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법정이 기록한 ‘현대판 저주’의 실체
대한민국 법원 기록 보존소. 이곳에 보관된 수천 페이지의 판결문 중에는 읽는 것만으로도 서늘한 공포를 자아내는 기록들이 있다. 21세기 대낮에 벌어진 일이라고는 믿기 힘든 엽기적인 행위들, 죽은 자의 유골함을 훔쳐 협박하거나, 상대의 집 앞마당에 피 묻은 볏짚 인형을 묻는 행위 등이 ‘증거물 목록’에 버젓이 올라와 있다.
법은 이성을 바탕으로 판단하지만, 그 판단의 대상이 된 범죄들은 지극히 비이성적이고 어두운 원한에 뿌리를 두고 있다. 실제 법정에서 유죄 판결을 이끌어낸 기괴한 저주 사례들을 통해, 현대 사회에 침투한 ‘심리 테러’의 민낯을 살펴본다.
판결문 속에 드러난 잔혹한 원한
[사건 1] 평택 아파트 ‘피 묻은 속옷과 부적’ 사건
2019년, 피고인 김OO, 48세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19고단XXX
경기도 평택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벌어진 이 사건은 이웃 간의 사소한 층간소음 갈등이 어떻게 광기 어린 저주로 변질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
피고인 김아무개씨(48)는 피해자 이아무개씨(여·35)의 집 현관문에 동물의 피로 쓴 ‘급살부(急煞符)’를 붙이고, 피해자의 이름이 적힌 여성 속옷을 갈가리 찢어 문고리에 걸어두었다.
심지어 피해자의 어린 자녀가 등교하는 길목에 바늘 수백 개가 박힌 검은색 천 인형을 놓아두어 아이가 경기를 일으키게 만들었다.
수색 과정에서 김씨의 집 베란다에는 피해자 가족의 사진이 붙은 ‘저주용 제단’이 발견되었다. 제단 위에는 피해자 가족의 생년월일과 함께 ‘사지가 뒤틀려 죽으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가 가득했다.
법원은 “비록 미신적 방법이라 할지라도, 피해자에게 구체적인 해악을 고지하여 일상생활을 불가능하게 한 점은 특수협박 및 주거침입에 해당한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사건 2] 양평 ‘유골함 인질’ 저주 사건
2021년, 피고인 박OO 외 1인
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 2021고단XXX
종중 재산 분쟁 중에 발생한 이 사건은 한국 사회의 효(孝) 사상과 저주가 결합한 가장 잔혹한 형태다.
피고인 박아무개씨는 문중의 땅을 매각하는 것에 반대하던 항렬 높은 친척의 부모 묘소를 파헤쳤다. 이들은 유골함을 훔친 뒤, 피해자에게 연락해 “유골함에 짐승의 피와 오물을 부어 영원히 저주받게 하겠다”며 땅 매각 승낙을 요구했다.
박씨는 유골을 훼손하는 무속 의식을 촬영해 전송했는데, 영상 속에서는 기괴한 무속 의식을 치르며 유골을 향해 저주를 퍼붓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법원은 “고인에 대한 경의를 훼손하는 것을 넘어, 생존한 유족에게 씻을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가한 반인륜적 행위”라며 분묘발굴 및 사체영득 혐의로 중형을 선고했다.

[사건 3] 강남 ‘VVIP 저주 컨설팅’ 사건
2022년, 피고인 무속인 최OO, 50대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고합XXX
서울 강남의 한 호화 오피스텔에서 ‘저주 전문’ 무속인으로 활동하던 최아무개씨(50대)는 부유층 주부들을 상대로 공포 마케팅을 벌였다.
최씨는 피해자 정아무개씨(42)에게 “남편의 외도는 첩의 저주 때문”이라며, 이를 막으려면 ‘맞저주’를 해야 한다고 속였다.
최씨는 피해자로부터 남편의 내연녀로 의심되는 여자의 신상정보를 받아 ‘살을 날리는 비방’을 대행해주겠다며 회당 5000만 원, 총 7억 원을 편취했다. 특히 최씨는 저주가 통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심부름센터를 고용, 상대 여자의 집 근처에 죽은 쥐를 던져놓거나 타이어를 펑크내는 등 인위적인 불운을 조작한 ‘기망 행위’가 밝혀졌다.
법원은 이를 종교적 행위가 아닌 ‘과학적 인과관계가 없는 사기’로 규정했다. 특히 타인의 불행을 의뢰받아 구체적인 위해를 가하려 한 점을 무겁게 보았다.

