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예민하다는 증거 10가지
우리는 종종 “너 왜 이렇게 예민해?”라는 말을 듣습니다. 이 말은 보통 부정적인 뉘앙스로 쓰일 때가 많습니다. 사소한 일에 유난을 떤다거나, 성격이 까칠하다는 핀잔처럼 들리기도 하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예민하다는 사실을 숨기려 하거나, 고쳐야 할 단점으로 여기며 스스로를 탓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심리학에서 말하는 ‘예민함’은 결코 고쳐야 할 결함이 아닙니다. 그것은 남들보다 신경계가 더 발달하여 주변의 자극을 훨씬 더 깊고 섬세하게 받아들이는 특별한 기질입니다. 마치 남들은 보지 못하는 미세한 색의 차이를 알아채는 화가나, 작은 숨소리 하나도 놓치지 않는 음악가처럼 말이죠.
내가 예민한 사람인지 아닌지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나를 알아야 비로소 나를 다독이고, 이 섬세한 기질을 무기가 아닌 축복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내가 평균적인 사람들보다 더 섬세하고 민감한 안테나를 가진 사람이라는 증거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일상 속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예민함의 신호들을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1.”그 소리 안 들려요?” (남들은 모르는 소리까지 들려요)
예민한 사람은 주변에서 들려오는 아주 작은 소리도 그냥 지나치지 못합니다. 멀리서 들리는 시계 바늘 소리, 냉장고가 돌아가는 웅웅거림, 심지어는 옆 사람의 숨소리까지 귀에 쏙쏙 박히곤 합니다.
남들은 “그게 들려?”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만, 예민한 사람에게는 그 소리가 방 전체를 채우는 커다란 소음처럼 느껴져서 집중력이 흐트러지기도 합니다.
2.”오늘 무슨 일 있었어?” (상대방의 표정 변화를 읽는 눈)
상대방이 굳이 말하지 않아도 그 사람의 기분을 귀신같이 알아차립니다. 살짝 떨리는 목소리나 찰나의 눈빛 변화, 평소와 다른 말투 하나만으로도 ‘아, 이 사람이 지금 불편하구나’ 혹은 ‘기분이 좋지 않구나’를 금방 느낍니다. 이렇게 눈치가 빠르다 보니 상대방의 기분을 맞춰주려다 정작 본인의 마음은 쉽게 지쳐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3.”아이코, 깜짝이야!” (작은 자극에도 가슴이 콩닥거려요)
뒤에서 누가 부르기만 해도 몸을 크게 들썩이며 놀라곤 합니다. 갑자기 큰 소리가 나거나 누군가 불쑥 나타나면 남들보다 훨씬 더 강하게 반응하는 것인데, 이는 몸속의 감각 기관들이 주변을 항상 살피고 있기 때문입니다. 평소에 늘 긴장하고 있는 상태라 작은 자극에도 몸이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는 것입니다.

4.”여기는 너무 어지러워요” (사람이 많은 곳은 힘겨워요)
사람들이 북적이는 시장이나 커다란 모임 장소에 가면 금방 기운이 빠집니다. 사방에서 들리는 말소리, 화려한 조명, 이리저리 부딪히는 사람들 사이에서 감각이 한꺼번에 쏟아져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예민한 사람에게는 이런 상황이 마치 감당하기 힘든 파도가 밀려오는 것과 같아서, 얼마 지나지 않아 혼자만의 조용한 공간으로 숨고 싶다는 생각을 절실하게 하게 됩니다.
5.”그 말, 계속 생각나네” (스치듯 들은 말도 마음속에 남아요)
누군가 무심코 던진 뼈 있는 한마디나 가벼운 농담을 며칠 동안 가슴속에 담아두고 곱씹습니다. ‘그때 왜 그런 말을 했을까?’, ‘내가 뭘 잘못했나?’ 하며 혼자 고민에 빠지기도 합니다. 남들에게는 물 흐르듯 지나갈 일도 예민한 사람에게는 깊은 자국을 남기기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회복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리곤 합니다.
6.”이 옷, 너무 까칠해요” (살결에 닿는 느낌이 중요해요)
예민한 사람은 옷을 고를 때 모양보다 몸에 닿는 느낌을 더 꼼꼼하게 살핍니다. 목 뒷부분에 달린 작은 상표가 살을 찌르는 느낌이나, 스타킹의 밴드가 배를 조이는 느낌을 참기 힘들어합니다.
남들은 “그냥 입다 보면 익숙해져”라고 말하지만, 예민한 사람에게는 그 작은 까칠함이 하루 종일 신경을 곤두세우게 만드는 커다란 가시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7.”무슨 냄새 안 나요?” (공기의 냄새를 먼저 맡아요)
남들은 눈치채지 못하는 아주 미세한 냄새 변화에도 코가 먼저 반응합니다. 누군가 멀리서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거나, 비가 오기 전의 눅눅한 흙내음, 혹은 실내의 답답한 공기를 금방 알아차립니다. 좋은 향기에는 남들보다 배로 행복해지지만, 원치 않는 냄새가 나는 곳에서는 속이 울렁거리거나 머리가 아파서 서둘러 자리를 피하고 싶어지기도 합니다.
8.”잠깐 혼자 있을게요” (마음의 배터리가 금방 닳아요)
밖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오면 반드시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마치 휴대전화 배터리가 다 된 것처럼, 아무도 없는 조용한 방에서 가만히 누워 있거나 멍하게 있는 시간을 가져야만 다시 기운을 차릴 수 있습니다.
이는 사람을 싫어해서가 아니라, 밖에서 받아들인 수많은 정보와 감정을 차분하게 정리할 시간이 남들보다 더 많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9.”꼭 해야 할 일이 있는데!” (계획이 틀어지면 마음이 어지러워요)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이 몰려오거나, 갑작스럽게 약속이 바뀌면 큰 혼란을 느낍니다. 머릿속으로 그려두었던 순서가 흐트러지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게 되는 것이지요.
하나를 하더라도 제대로, 꼼꼼하게 해내고 싶은 마음이 크다 보니 한꺼번에 쏟아지는 자극들에 마음의 중심을 잡기가 남들보다 조금 더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10.”영화 속 주인공이 된 것 같아요” (슬픈 이야기를 보면 내 일처럼 아파요)
드라마나 영화, 혹은 책 속의 주인공이 겪는 슬픔을 마치 내 일인 양 깊게 느낍니다. 누군가 고통받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먹먹해지고 눈물이 핑 돌기도 합니다. 뉴스에서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면 하루 종일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하는데, 이는 당신의 마음이 남들보다 훨씬 더 넓고 깊은 공감의 그릇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우리는 거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조금 더 대범해지고 무뎌져야 한다고 배웁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 세상을 더 따뜻하고 풍요롭게 만든 이들은 언제나 예민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의 섬세함이 있었기에 가슴을 울리는 시가 태어났고, 타인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복지 제도가 만들어졌으며, 미세한 불편함을 해결하는 위대한 발명품이 세상에 나왔습니다.
그러니 오늘 밤에는 거칠고 무뎌지라며 스스로를 다그치지 마세요. 당신이 가진 그 예민함은 차가운 세상이 당신에게 새겨놓은 흉터가 아닙니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풍경을 보고, 남들이 느끼지 못하는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신이 당신의 영혼에 심어놓은 가장 부드러운 깃털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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