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지혜

쿨한 부부로 사는 지혜 8가지


과거의 부부 관계가 ‘너 없이는 못 살아’라는 끈적한 집착이었다면, 현대의 부부 관계는 ‘너와 함께라서 더 좋아’라는 담백한 연대로 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부부라고 하면 모든 것을 공유하고 언제나 함께해야 한다고 믿어 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밀착감이 때로는 서로를 숨 막히게 만드는 독이 되기도 합니다. 최근 많은 이들이 열망하는 ‘쿨한 부부’라는 개념은 서로에게 무관심하거나 냉정하게 대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오히려 상대를 온전한 인격체로 인정하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함으로써 서로의 매력을 더 오래 발견하려는 성숙한 사랑의 방식입니다.

결혼이라는 제도가 주는 안정감에 취해 상대방을 나의 소유물로 착각하는 순간부터 관계는 삐걱거리기 시작합니다. 내 뜻대로 배우자를 바꾸려 하거나, 나의 모든 감정적 요구를 상대가 채워주길 바라는 기대는 결국 실망과 갈등으로 이어질 뿐입니다.

진정으로 쿨한 부부가 된다는 것은 서로의 세계를 침범하지 않으면서도, 필요할 때는 언제든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단단한 신뢰를 바탕으로 합니다. 뜨거운 불꽃은 강렬하지만 금방 사그라지고 재를 남기지만, 은은하게 타오르는 숯불은 온기를 오래도록 유지합니다.

이처럼 서로의 독립성을 존중하면서도 깊은 유대감을 유지하는 지혜는 거창한 이론에 있지 않습니다. 일상 속의 작은 태도 변화와 시선의 전환만으로도 부부 관계는 한층 더 가볍고 경쾌해질 수 있습니다. 꽉 쥔 손을 살며시 펴고 서로에게 숨 쉴 공간을 내어주는 그 흥미로운 기술을 하나씩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어쩌면 당신의 결혼 생활을 완전히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게 만들지도 모르는 비밀스러운 이야기입니다.

1.너는 너, 나는 나! 선 긋기의 즐거움
가장 가까운 사이라고 해서 상대방의 모든 것을 다 알려고 하거나 내 마음대로 바꾸려 드는 것은 금물입니다. 아무리 부부라도 서로는 엄연히 다른 사람임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상대방이 혼자 즐기는 취미나 시간을 존중해 주고, 내가 원치 않는 일을 억지로 맞추려 애쓰지 마세요.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것은 사이를 멀어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더 편안하게 숨 쉴 수 있는 마당을 만들어 주는 일입니다.

2.말하지 않아도 알 거라는 착각 버리기
“말 안 해도 내 맘 알지?”라는 생각은 오해의 시작입니다. 서운한 마음이 들거나 바라는 점이 있다면 속으로 삭이지 말고 그때그때 부드럽게 말해 보세요. 다만 화를 내며 쏘아붙이는 것이 아니라, “나는 이럴 때 조금 서운한 마음이 들어”라고 내 기분을 담백하게 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쿨한 부부는 쌓아두었다가 나중에 터뜨리는 대신, 작은 일들을 말로 풀어내며 마음의 찌꺼기를 남기지 않습니다.


3.고마움은 크게, 실수는 작게 보기
함께 사는 시간이 길어지면 상대방이 해주는 일을 당연하게 여기기 쉽습니다. 하지만 밥을 차려주거나 쓰레기를 비우는 작은 일에도 “고마워”라고 소리 내어 말해 보세요. 반대로 상대방이 저지른 작은 실수에는 “그럴 수도 있지”라며 너그럽게 넘어가 주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잘못을 꼬치꼬치 캐묻기보다 좋은 점을 먼저 찾아내어 북돋워 줄 때 부부 사이에는 훈훈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4.각자의 즐거움을 스스로 찾아내기
배우자가 나의 모든 행복을 채워줄 수는 없습니다. 내가 즐거워야 상대방에게도 그 밝은 기운이 전해집니다. 배우자만 바라보며 서운해하기보다 내가 좋아하는 운동, 공부, 모임 등을 통해 스스로를 기쁘게 만드는 시간을 가져 보세요.
내가 나 자신으로 바로 서 있을 때, 상대방에게 매달리지 않는 당당하고 멋진 동반자가 될 수 있습니다.

5.어제 일은 어제로 끝내기
함께 살다 보면 다투는 날도 있겠지만, 싸움의 찌꺼기를 다음 날까지 끌고 가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난 일을 자꾸 끄집어내어 “너 예전에도 그랬잖아”라며 따지는 것은 서로의 진을 빼는 일입니다. 잘못한 점은 깔끔하게 사과하고, 서운했던 점은 그날로 털어버리세요.
지나간 일에 매여 있지 않고 오늘을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이 부부 사이를 언제나 맑게 유지해 줍니다.


6.”해줘”보다는 “내가 할게”
누군가 해주기를 기다리다 보면 자연스레 상대방을 감시하게 되고 불만이 쌓입니다. 집안일이든 무엇이든 눈에 보이는 사람이 먼저, 여유 있는 사람이 조금 더 한다는 마음을 가져 보세요. 내가 먼저 움직이면 상대방도 미안함과 고마움을 느껴 결국 따라오게 됩니다.
상대를 부리려 하기보다 내가 먼저 가볍게 움직일 때, 집안 분위기는 한결 산뜻해집니다.

7.가끔은 남처럼 예의 차리기
가장 가깝다는 이유로 함부로 말하거나 예의를 지키지 않는 순간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합니다. 밖에서 남을 대할 때처럼 고운 말을 쓰고, 상대방의 물건을 만질 때도 허락을 구하는 식의 작은 배려가 필요합니다.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지 않도록, 가끔은 서로를 ‘귀한 손님’ 대하듯 조심스럽게 아껴줄 때 쿨하면서도 깊은 신뢰가 생겨납니다.

8.완벽한 짝꿍이라는 환상 깨기
세상에 나를 100% 만족시켜 줄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상대방에게 내가 바라는 완벽한 모습을 강요하지 마세요. 조금 모자란 부분은 채워주고, 맞지 않는 부분은 “그럴 수 있지”라며 흐릿하게 넘겨버리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상대를 바꾸려 애쓰는 대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면, 싸울 일은 줄어들고 함께 웃을 일은 훨씬 많아집니다.


쿨한 부부로 살아간다는 것은 서로를 향한 사랑의 뜨거움을 포기하는 일이 아닙니다. 그것은 오히려 서로라는 존재를 더 깊이 이해하고, 오랜 시간 함께 걷기 위해 신발 끈을 알맞은 세기로 묶는 지혜에 가깝습니다. 너무 꽉 조인 신발은 발을 아프게 하고, 너무 헐거운 신발은 쉽게 벗겨지듯 부부의 거리 역시 절묘한 균형이 필요합니다.

홀로 서 있는 두 개의 나무가 적당한 거리를 둘 때 비로소 숲을 이루고 바람을 통하게 하듯이, 부부도 그렇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깊게 뿌리를 내리면서도, 가지 끝으로는 서로를 향해 손을 뻗어 부드럽게 맞닿는 관계가 가장 아름답습니다. 오늘 밤에는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면서도 온기를 나눌 수 있는, 그런 기분 좋은 바람이 두 사람 사이에 가만히 머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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