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지혜

분노가 치밀어 오를 때 다스리는 방법 8가지


살다 보면 가슴 밑바닥에서부터 뜨거운 무언가가 울컥 치밀어 오르는 순간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분노라고 부릅니다. 분노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인간의 감정입니다. 불의를 보았을 때 나를 지키려는 방어 기제이기도 하고, 마음의 상처를 알리는 경고 신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감정은 너무나 거칠고 거침이 없어서, 순식간에 나 자신과 주변을 모두 태워버리기 쉽습니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상태에서는 이성적인 판단이 마비됩니다. 평소라면 절대 하지 않을 말과 행동으로 소중한 관계를 망치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이 분노를 무조건 참아야 한다고 믿습니다. 억지로 누르고 삭이는 것이 미덕이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그러나 뚜껑을 꽉 닫아둔 압력밥솥은 언젠가 더 큰 폭발을 일으키기 마련입니다. 반대로 감정을 있는 그대로 다 쏟아내는 것 역시 현명한 방법은 아닙니다. 쏟아진 말은 주워 담을 수 없고, 후회는 언제나 늦게 찾아옵니다.

중요한 것은 분노라는 거친 에너지를 어떻게 안전하게 흘려보내고 다스릴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내 안의 성난 괴물과 평화롭게 대화하는 법을 알면 인생이 한결 편안해집니다. 이 뜨거운 불길을 차분하게 식혀줄 마음의 냉각수들을 지금부터 하나씩 꺼내어 놓습니다.

1.숫자의 마법에 주권을 넘기기
화가 치밀어 오르는 그 순간, 우리 뇌는 비상사태를 선포합니다. 이때 가장 필요한 것은 즉각적인 반응을 늦추는 브레이크입니다. 속으로 천천히 숫자를 열까지 세어 보는 방법이 효과적입니다. 일부터 십까지 숫자를 세는 동안, 폭발하려던 감정의 정점이 한풀 꺾이게 됩니다.
뇌의 이성적인 영역이 다시 작동할 시간을 벌어주는 원리입니다. 단순한 숫자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거칠었던 숨이 조금은 차분해집니다.


2.숨길을 넓혀 불길을 끄기
분노가 극에 달하면 호흡이 얕고 빨라집니다. 몸이 긴장 상태에 돌입했다는 증거입니다. 이때 의도적으로 깊고 느린 호흡을 시도해야 합니다. 코로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입으로 천천히 내쉬는 동작을 반복합니다. 아랫배까지 숨을 채운다는 기분으로 깊게 들이쉬는 편이 좋습니다.
숨을 내쉴 때 내 안의 부정적인 에너지가 함께 빠져나간다고 상상하면 마음이 훨씬 진정됩니다.

3.무대를 잠시 바꾸는 공간 이동
도저히 감정이 조절되지 않을 때는 그 자리를 잠시 벗어나는 것을 추천합니다. 화를 유발한 대상이나 상황 앞에 계속 머물면 감정은 증폭되기 쉽습니다. 상대방에게 잠시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사를 전하고 다른 방으로 가거나 밖으로 나갑니다.
화장실에 가서 찬물로 세수를 하거나 거리를 잠깐 걷는 것도 좋습니다. 물리적인 공간의 변화는 생각보다 강력하게 감정의 흐름을 끊어줍니다.

4.내 몸의 감각에 안테나 세우기
화가 나면 정신이 온통 외부의 자극에만 쏠립니다. 시선을 안으로 돌려 현재 내 몸의 상태를 가만히 살펴봅니다. 미간이 찌푸려져 있는지, 어깨가 잔뜩 굳어 있는지, 주먹을 꽉 쥐고 있는지 점검합니다. 힘이 잔뜩 들어간 신체 부위를 찾아내어 의도적으로 힘을 뺍니다.
몸의 긴장을 풀어주면 신기하게도 마음의 긴장 역시 느슨해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5.감정의 이름표를 정확하게 붙이기
우리는 보통 서운함, 억울함, 불안함, 슬픔 같은 다양한 감정을 모두 분노라는 하나의 포장지로 싸서 터뜨립니다. 내가 지금 진짜로 느끼는 원초적인 감정이 무엇인지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상대방의 말에 무시를 당했다고 느껴서 슬픈 것인지, 계획이 틀어져서 불안한 것인지 명확히 분류합니다.
감정에 정확한 이름을 붙여주는 것만으로도 막연했던 분노의 실체가 작아집니다.


6.내 마음의 관객이 되어 보기
지금 상황을 한 걸음 물러서서 바라보는 가상의 카메라를 설치합니다. 마치 제삼자가 나를 관찰하듯 현 상황을 객관적으로 조망하는 방법입니다. 내가 지금 무엇 때문에 화가 났고,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마음속으로 그려봅니다. 상황을 객관화하면 감정에 압도당하지 않고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주관적인 흥분 상태에서 벗어나 이성을 되찾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7.펜으로 쏟아내는 마음의 찌꺼기
입 밖으로 차마 낼 수 없는 거친 말들을 종이 위에 그대로 적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을 글이니 필터링 없이 솔직하게 써 내려갑니다. 마음에 고여 있던 독한 감정들을 글자로 배출하는 과정입니다. 종이 위에 분노를 다 쏟아내고 나면 가슴속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다 쓴 종이는 미련 없이 찢어서 쓰레기통에 버리거나 태워버리는 편을 추천합니다.

8.움직임으로 스트레스 호르몬 녹이기
감정이 격해지면 몸속에 스트레스 호르몬과 함께 강한 에너지가 쌓입니다. 이 에너지를 가만히 둔 채 삭이려고 하면 속이 타들어 가는 기분이 듭니다. 이때는 몸을 격렬하게 움직여서 물리적으로 에너지를 발산하는 편이 좋습니다. 가볍게 제자리뛰기를 하거나, 계단을 빠르게 오르내리거나, 팔굽혀펴기를 몇 회 실시합니다.
몸을 움직이는 동안 고여 있던 신체적 긴장이 풀리면서 머릿속의 복잡한 생각도 함께 정돈됩니다.


분노가 휩쓸고 간 자리는 언제나 황량합니다. 하지만 그 뜨거운 불길을 지혜롭게 다스려 온전하게 가라앉혔을 때, 우리는 이전보다 조금 더 깊은 내면의 평화를 마주하게 됩니다. 화를 내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화에 휘둘리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이 진정한 성숙입니다.

오늘 내 가슴을 뜨겁게 달구었던 그 분노 역시 시간이 흐르면 결국 한 조각 연기처럼 흩어질 감정에 불과합니다. 거친 바람이 불어와도 깊은 뿌리를 내린 나무는 쉽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내 마음의 뿌리를 조금 더 깊은 곳에 내려두고, 다가오는 감정들을 담담하게 바라보는 여유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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