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 후 갑작스런 상경
나는 전주에 있는 대학을 졸업했다. 교사의 꿈을 가지고 있었지만 길을 바꿔 언론사 입사를 준비했다. 4학년 때 치른 언론사 시험에서 떨어져 졸업과 동시에 ‘취업준비생’ 신분이었다.
지방언론사의 열악한 환경과 폐해를 알고 있었기에 지방에서 기자생활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다. 아예 눈길도 주지 않았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한참동안 고향을 떠나지 못했다. 차마 떠날 수가 없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면서 자꾸만 발걸음을 늦췄지만 점점 떠나야 할 날은 다가왔다. 떠나기 싫어도 떠나야 했고, 계속 있고 싶어도 있을 수 없는 ‘취준생’.
그러다 1995년 7월쯤 갑작스레 고향을 떠나야 할 일이 생기면서 매형 화물차에 짐을 싣고 부랴부랴 서울로 오게 됐다. 결국 이렇게 고향을 떠나는 것이 현실이 됐다.
마음의 준비도 없이 일자리가 정해진 것도 아니었는데, 차창을 바라보면서 눈물을 머금었던 그날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갑자기 서울에 오다보니 막막했다. 취업에 대한 심리적 압박은 더 심해졌다. 서울 목동에 있는 누나네 2층집 1층에 있는 작은 방 한 칸을 얻어 지냈지만, 당장 서울에서 지낼 생활비도 벌어야 했다. 전년도에 이어 언론사 입사시험을 준비하자니 시간도 촉박했고, 합격에 대한 자신감도 없었다.
학교 방학 때 서울에서 잠깐 ‘언론학원’에 다녔었는데, 그곳을 찾아갔더니 아르바이트를 제안했고, 일이 끝나면 취업도 알선해 주겠다고 했다.우선 돈을 벌어야했기에 알바를 받아들였고, 학원관계자와 함께 전국 주요 대학에 가서 학원생 모집 포스터를 붙이는 일을 했다. 무엇보다 잠시 전주에 갈 수 있었던 것이 좋았다.
약 한 달 정도 알바가 끝난 후 학원에서 기자 추천의뢰가 왔다며 갈 마음이 있는지를 물었다. 내게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기 때문에 “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