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에 의한 타살 ‘벨 마녀’의 진실
1817년, 미국 테네시주 로버트슨 카운티의 작은 마을 ‘레드 리버'(현재의 아담스). 이곳에는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이주해온 덕망 높은 지주 존 벨(John Bell, 67세)과 그의 가족이 살고 있었다. 1000에이커(약 122만4000평)가 넘는 비옥한 토지를 소유한 그는 마을의 정신적 지주이자 성공한 농장주였다.
그해 어느 늦여름 오후, 존 벨이 자신의 옥수수밭을 산책하던 중 발생했다. 옥수수 줄기가 있는 고랑 사이에서 생명체를 발견했다. 몸통은 커다란 개의 형상이었으나, 머리는 토끼의 모습을 한 기괴한 잡종 괴수였다.
놀란 존 벨이 소총을 발사했으나, 총알은 괴수의 몸을 통과한 듯 아무런 타격도 주지 않았고 괴수는 공기 중으로 증발하듯 사라졌다.
그날 저녁 식사 시간, 집 밖에서 거대한 새가 지붕을 때리는 듯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가족들이 밖으로 나갔을 때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나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밤마다 벽 속에서 무언가 갉아대는 소리, 바닥에서 쇠사슬을 끄는 소리, 그리고 빈 방에서 누군가 무거운 가마니를 내동댕이치는 소리가 들려오며 벨 가문의 평화는 산산조각 나기 시작했다.

육체가 없는 ‘그것’의 무차별적인 가학
처음에는 단순한 소음이었던 소음은 점차 물리적인 폭력으로 진화했다. 보이지 않는 존재는 가족들의 수면을 방해하는 것을 넘어, 실질적인 상해를 입히기 시작했다.
이 존재는 특히 막내딸인 베시 벨(Betsy Bell, 당시 12세)에게 병적인 집착을 보였다. 밤마다 베시의 비명소리가 집안을 가득 메웠다.
가족들이 달려가 보면 베시의 머리카락은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천장 방향으로 꼿꼿이 세워져 있었고, 얼굴과 팔에는 누군가 손톱으로 긁은 듯한 선명한 자국과 피멍이 들어 있었다. “그만해! 제발 놓아줘!”라고 울부짖는 베시의 뺨에는 허공에서 날아온 강한 타격음과 함께 붉은 손바닥 자국이 새겨졌다.
어느 날부터 이 존재는 쉰 목소리로 속삭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알아들을 수 없는 웅얼거림이었으나, 점차 명확한 인간의 언어를 구사했다. 스스로를 ‘케이트(Kate)’라고 명명한 이 목소리는 자신을 “과거 존 벨에게 토지 사기를 당해 죽은 이웃 마녀의 영혼”이라고 주장하거나, 때로는 “수천 년 전부터 이 땅에 살던 신”이라고 떠벌렸다.
놀라운 것은 실제 케이트 배치는 실존 인물이었으며, 존 벨과 토지 거래 문제로 갈등하다 사망했다.

케이트는 기이할 정도로 박식했다. 마을 주민들의 비밀스러운 사생활을 폭로하여 이간질했고,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열린 설교 내용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읊어 대기도 했다. 특히 성경 구절을 거꾸로 암송하며 신성을 모독할 때는 그 목소리가 온 집안을 흔들 정도로 거칠어졌다.
벨 가문의 소문은 주 전체로 퍼져, 훗날 미국의 제7대 대통령이 되는 앤드류 잭슨(Andrew Jackson) 장군의 귀에까지 들어간다. 1819년, 잭슨은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정예 부대원들과 함께 벨의 농장을 방문했다. 하지만 농장 경계선에 들어서는 순간, 건장한 말들이 끄는 마차가 마치 보이지 않는 벽에 막힌 듯 멈춰 섰다.
채찍질을 해도 말이 움직이지 않자, 허공에서 카랑카랑한 여자 목소리가 들렸다. “좋아 장군, 이제 마차를 가게 해주지. 오늘 밤에 보자고.” 그날 밤, 잭슨의 부하 중 심령 현상을 비웃던 한 병사는 보이지 않는 존재에게 온몸을 구타당해 비명을 지르며 텐트 밖으로 도망쳤다.

