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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로 떴다가 전과3범으로 몰락한 배우 정운택

1975년 7월5일 경북 안동에서 태어났다.

울산으로 이주해 이곳에서 유년시절과 학창시절을 보냈다. 어머니가 역 앞에서 돼지국밥 식당을 운영했다. 아버지의 가정폭력으로 한때 방황했다.

남창고등학교에 진학했으나 밥 먹듯 결석하고 패싸움도 자주하는 문제 학생이었다. 주먹에 상처가 가시지 않을 만큼 거친 시기를 보냈다.

이 때문에 어머니가 아들보다 학교에 더 많이 갔다고 한다. 고1때 자퇴서를 내기도 했지만 스승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졸업했다.

그는 연기자가 되기로 결심한다. 공부도 못하고 운동을 잘하는 것도 아니었기에 빨리 돈을 벌려면 연기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부산 예술대학에서 연극영상연기과를 전공한 후 무작정 서울로 올라왔다. 1995년 대학로에서 연극 무대에 올랐다. 무명시절을 보내다 2000년 개봉한 영화 <친구>를 통해 영화배우로 데뷔한다.

정운택은 극중 ‘중호 역’을 맡아 장동건, 유오성 등 스타들과 연기했다. 진한 경상도 사투리와 액션 등으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 ‘친구’로 2002년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신인연기상까지 거머쥐며 일약 스타로 부상한다.

당시 그는 “자고 일어났더니 전 국민이 알아보는 사람이 돼 있었다”며 “어떤 분들은 스타라고 하고, 사인도 해달라고 했다. 팬들도 생겨나고 세상이 변해있더라”고 말했다.

‘친구’에 이어 출연한 영화 <두사부일체>(2001)도 흥행에 성공을 거둔다. 이 영화는 ‘전과 5범’ 조폭 두목 두식(정준호)이 사립고등학교에 다니면서 개과천선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극중 정운택은 두식의 부하 ‘대가리 역‘을 맡아 실제 조폭으로 착각할 만큼 리얼한 욕설과 폭력 연기를 선보였다.

두식이 전과를 사오라고 심부름시키자 대가리(정운택)가 “무슨 전과 5범이 전과를 사오라고 해”라며 불만을 토로하는 인상적인 장면도 있다.

’친구‘가 대박을 터트리자 정운택은 배우로서의 입지도 탄탄해졌다. 여기저기서 러브콜이 쏟아지면서 행복한 비명을 지를 정도였다.

영화 <뚫어야 산다>(2002), <보스상륙작전>(2002), <투사부일체>(2006), <유감스러운 도시>(2009), 드라마 <로비스트>(2007), <스타의 연인>(2008). <포세이돈>(2011) 등에 연이어 출연했다.

영화 ‘두사부일체’

한창 주가를 올리던 정운택에게 악재가 겹치기 시작한다. 전 매니저가 자신의 아파트를 담보로 거액의 대출을 받고 잠적했고, 준비하던 영화도 개봉하지 못했다. 삶의 모진 풍파를 겪었지만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못했다.

연이어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면서 끝없이 추락하기 시작한다.

2011년에 ’술자리 폭행 사건‘이 터졌다. 그해 12월12일 오전 6시30분쯤, 정운택과 일행은 서울 강남구청 인근 사거리의 한 식당에서 다른 일행과 주먹다짐을 벌였다.

당시 해당 식당에 손님으로 온 이아무개씨(여‧28)가 옆자리에서 술을 마시고 있던 정운택을 알아보고 사인을 부탁한 것이 발단이 됐다.

정씨가 ’나중에 해드리겠다‘며 거절하자 이씨는 영화 ’두사부일체‘ 배역 이름인 ‘대가리’를 언급했고, 이에 격분한 정운택 일행과 시비가 붙으면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당시 이씨와 함께 있던 남성 김아무개씨(35)의 입술이 터졌고, 정운택 등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2년 후인 2013년 9월3일 정운택은 운전면허 없이 시내에서 운전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이날 새벽 12시20분쯤 정운택은 조수석에 한 여성을 태우고 경기도 의정부시 가능동의 한 주민센터 앞 도로를 달리다 파란색 신호등으로 바뀌면서 멈춰섰다.

이때 조수석에 탄 여성이 횡단보도를 건너던 행인과 시비가 붙었다. “왜 이렇게 횡단보도를 늦게 건너냐”고 따지면서 말다툼이 있었고 서로 얼굴에 침을 뱉거나 음료수를 끼얹는 등의 실랑이를 벌였다. 정운택은 싸움에 가담하지는 않았다.

경찰은 폭행사건을 접수한 뒤 정운택의 운전면허가 취소된 사실을 파악했다. 그는 경찰에서 “운전하지 않았다”고 했으나 사건 현장 인근 CCTV 분석결과 무면허 운전 사실이 들통났다.

2015년 7월31일 새벽 4시30분쯤, 정운택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 교보사거리 인근에서 택시를 잡던 중 근처에 있던 대리기사 유아무개씨(46)와 시비가 붙었고, 이 과정에서 유씨의 정강이를 걷어차 전치 2주의 상처를 입힌 혐의로 입건됐다.

정운택 측은 “택시를 잡으려고 하는데 유씨가 비틀거리는 모습을 무단 촬영했고 ‘대가리’라고 조롱해 흥분했다”며 “서로 언성을 높이다가 무단으로 촬영한 내용을 삭제하기 위한 과정에서 몸싸움이 있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후 모든 작품이 끊기면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활동을 중단한다. 더 이상 정운택을 찾는 사람도 없었다. ‘대가리’는 그렇게 관객들의 뇌리에서 잊혀졌다. 결국에는 인생의 가장 밑바닥까지 떨어진 것이다. 그에게는 ‘전과 3범’이라는 주홍글씨가 새겨졌다.

한때는 자포자기 심정으로 죽으려는 마음도 있었고 방황도 했다. 그러다 죽을 용기로 다시 살아야겠다고 마음먹는다.

이때부터 극단적인 시도를 했던 사람들의 소식이 들리면 그들을 찾아갔다. 정운택은 배우가 아닌 선교사의 길로 들어서면서 비로소 새로운 새 삶을 살게 됐다.

아프리카 케냐에서 선교활동을 하기도 했으며, 2019년 5월에는 13세 연하의 필라테스 강사이자 배우 지망생인 여성과 결혼해 가정을 꾸렸다.

정운택은 지난 3월17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 출연해 선교사가 된 근황을 알리고 아내도 처음 공개했다.

정운택은 먼저 “저는 이제 영화배우가 아닌 선교사”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세상의 벼랑 끝에 내몰린 분들을 찾아가서 새 삶을 드리고 있다. 그분들이 새로운 삶을 다시 시작할 수 있게끔 만들어 드리는 게 지금 내 일”이라고 말했다.

정운택은 아내 한아름솔씨에 대해 “만난 지 3개월 만에 결혼했다”며 “아내와는 성극하다가 만났는데 보니까 참 예쁘더라. 아내가 연극영화과를 나왔다”고 소개했다.

이에 아내는 “결혼한다고 했을 때 지인들이 걱정을 많이 했다. 인터넷에 옛날 사건 사고들 기사도 많지 않나. 제가 직접 보고 겪은 (정)운택 선배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현재와 걸어가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현재 정운택은 선교사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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