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지혜

가정폭력 가해자에 대한 현명한 대처법 9가지


가정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따뜻한 안식처여야 합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가장 피하고 싶고 두려운 공간이 되기도 합니다. 바로 가정폭력 때문입니다. 가정폭력은 신체적인 폭행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언어폭력, 정신적 학대, 경제적 통제, 방임 등 한 사람의 영혼을 피폐하게 만드는 모든 행위가 포함됩니다.

많은 피해자가 ‘내가 조금 더 참으면 괜찮아지겠지’, ‘아이들을 위해서 내가 버텨야지’라는 생각으로 고통을 혼자 감내하곤 합니다. 가해자가 폭행 후 눈물을 흘리며 잘못했다고 빌면, 마음이 약해져 다시 기회를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단호하게 말합니다. 폭력은 한 번 시작되면 시간이 지날수록 빈도가 잦아지고 강도가 세어지는 반복성을 가집니다. 따라서 가해자의 변화만을 막연히 기다리는 것은 상황을 악화시킬 뿐입니다.

가정폭력 가해자에게 대처하는 것은 단순히 싸워 이기라는 뜻이 아닙니다. 나 자신과 사랑하는 가족의 생명, 그리고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입니다. 현실은 두렵고 막막할 수 있습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것이 당연합니다. 지금부터 나를 보호하고 이 불행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한 현명하고 실질적인 대처법들을 단계별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1.”이건 내 잘못이 아닙니다”–죄책감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가해자들은 보통 “네가 나를 화나게 해서 때렸다”라며 원인을 피해자에게 돌립니다. 이런 말을 반복해서 들으면 피해자는 점차 스스로를 탓하게 됩니다. 내가 더 잘했다면 폭력을 쓰지 않았을 것이라는 착각에 빠집니다. 하지만 폭력의 원인은 오직 가해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그 어떤 이유로도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스스로에 대한 원망을 멈추는 것이 대처의 첫걸음입니다.


2.”터지기 전에 감지하세요”–나만의 안전지대와 탈출로 확보하기
폭력이 일어날 것 같은 조짐은 미리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가해자의 말투가 거칠어지거나 눈빛이 변할 때를 잘 포착해야 합니다. 위험을 직감했다면 집 안에서 가장 안전한 곳으로 피하세요. 칼이나 가위 같은 위험한 물건이 없는 곳이어야 합니다. 문이 잠기는 방이나 탈출이 쉬운 현관 근처가 좋습니다. 위급 상황 시 바로 뛰어나갈 수 있는 동선을 평소에 머릿속으로 그려두어야 합니다.

3.”말보다 강한 것은 증거입니다”–철저하고 꼼꼼한 기록의 힘
가해자들은 나중에 범행을 부인하거나 별일 아닌 것으로 치부하곤 합니다. 법적인 보호를 받거나 이혼 등을 진행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객관적인 증거입니다. 폭언이 시작되면 휴대전화로 음성을 녹음하거나 영상을 촬영하세요. 다친 부위가 있다면 날짜가 나오도록 사진을 찍어두어야 합니다. 병원 치료를 받을 때는 의사에게 가정폭력으로 다쳤음을 명확히 말하고 진단서를 발급받으세요. 날짜와 상황을 기록한 일기도 좋은 증거가 됩니다.

4.”비밀 가방을 준비하세요”–긴급 탈출을 위한 짐 싸기
당장 집을 나와야 하는 급박한 순간이 올 수 있습니다. 그때를 대비해 작은 가방에 필수품을 미리 챙겨두세요. 신분증, 통장, 인감도장, 약간의 현금, 그리고 상시 복용하는 약 등이 필요합니다. 아이가 있다면 아이의 물건도 함께 넣어야 합니다. 이 가방은 가해자의 눈에 띄지 않는 안전한 곳에 숨겨두세요. 지인의 집이나 직장에 미리 맡겨두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5.”비밀번호를 누르세요”–망설임 없는 긴급 신고 요령
폭력이 발생했을 때는 즉시 112에 신고해야 합니다. 신고할 때는 현재 위치와 상황을 짧고 명확하게 말하세요. 가해자가 보고 있어서 말을 하기 어렵다면 전화기를 켜둔 채 비명이나 소리만 들리게 해도 경찰은 출동합니다. 경찰이 도착하면 피해 사실을 숨기지 말고 당당하게 말해야 합니다. 당장 처벌을 원치 않더라도 경찰 출동 기록 자체가 추후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6.”혼자서 끙끙 앓지 마세요”–전문 기관의 손 잡기
가정폭력은 혼자서 해결하기 힘든 복잡한 문제입니다. 주변에 알리기 부끄럽다는 이유로 숨기면 고립되기 쉽습니다. 여성긴급전화(1366)나 지역 가정폭력 상담소의 문을 두드리세요. 이곳에서는 전문적인 상담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쉼터를 연계해 줍니다. 법률적인 조언과 의료비 지원도 받을 수 있으니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해야 합니다.


7.”가까이 오지 마세요”–법적 접근금지 제도의 활용
국가는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를 마련해 두고 있습니다. 경찰에게 ‘긴급임시조치’를 요구하면 가해자를 집에서 퇴거시키거나 100미터 이내 접근을 금지할 수 있습니다. 법원에 ‘피해자보호명령’을 신청하면 더 오랜 기간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직장이나 학교 주변까지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을 수 있으니 이러한 법적 권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8.”포커페이스를 유지하세요”–침착함으로 주도권 가져오기
가해자가 도발하거나 화를 돋울 때 똑같이 소리를 지르거나 맞서 싸우는 것은 위험합니다. 이는 가해자에게 더 큰 폭력을 행사할 빌미를 제공할 뿐입니다. 감정적으로 휩쓸리지 말고 최대한 침착하고 차가운 태도를 유지하세요. 대화를 시도하기보다는 “더 이상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고 짧게 말한 뒤 자리를 피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9.”마음의 근육을 키우세요”–무너진 자존감 회복하기
오랜 기간 폭력에 노출되면 자존감이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가해자 없이 혼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불안감이 찾아옵니다. 하지만 당신은 충분히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소중한 존재입니다. 심리 치료를 받거나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교류하며 내면의 힘을 기르세요. 스스로를 사랑하고 신뢰하는 마음이 생겨야 가해자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습니다.


가정폭력 가해자에게 대처하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커다란 용기가 필요하며, 때로는 두려움에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의 침묵이 상황을 바꾸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변화는 가해자가 변하길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지키기 위해 행동을 시작할 때 일어납니다.

당장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결하려고 조급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증거를 하나씩 모으는 것, 상담 전화번호를 저장하는 것 등 작은 실천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당신의 곁에는 도움을 줄 수 있는 이웃과 전문가, 그리고 법적 제도가 늘 존재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의 안전과 행복입니다. 폭력의 굴레를 끊어내고 당당한 삶을 되찾는 그날까지, 스스로를 믿고 한 걸음씩 나아가시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