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여산면 ‘의처증 남편’ 아내 잔혹 살인사건
전북 익산시 여산면에 살던 남편 A씨(74)와 아내 B씨(64)는 2000년 2월 재혼했다. A씨는 전처의 외도 문제로 결혼생활이 파탄난 경험이 트라우마로 남았다. 그래서인지 재혼 후에는 B씨에 대한 의처증이 심했다.
아내 B씨는 기도원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A씨는 봉사활동으로 기도원을 방문하는 남성들과 B씨의 관계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2020년쯤에는 B씨가 지인인 C씨와 전화통화 하는 것을 보고 그와의 외도를 강하게 의심한다. 2021년 1월 A씨가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후 행동이 느려지자 B씨는 이를 타박하면서 이혼을 요구한다. 이에 A씨는 C씨와의 불륜관계로 인해 이혼을 요구한다고 의심하고 불만을 품고 있었다.
2024년 2월22일 오전 8시24분쯤, A씨는 아침식사를 준비하는 B씨에게 외도를 추궁하다 말다툼을 벌인다. 이에 화가 난 B씨가 “못살겠으니 이혼하자”고 말했고, ‘이혼’이라는 말에 격분한 A씨는 주방 씽크대 옆에 놓인 식칼을 집어 들었다.
이 모습을 본 B씨가 황급히 현관문 밖으로 나가자 A씨가 뒤따라 갔고, 두 사람은 몸싸움을 벌인다. A씨는 B씨의 머리채를 잡고 식칼로 얼굴 부위를 공격하다가 흉기를 빼앗긴다.
B씨는 “살려주세요”,”도와주세요”를 외치며 식칼을 들고 마당으로 도망쳤고, A씨는 B씨의 옷을 잡아 당겨 뒤에서 양손으로 입을 막고는 바닥에 넘어 뜨렸다. 다급한 순간 B씨는 식칼을 A씨 손에 닿지 않게 던진다.
그러자 A씨는 마당에 있던 벽돌을 들어 B씨의 머리를 내리치고, 이에 저항하는 B씨에게 벽돌을 빼앗기자 이번에는 사각 쇠파이프를 들어 머리를 집중 가격했다. B씨는쇠파이프까지 빼앗아 도망치려했으나 바닥에 넘어지면서 저항력을 상실한다.
A씨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쇠파이프와 벽돌을 번갈아 들고 머리와 몸 부위를 내리쳤다. B씨가 의식을 잃고 더는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됐는데도 범행을 멈추지 않았고, 마당에 있던 식칼을 가지고 와 잔혹 살해한다. B씨는 머리와 얼굴, 목 등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고 사망했다.
이웃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를 긴급체포한 후 경찰서로 연행했다. 그는 경찰에서 “평소 아내와의 사이가 좋지 않았고, 외도하는 것 같아 격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에게 1심 재판부는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과 20년간 부부로 살아온 피해자는 극심한 공포 속에서 형언하기 어려운 고통을 겪다가 생을 마감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피해자가 완전히 움직이지 못할 때까지 때린 이후에도 다시 흉기로 공격하는 등 매우 잔혹한 방식으로 범행했다”며 “범행 방법과 피해 수준에 비춰 엄중한 책임을 묻는 게 마땅하나,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은 적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검사와 A씨는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으나 2심 재판부는 원심을 유지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판결이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과 불리한 정상을 모두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고한 점을 감안할 때 원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무겁거나 부당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형량은 그대로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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