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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뱀 쓸개 삼킨 후 뇌에서 18cm 기생충 발견된 남성


평소 몸에 좋다는 말만 들으면 귀가 솔깃해지는 이들이 많다. 특히 야생동물을 날것으로 먹으면 정력이나 기력 회복에 특효가 있다는 민간요법은 여전히 음지에서 힘을 얻는다.
하지만 과학적 근거가 없는 맹신은 때로 몸을 살리기는커녕, 목숨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운전 중 찾아온 암전, 그리고 발작

중국 후난성에 사는 20대 남성 리씨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그런 그에게 이상 증상이 나타난 것은 2025년 4월이었다. 어느 날부터인가 왼쪽 눈에 이물감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눈을 깜빡일 때마다 시야 한구석에 마치 모자이크 처리를 한 것 같은 이상한 형체가 스쳐 지나갔다.

처음에는 그저 눈에 먼지가 들어갔거나 피로해서 생긴 부유물이라고 가볍게 여겼다. 하지만 증상이 사라지지 않자 리씨는 안과를 찾았다. 정밀 검사 결과, 뜻밖에도 눈 자체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안과 의사는 신경계 문제를 의심했고, 곧바로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진행했다.

리씨의 뇌를 촬영한 MRI 검사에서 발견된 기생충.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리씨의 뇌 속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이물질이 발견된 것이다. 의사는 즉시 수술을 권유했다. 그러나 그는 망설였다. 시야가 조금 불편한 것 말고는 일상생활에 당장 큰 지장이 없었기 때문이다. 뇌를 여는 수술에 대한 두려움도 컸다. 결국 그는 수술을 미루고 집으로 돌아갔다.

안일했던 대가는 생각보다 빨리, 그리고 혹독하게 찾아왔다. 석 달이 지난 7월, 리씨는 차를 몰고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그 순간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지며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이내 의식을 잃은 리씨는 입에 거품을 물고 팔다리를 심하게 떨며 경련을 일으켰다. 주행 중인 차 안에서 발생한 돌발적인 발작은 자칫 대형 교통사고로 이어질 뻔한 위험한 순간이었다.


급히 병원 응급실로 이송된 리씨를 두고 의료진은 긴급 재검사에 들어갔다. 뇌 속의 이물질이 그새 위치를 바꾸며 뇌 신경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었다. 의료진은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고 판단해 머리뼈를 여는 개두 수술을 진행했다.

수술실에서 리씨의 뇌 조직을 헤치던 의료진은 눈을 의심했다. 하얗고 가느다란 생명체가 뇌 속에서 살아서 꿈틀거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의료진이 조심스럽게 꺼내 올린 기생충의 길이는 무려 18센티미터(cm)에 달했다. 인간의 머릿속에서 수년 동안 둥지를 틀고 살아온 생명체의 실체였다.

5년 전 삼킨 ‘살아있는 쓸개’의 부메랑

이 기생충의 정체는 ‘스파르가눔'(만손고두충의 유충)’으로 밝혀졌다. 수술을 마친 리씨가 의식을 되찾은 뒤, 의료진은 감염 경로를 추적했다. 리씨는 머뭇거리다 몇 년 전의 기억을 털어놓았다.

“당시 주변에서 살아있는 뱀의 쓸개가 기력 보충과 몸보신에 최고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말을 믿고 야생 뱀을 잡아 현장에서 쓸개를 꺼내 씹지도 않고 통째로 삼켰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전형적인 스파르가눔 감염 경로였다. 뱀이나 개구리는 이 기생충의 주요 중간 숙주다. 스파르가눔 유충은 동물의 체내에 머물다가, 인간이 이를 날것으로 섭취할 때 위장관 벽을 뚫고 몸 안으로 침입한다.

치료 과정을 지켜본 감염내과 전문가들은 이 기생충이 리 씨의 몸속에서 최소 3년에서 5년 이상 생존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스파르가눔은 사람의 몸 안에서 성충으로 자라지는 못하지만, 유충 상태로 길게는 20년 이상 살 수 있다.

리씨가 삼킨 작은 유충은 혈관과 조직을 타고 온몸을 헤매다 결국 가장 치명적인 장소인 뇌에 안착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리씨가 섭취한 영양분을 먹으며 몸집을 불린 것이다.


스파르가눔이 위험한 이유는 뇌 속을 이리저리 이동하며 지나가는 길목의 뇌 조직을 파괴하기 때문이다. 기생충이 이동하면서 내뿜는 분비물은 뇌에 심한 염증을 일으킨다.

리씨가 겪은 모자이크 잔상은 기생충이 시각을 담당하는 뇌 신경 부위를 건드렸을 때 나타난 증상이다. 운전 중 발생한 발작 역시 기생충의 움직임으로 인해 뇌세포가 비정상적인 흥분 상태를 일으켜 발생한 간질 증세였다.

다행히 리씨는 수술 후 10일 동안 집중 치료를 받으며 건강을 회복해 퇴원했다. 조금만 더 방치했다면 영구적인 반신마비나 언어장애, 혹은 실명에 이를 수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었다.

리씨의 뇌에서 꺼낸 기생충을 의료진이 들어보이고 있다.

리씨의 주치의는 퇴원하는 그에게 신신당부했다.

“기생충 감염을 막으려면 야생동물이나 생고기를 절대 덜 익혀 먹어서는 안 된다”며 “특히 상처가 있는 손으로 생고기를 만지는 것도 위험하며, 무엇보다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을 전적으로 믿는 행위는 스스로 제 수명을 깎아먹는 일”이라고 경고했다.

과거 먹을 것이 귀하고 의학 기술이 발달하지 못했던 시절에는 눈앞의 야생동물이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이자 약재로 대접받기도 했다. 하지만 현대 의학이 발전한 지금도 여전히 ‘날것의 생명력’을 기대하며 뱀의 피를 마시거나 쓸개를 삼키는 이들이 존재한다.

자연 속의 야생동물은 인간의 보약이 되기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은 수많은 기생충과 바이러스를 품고 있는 위험한 매개체일 뿐이다. 몸을 더 건강하게 만들겠다며 행한 탐욕스러운 선택이, 도리어 자신의 가장 소중한 뇌를 기생충의 보금자리로 내어주는 결과를 낳았다.


기적적으로 건강을 되찾고 병원 문을 나선 리씨. 그의 머리 위로 쏟아지는 눈부신 햇살은 따스했지만, 그가 삼켰던 그 날것의 서늘한 기억은 평생 그의 마음 깊은 곳에 지워지지 않는 경고등으로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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