다음 날 아침, 잭슨 장군은 황급히 짐을 싸며 동료들에게 말했다. “영국군 부대 전체와 싸울지언정, 저 마녀와는 단 1분도 더 있고 싶지 않다.”
베시 벨이 성장하여 이웃 청년 조슈아 가드너와 약혼하자 케이트의 광기는 극에 달했다. 두 사람이 숲길을 산책할 때면 나무 위에서 거대한 돌덩이가 떨어졌고, 베시의 귀에는 “가드너와 결혼하면 그를 죽여버리겠다”는 저주가 끊이지 않았다. 결국 베시는 연인을 지키기 위해 눈물로 약혼을 파기했고, 마녀는 그날 밤 농장이 떠나갈 듯 기괴한 웃음소리를 내며 기뻐했다.
살인으로 끝난 비극
마녀의 증오는 오직 한 사람, 존 벨의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1820년 가을, 건강했던 존 벨은 원인 모를 안면 마비와 함께 혀가 부어올라 음식조차 넘기지 못하는 함구증에 걸렸다. 마녀는 그가 고통스러워할 때마다 그의 침대 머리맡에서 “가엾은 존, 곧 끝날 거야”라며 조롱 섞인 자장가를 불렀다.
존 벨이 의식을 잃고 사경을 헤매던 아침, 아들 존 주니어는 약장에서 아버지의 약병을 꺼냈다. 하지만 평소 쓰던 약이 아닌, 진득하고 검은 빛을 띠는 정체불명의 액체가 가득 차 있었다. 이때 케이트의 목소리가 방 안을 가득 채웠다. “내가 어젯밤 그놈이 잠든 사이에 약병에 독을 탔지! 이제 그는 영원히 깨어나지 못할 거야!”
가족들이 확인을 위해 그 액체 한 방울을 고양이에게 먹이자, 고양이는 단 몇 초 만에 경련을 일으키며 즉사했다. 그리고 몇 시간 뒤, 존 벨 역시 숨을 거두었다. 그의 장례식에는 수많은 조문객이 몰려왔으나, 케이트는 장례식 내내 외설적이고 천박한 노래를 부르며 관 위를 비웃는 소리를 냈다고 기록되어 있다.
존 벨의 죽음 이후 케이트는 “7년 뒤인 1828년에 다시 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실제로 1828년, 존 벨 주니어의 집에는 다시 소음이 들리기 시작했으나 이전만큼 폭력적이지는 않았으며, 몇 가지 미래 예언을 남긴 뒤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존 벨의 원래 묘비는 수차례 도난당하거나 파손되었다. 사람들은 마녀의 저주가 묘비에 깃들어 있다고 믿어 파편을 가져가기도 했는데, 조각을 가져간 사람들 대부분이 불운을 겪고 다시 반납했다. 현재는 도난 방지를 위해 비공개로 보관되어 있다.
2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미국 역사학계는 이 사건을 ‘초자연적 현상에 의한 타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미스터리로 분류하고 있다.
벨 마녀 동굴(Bell Witch Cave)
벨 가문의 농장은 테네시주 아담스에 위치해 있으며, 그 근처에는 ‘벨 마녀 동굴’이 남아 있는데, 지금도 초자연 현상의 성지로 불린다.
19세기 사진은 존재하지 않지만 20세기 초부터 촬영된 기록들과 방문객들의 증언은 일관된다.
동굴 벽면에는 자연적으로 형성되었다고 보기 힘든, 사람의 얼굴 혹은 해골을 닮은 바위 형상들이 곳곳에서 포착된다. 많은 방문객이 이곳에서 찍은 사진에 ‘희뿌연 안개 형태의 심령이나 ‘여자 형상의 그림자’가 찍혔다고 제보한다.

이 동굴 내부에서는 최신형 디지털카메라나 스마트폰 배터리가 순식간에 방전되거나, 셔터가 눌리지 않는 현상이 매우 빈번하게 발생한다. 가이드들은 “마녀의 허락 없이는 아무것도 담아갈 수 없다”고 경고한다.
현재 이 동굴은 미국 국립 사적지로 등록되어 보호받고 있다. 단순한 괴담으로 치부하기엔 그 역사적, 사회적 영향력이 매우 컸기 때문이다.
마녀 케이트의 ‘107년 뒤’ 예언
1828년, 약속대로 존 벨 주니어를 다시 찾아온 마녀 ‘케이트’는 단순히 괴롭히는 것을 넘어, 인류와 미국의 미래에 대한 몇 가지 기괴한 예언을 남겼다. 당시 존 벨 주니어는 이 내용들을 상세히 기록해 두었다.
케이트는 당시 19세기 사람으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개념들을 묘사했습니다.
미국이 두 편으로 갈라져 형제끼리 총을 겨누는 거대한 전쟁이 일어날 것이며, 수많은 피가 강물을 이룰 것이라 예언했습니다(실제로 1861년 남북전쟁 발발).
“철로 만든 말이 땅 위를 달리고, 사람들이 새처럼 하늘을 날아다니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기차와 비행기의 등장을 암시했다.
가장 유명한 것은 1935년에 대한 언급이었다. 케이트는 자신이 1828년으로부터 107년 뒤인 1935년에 다시 돌아올 것이며, 그때는 “세상이 뒤집히고 어둠이 지배하는 시기가 시작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공교롭게도 1930년대 중반은 제2차 세계대전의 전조가 시작되고 전 세계적인 대공황이 극에 달했던 시기다. 또한 벨 가문의 직계 후손들이 1935년 전후로 갑작스러운 사고나 의문의 죽음을 맞이했다는 기록도 존재한다.
많은 심령학자는 마녀가 예언한 1935년이 단순히 벨 가문에 다시 나타나는 날이 아니라, ‘벨 마녀의 힘이 전 세계적인 부정적 에너지와 결합하는 시기’를 의미했다고 해석한다. 실제로 1935년 테네시주 아담스 지역에서는 대규모 홍수와 기이한 기상 이변이 속출했으며, 벨 농장 터에서 밤마다 기괴한 울음소리가 들렸다는 주민들의 증언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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