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지혜

사람의 본성이 나오는 9가지 순간들


사람은 누구나 평소에 가면을 쓰고 살아갑니다. 사회라는 울타리 안에서 타인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친절한 미소를 짓고, 예의 바른 말을 사용하며, 자신의 거친 면을 숨깁니다. 이것은 가식이라기보다는 공동체 생활을 위한 인간의 본능적인 방어기제에 가깝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서로 갈등을 줄이며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가면이 언제까지나 완벽하게 유지되지는 않습니다. 일상적인 통제력을 잃어버리는 특정한 순간이 찾아오면, 그동안 깊숙이 감춰두었던 본연의 모습이 겉으로 드러나게 됩니다.
흔히 “위기 상황에서 진짜 인성이 보인다”라고 말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평상시의 부드러운 모습은 진짜가 아닐 수 있습니다. 오히려 이성이 마비되거나 계산기를 두드릴 여유가 없을 때 나오는 행동이 그 사람의 진짜 얼굴입니다.

사람의 본성은 거창한 철학적 질문을 던질 때보다, 오히려 아주 사소하고 극단적인 일상의 틈새에서 예기치 않게 튀어나옵니다. 한 사람을 온전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가 인생의 밝은 면에 서 있을 때가 아니라, 어둡고 좁은 길을 통과할 때를 유심히 살펴봐야 합니다.

1.내 주머니가 가벼워지거나 이익이 걸렸을 때
사람은 자신에게 돌아올 몫이 줄어들거나 손해를 봐야 하는 상황에 놓이면 마음속 깊은 곳에 숨겨둔 계산기를 꺼냅니다. 평소에는 너그럽고 베풀기 좋아하던 사람도, 막상 내 밥그릇이 위태로워지면 남을 밀쳐내거나 오직 제 몸 사리기에만 급급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내가 조금 덜 갖더라도 주변을 먼저 살피는 사람은 그만큼 마음의 그릇이 넓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2.나보다 약한 사람을 마주했을 때
진짜 성품은 나보다 힘이 세거나 잘난 사람 앞이 아니라, 나보다 서툴거나 낮은 곳에 있는 사람을 대할 때 선명하게 보입니다. 식당에서 일하는 분이나 길가에서 마주친 낯선 이에게 함부로 대하는지, 아니면 변함없이 따뜻한 말씨를 건네는지 살펴보세요.
남을 부릴 수 있는 위치에 섰을 때 나오는 행동이야말로 그 사람이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려주는 거울과 같습니다.

3.일이 마음대로 풀리지 않아 속이 터질 때
모든 일이 술술 잘 풀릴 때는 누구나 친절한 이웃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사고가 터지거나 계획이 어긋나서 몹시 화가 날 때는 참을성의 바닥이 드러납니다.
이때 남의 탓을 하며 소리를 지르는지, 아니면 숨을 고르며 문제를 풀어나가려 애쓰는지에 따라 그 사람의 됨됨이가 결정됩니다. 벼랑 끝에 몰렸을 때 비로소 그 사람의 알맹이가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4.아무도 나를 지켜보지 않을 때
남들의 눈초리가 닿지 않는 곳에서 혼자 있을 때 하는 행동은 거짓 없는 본모습입니다. 누가 칭찬해주지 않아도 바른 길을 걷는지, 혹은 보는 이가 없다고 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나쁜 길을 택하는지가 중요합니다.
남에게 보이기 위한 선행보다 혼자 있을 때 지키는 아주 작은 질서와 예의가 그 사람의 진짜 얼굴을 대변합니다.

5.몸과 마음이 몹시 지쳐 쓰러지기 직전일 때
사람은 기운이 넘치고 기분이 좋을 때는 얼마든지 친절을 베풀 수 있습니다. 하지만 며칠 밤을 새우거나 몸이 아파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싫을 정도로 지쳤을 때, 비로소 진짜 성격이 나옵니다.
나도 힘들어 죽겠는데 옆 사람의 짐을 들어주는지, 아니면 짜증을 내며 주변 사람을 괴롭히는지에 따라 그 사람이 가진 마음의 깊이가 드러납니다.

6.큰 권력이나 힘이 내 손에 쥐어졌을 때
무언가를 결정할 수 있는 힘이 생기면 사람은 자기도 모르게 기세등등해지기 쉽습니다. 평소에는 겸손해 보이던 사람도 감투를 쓰거나 지위가 높아지면 금세 거드름을 피우며 남을 누르려 들기도 합니다.
힘이 있을 때 그 힘을 남을 돕는 데 쓰는지, 아니면 제 욕심을 채우고 남을 깔보는 데 쓰는지를 보면 그 사람의 그릇을 알 수 있습니다.


7.남의 비밀이나 약점을 알게 되었을 때
남의 허물을 알게 되었을 때 그것을 대하는 태도는 그 사람의 입무게와 마음가짐을 보여줍니다. 상대방의 아픈 곳을 감싸주고 지켜주는지, 아니면 그것을 여기저기 옮기며 즐거워하는지에 따라 그 사람의 믿음직함이 판가름 납니다.
남의 불행을 자신의 이야깃거리로 삼는 사람은 결국 자기 자신의 본성도 가볍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는 꼴입니다.

8.술기운이 몸속에 은근히 퍼졌을 때
술은 이성의 끈을 느슨하게 만들어 마음 깊은 곳에 가둬두었던 본래의 모습을 밖으로 끌어내는 역할을 합니다. 평소에는 점잖던 사람이 거칠게 변하거나, 말이 없던 사람이 속마음을 털어놓으며 눈물을 보이기도 합니다.
취기가 올랐을 때 나오는 버릇이나 태도는 그가 평소에 억누르고 있던 진짜 감정과 생각이 무엇인지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9.사소한 약속을 지켜야 하는 순간에
큰 약속은 남들의 눈이 무서워 억지로라도 지키지만, 아주 작고 사소한 약속을 대하는 태도에서는 그 사람의 정직함이 보입니다.
“조금 늦을 것 같아”, “다음에 밥 한 끼 먹자” 같은 가벼운 말 한마디를 얼마나 무게 있게 여기는지 살펴보세요. 작은 약속 하나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은 삶 전체를 대하는 태도 또한 진지하고 곧기 마련입니다.


인간의 본성은 화창한 봄날의 정원처럼 평화로울 때는 쉽게 보이지 않습니다. 거센 비바람이 몰아치고 폭풍우가 치는 한겨울의 한복판에서야 비로소 그 단단한 민낯을 드러냅니다. 위기, 궁핍, 권력, 그리고 익명성은 우리가 평소에 두껍게 칠해놓았던 사회적 화장을 단숨에 지워버리는 지우개와 같습니다.

타인의 본성을 깨닫는 것은 인간관계에서 매우 중요한 지혜입니다. 상대방의 진짜 모습을 알아야만 내 마음을 얼마나 내어줄지 결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을 돌아보는 일입니다. 나 역시 힘든 순간에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거나 비열하게 행동하지는 않았는지 끊임없이 스스로를 점검해야 합니다.

좋은 본성이란 타고나는 것보다 만들어가는 것에 가깝습니다. 밑바닥의 순간이 찾아왔을 때 본능에 지지 않고, 한 번 더 이성적으로 생각하며 타인을 배려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거친 상황 속에서도 품격을 잃지 않는 사람이 되기 위해, 오늘도 자신의 마음밭을 깊이 있게 가꾸어 나가야 하겠습니다.■

<저작권자 ⓒ정락인의 사건추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