 훌라후프를 어떻게 호주에서 들여오고, 명명하고, 장난감 회사 사장에게 알렸는지 등을 자세히 설명했다. 이 방송은 큰 인기를 끌었으며 이를 계기로 조앤과 남편이 훌라후프 탄생과 유행에 기여했다는 것이 알려지게 됐다. 이때 조앤의 나이는 94세였다.

BBC에 출연해 훌라후프 시범을 보이는 조앤 앤더슨.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감독은 BBC 인터뷰에서 “마침내 조앤이 공로를 인정받는 것을 보면서 감동했다”고 말했다.


조앤은 2025년 7월14일 미국 캘리포니아 칼즈배드에 있는 한 요양원에서 10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다. 그의 가족들은 “멋진 삶을 살다가 눈을 감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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