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지혜

여자가 첫사랑을 떠올리는 순간 10가지


여자에게 첫사랑이란 단순히 ‘처음 만난 남자’를 뜻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나보다 누군가를 더 소중하게 여겨본 마음이며, 세상이 온통 그 사람을 중심으로 돌아가던 눈부신 시절의 기록입니다. 서툴러서 아프고, 몰라서 순수했던 그 시절의 나는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모습이기에, 여자에게 첫사랑은 마음 한편에 깊이 박힌 가장 아름답고도 아련한 보석 상자와 같습니다.

평소에는 잊은 듯 살아가지만, 삶의 길목에서 만나는 작은 신호들은 이 상자를 불쑥 열게 만듭니다. 여자의 기억 속에 잠들어 있던 첫사랑이 깨어나는 구체적인 순간들을 소개합니다.

1.코끝을 스치는 낯익은 향기
우리의 코는 기억을 저장하는 아주 똑똑한 주머니와 같습니다. 길을 걷다 우연히 스쳐 지나가는 사람에게서 그 사람이 즐겨 쓰던 비누 냄새나 살구색처럼 포근했던 살결 냄새가 날 때, 여자들은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기분을 느낍니다.
“어? 이 냄새는…” 하고 멈춰 서는 순간, 이미 마음은 교복을 입고 있거나 풋풋했던 스무 살의 어느 골목길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굳이 이름을 떠올리려 애쓰지 않아도 코끝에 닿은 그 향기가 잊고 지낸 얼굴을 눈앞에 그려내곤 합니다.

2.가슴을 울리는 그때 그 노래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나 길거리 가게에서 우연히 들려오는 음악 한 자락은 가장 강력한 기억의 열쇠입니다. 특히 그 사람과 함께 이어폰을 나누어 끼고 들었거나, 그 사람이 나를 위해 불러주었던 노래가 들려오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기도 합니다.
노랫말 하나하나가 마치 우리 이야기 같아서 밤잠을 설치며 들었던 그때의 감정이 되살아나기 때문입니다. 가락을 따라가다 보면 그 사람과 함께 걷던 밤거리와 수줍게 맞잡았던 손의 온기까지도 생생하게 되살아납니다.


3.지금 곁에 있는 사람과 다툴 때
현재 만나고 있는 사람과 다투거나, 기대했던 것보다 무심한 대우를 받을 때 여자들은 과거의 기억 속으로 숨어들기도 합니다. 지금의 서운함을 채워줄 수 있는 ‘가장 예뻤던 시절의 나’를 찾아가는 과정인 셈이지요.
“그 사람은 내가 머리카락만 넘겨도 예쁘다고 해줬는데”, “비가 오면 젖을세라 우산을 내 쪽으로 기울여주던 그 마음” 같은 기억들이 떠오르며, 부족함 없었던 첫사랑의 헌신적인 모습과 지금을 비교하게 됩니다. 물론 미화된 기억일지라도, 지친 마음을 달래줄 포근한 쉼터가 필요할 때 첫사랑은 어김없이 나타납니다.

4.그 사람과 닮은 누군가를 우연히 마주칠 때
복잡한 거리나 지하철역에서 우연히 그 사람과 비슷한 옷차림이나 뒷모습을 가진 사람을 보았을 때, 심장이 쿵 내려앉는 경험을 하기도 합니다. 넓은 어깨, 특유의 걸음걸이, 혹은 그 사람이 즐겨 입던 외투와 비슷한 색깔만 봐도 눈길이 절로 머뭅니다. 설마 하는 마음에 다시 한번 쳐다보게 되고, 비록 그 사람이 아님을 확인한 뒤에도 한동안 멍하니 서서 그 시절의 잔상을 곱씹게 됩니다.

