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버지와 혼인신고된 며느리의 황당한 사연
북한 함경북도 출신인 A씨(여 ·40대)는 2002년 탈북해 2003년 경북 안동에 정착했다. 이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2006년 결혼했고, 다음해인 2007년 4월5일 정식으로 관할 읍사무소에 혼인신고도 마쳤다.
그런데 몇 달 뒤 제적등본을 발급받은 A씨는 자기 눈을 의심했다. 여기에 남편이 아닌 시아버지가 배우자로 등록돼 있었던 것이다.
A씨는 곧바로 해당 행정관서에 정정을 요구했지만 2008년 1월16일에서야 직권정정 처리됐다. 무려 10개월 동안 A씨는 법적으로 시아버지가 남편이었고, 시아버지는 아내와 며느리 등 두 명의 배우자를 두고 있었던 셈이다. 문제는 정정사항이 제적등본에 그대로 기록돼 있다는 점이었다.
A씨는 JTBC를 통해 “세상에 시아버지하고 며느리를 혼인시켜서 개족보를 만드는 게 어딨냐”며 “정정을 한 게 제적등본을 뗄 때마다 나와 있어서 화가 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A씨는 서류에 남아 있는 정정 기록도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행정관서에 “깨끗하게 말소 처리를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얼마 후 돌아온 답변은 그를 더욱 화나게 했다. 법제처에 문의해 봤지만 제적등본은 재작성할 수 있는 법규 마련이 안 돼 있어 어렵다는 것이었다.
10년이 훨씬 넘었지만 A씨의 고통은 여전하다. 제적등본을 뗄 때마다 화가 나고 속상하다. 특히 A씨의 아들은 국정원에 들어가는 게 꿈인데, 신원조사가 까다로운 국정원 채용과정에서 이 서류때문에 탈락할까봐 걱정된다는 것이다. A씨는 “한 사람의 인생이 걸린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관할 시청은 행정상 오류를 인정하면서도 해당 공무원은 이미 퇴직했고, 이번 사건을 계기로 더 신중을 기해 작성하라는 지침을 내렸지만 현재로서는 달리 방법이 없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