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죽은 아기 안고 20일간 거리에서 노숙한 엄마


경기도 안양에는 정신지체 2급인 박아무개씨(여‧32)가 동거남 오아무개씨(32)와 함께 살고 있었다.

두 사람은 친구 소개로 만나 동거해왔다.

2010년 5월 두 사람은 부산으로 내려가 고시텔과 여관을 전전했다. 다음해 1월 중순쯤 임신 중이었던 박씨는 부전동의 한 여관에서 7개월 만에 미숙아를 낳았다. 병원에 갈 형편이 안 돼 남편이 손수 아기의 탯줄을 잘랐다. 오씨는 빈 커피캔을 반으로 잘라 예리하게 만든 후 탯줄을 자르는데 사용했다.

병원 한 번 데려가지 못한 아기는 영양실조까지 겹쳐 엄마 젖도 제대로 빨지 못했고, 결국 태어난 지 한 달 만인 2월17일 숨을 거두고 말았다.

부부는 지난 수년간 남편이 건설현장 일용근로자로 일하며 근근이 생계를 유지해왔으나 이 일자리까지 잃으면서 막다른 길에 몰렸다. 돈이 없어 고시텔에서도 쫓겨나왔고 부산역과 서면 지하상가 등을 배회하며 노숙생활을 했다.


남편은 아기를 묻어주자고 했으나 박씨는 “제대로 먹이지도 못하고 죽은 아기가 너무 불쌍하다”며 품에서 떼어놓으려 하지 않았다.

박씨가 아기를 안고 거리에서 노숙생활을 하자 주변 사람들의 눈에는 예사롭게 보이지 않았다.

3월7일 저녁 이를 이상하게 여긴 인근 상가 경비원이 112로 “부산진구 부전동 롯데백화점 지하 분수대 옆에 담요를 껴안고 배회하는 여성이 있다”고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박씨에게 “담요 안에 뭐가 있는지 보자”고 했으나 강한 반대에 부딪혔다. 더욱더 의심을 품은 경찰이 박씨에게서 담요를 빼앗아 안을 들여다보고 경악했다.

숨진 지 20일쯤 돼 보이는 부패한 영아의 시신이 그 안에 있었기 때문이다. 아기의 주검은 눈으로 차마 볼 수 없을 정도로 부패해 뼈만 앙상하게 남은 미라와 같은 모습이었다.


경찰은 면역력이 약한 아기가 영양결핍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해 부검을 실시했다. 아기 엄마의 사연은 당시 언론에 보도되며 주위의 안타까움을 샀다. 이후 부부의 행적은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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