[사건 4] 용인 ‘가스라이팅 저주와 친모 살해’ 사건
2020년, 피고인 무속인 권OO 외 1인
사건번호: 대법원 2020 도XXXX
이 사건은 단순한 사기를 넘어, 저주라는 공포심을 이용해 한 가정을 완전히 파멸시킨 극악무도한 사례로 법조계에 기록되어 있다.
무속인 권아무개씨(60대)는 평소 자신을 따르던 피해자 A씨(여·30대) 자매에게 “네 어머니의 몸속에 악귀가 들어있어, 네 자식들이 시름시름 앓다 죽을 것”이라는 저주의 예언을 지속적으로 주입했다. 권씨는 저주를 풀기 위해서는 ‘어머니의 기운을 꺾어야 한다’며 반인륜적인 고문을 지시했다.
저주의 공포에 완전히 잠식된 A씨 자매는 권씨의 지시에 따라 자신의 친어머니를 수일간 폭행하여 사망에 이르게 했다.
대법원은 권씨가 직접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저주라는 심리적 도구로 피해자의 의사결정 능력을 상실하게 만든 ‘교사범’으로서의 엄중한 책임을 물어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피해자의 친딸인 A씨 자매에게는 각각 징역 10년과 7년이 선고됐다. 이는 ‘심리적 저주’의 살인적 위력을 공식 인정한 역사적인 판례다.

[사건 5] 대구 ‘재개발 지역의 피 뿌린 전각’ 사건
2018년, 피고인 건물주 최OO, 60대
재개발 보상금 문제로 갈등을 빚던 건물주가 해당 부지에 입주하려는 이들과 시공사를 향해 벌인 기괴한 저주 행위다.
최아무개씨는 자신의 건물이 강제 집행당하기 직전, 건물 내부 벽면에 검은 닭의 피로 거대한 저주의 문구를 써 내려갔다. 또한 건물 곳곳에 죽은 쥐를 담은 항아리를 숨겨두고, 입구에는 ‘이곳에 발을 들이는 자는 3대 내에 급사한다’는 문구와 함께 사람의 치아와 머리카락을 섞은 부적을 묻어두었다.
공사를 위해 투입된 인부들은 이 광경을 목격한 후 집단으로 작업을 거부했다. 실제로 공사 현장에서 경미한 사고가 발생하자 “정말 저주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흉흉한 소문이 돌며 공사가 수개월간 중단되었다.
법원은 비과학적인 저주 행위일지라도 타인의 정당한 업무를 방해한 ‘위력’임을 인정하여 유죄를 선고했다. 비록 물리적인 폭력은 없었으나, ‘저주의 상징’만으로도 사회 시스템을 마비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법은 상식을 지키지만, 증오는 심연을 본다
법원은 판결을 통해 이 모든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마침표를 찍었다. 하지만 판결문에 적힌 “피고인의 행위로 인해 피해자는 일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공포를 느꼈음”이라는 문구는, 저주가 물리적인 타격보다 훨씬 더 깊은 영혼의 상처를 남겼음을 반증한다.
범죄자들은 법의 맹점을 교묘히 이용해, 물리적 증거는 남기지 않으면서 상대의 정신을 무너뜨리는 가장 가혹한 고문을 가하려 한다.
21세기 한국 사회에서 저주는 더 이상 낡은 미신이 아니다. 그것은 타인의 정신을 파괴하려는 가장 원시적이고도 세련된 ‘심리 테러’로 진화했다.
법전의 조항들은 갈수록 정교해지지만, 인간 내면의 칠흑 같은 증오가 만들어내는 변종들을 완벽히 막아낼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 기사는 실제 판결문과 언론 보도 등을 참고해 재구성했으며, 등장인물의 이름과 세부 지명은 일부 가명을 사용했음을 알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