5.서랍 속에서 낡은 물건을 발견했을 때
집 안을 정리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빛바랜 편지나 함께 찍었던 사진, 혹은 그 사람이 건네주었던 작은 선물은 잊고 살던 기억의 둑을 터뜨립니다. 글씨체만 봐도 그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고, 사진 속 앳된 나의 얼굴을 보며 ‘그때 우리는 참 맑았구나’ 하는 생각에 젖어듭니다.
물건은 거짓말을 하지 않기에, 그 시절 우리가 나누었던 진심이 가득 담긴 흔적들을 마주하는 순간은 그 어떤 때보다 강렬하게 첫사랑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6.마음이 몹시 지치고 힘든 하루를 보냈을 때
지금 마주한 현실이 너무 무겁고 버겁게 느껴질 때, 사람들은 가장 순수했던 시절로 도망치고 싶어 합니다. 아무런 계산 없이 그저 서로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행복했던 첫사랑과의 기억은 지친 마음을 달래주는 쉼터가 됩니다. “그때는 참 좋았지”라는 생각과 함께, 나를 아껴주던 그 사람의 따뜻한 눈빛이나 위로가 그리워지며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게 됩니다.

7.계절이 바뀌고 날씨가 변할 때
처음 손을 잡았던 눈 내리는 겨울날이나, 함께 우산을 쓰고 걷던 비 내리는 오후처럼 특정한 날씨는 기억을 깨우는 열쇠가 됩니다.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 그가 둘러주던 목도리의 온기가 생각나거나, 벚꽃이 흩날리는 풍경을 보며 함께 걸었던 교정의 모습을 떠올리는 식입니다.
자연의 변화는 잊고 지냈던 마음의 옛 조각들을 다시 맞춰보게 만듭니다. 고요한 밤의 분위기에 취해 옛 생각에 잠기다 보면, 어느새 그 사람과 나누었던 밤샘 통화의 기억까지 다다르게 됩니다.


8.처음 가보는 곳에서 만난 익숙한 풍경과 마주할 때
낯선 여행지나 처음 방문한 동네에서 문득 그 사람과 함께 갔던 장소와 비슷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담쟁이덩굴이 예쁘게 늘어진 벽이나, 아담하고 조용한 골목길의 찻집 같은 풍경입니다.
“여기 그 사람이 참 좋아했을 텐데”라는 생각이 스치면서, 맛있는 것을 먹거나 좋은 것을 볼 때 가장 먼저 그 사람을 떠올렸던 순수했던 시절의 내가 떠올라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집니다.

9.누군가 내 이름을 다정하게 불러줄 때
이름은 누군가에게 불릴 때 가장 특별해집니다. 평소와 다른 아주 다정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부르는 사람을 만났을 때, 첫사랑이 나를 부르던 특유의 어조가 겹쳐 보이기도 합니다. 내 이름을 가장 예쁘게 불러주었던 그 사람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며, 온전히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에 설레던 그 시절의 내가 문득 그리워집니다.

10.내 아이나 조카의 풋풋한 사랑을 볼 때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된 후,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 때문에 쩔쩔매는 아이들이나 조카의 모습을 보면 자연스럽게 나의 첫사랑이 겹쳐 보입니다.
서툰 고백을 준비하며 가슴 졸이거나, 작은 연락 하나에도 세상을 다 가진 듯 기뻐하는 아이들의 눈망울에서 나의 옛 모습을 발견하는 것이지요. “나도 저렇게 순수하게 누군가를 좋아했었지” 하며, 이제는 빛바랜 일기장처럼 멀어진 그 사람과의 추억을 다시금 조심스럽게 들춰보게 됩니다.


여자가 첫사랑을 떠올리는 것은 단순히 그 사람이 그리워서라기보다, 그 사람을 열렬히 사랑했던 ‘그 시절의 순수했던 나’를 그리워하는 마음에 가깝습니다.
세상에 때 묻지 않고 오로지 마음 하나만으로 누군가를 가득 채웠던 그때의 공기가 그리울 때, 첫사랑은 아련한 그림자가 되어 우리 곁을 찾아오는 것이지요. 첫사랑은 지나간 추억이지만,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소중한 마음의 밑거름이기도 합니다.■

<저작권자 ⓒ정락인의 사건추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