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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놀라게 한 ‘로또 두 번 맞은 사나이’의 기적


인간의 삶에는 과학적 법칙이나 확률의 계산을 완전히 초월하는 순간이 존재한다. 우리는 그것을 ‘기적’이라 부른다. 1998년과 1999년 사이, 호주 멜버른에서 일어난 한 남자의 이야기는 기적이라는 단어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심정지로 인한 의학적 사망 판정, 12일간의 혼수상태, 그리고 기적적인 생환에 이어 카메라 앞에서 실시간으로 터진 두 번의 로또 잭팟까지. 전 세계 방송 역사상 가장 황당하고도 극적인 행운을 거머쥔 사나이, 빌 모건(Bill Morgan)의 영화 같은 이야기다.

12일간의 뇌사 상태, 그리고 기적적인 생환

1998년 호주 멜버른, 37세의 트럭 운전사 빌 모건의 삶은 지극히 평범했다. 매일 대형 트럭을 몰고 호주의 도로를 달리는 것이 그의 일과였다. 부유하진 않았지만 소박한 행복을 꿈꾸던 그에게 어느 날 청천벽력 같은 불행이 찾아온다. 그해 중순, 여느 때와 다름없이 도로를 달리던 중, 마주 오던 대형 트럭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교통사고를 당한 것이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찌그러진 차체 안에서 빌 모건은 가까스로 구조되었다. 심각한 골절상을 입고 병원으로 긴급 이송된 그는 다행히 목숨을 건지는 듯했으나, 진짜 위기는 치료 과정에서 발생했다.
의료진이 통증을 줄이기 위해 투여한 약물이 빌 모건의 체질과 맞지 않았다. 강력한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 쇼크’가 발생했고, 그의 심장은 그 자리에서 박동을 멈췄다.

의료진이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으나 심전도 모니터는 평평한 직선만을 그렸다. 공식 기록에 따른 그의 심정지 시간은 14분38초였다. 의학적으로 뇌에 산소 공급이 4분 이상 중단되면 심각한 뇌 손상이 발생하며, 10분을 넘기면 생존 가능성이 극히 희박해진다. 14분이 지난 후 극적으로 심장은 다시 뛰기 시작했으나, 빌 모건은 깊은 혼수상태(Coma)에 빠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의학적으로 그의 상태는 사실상 ‘뇌사’에 가까웠다. 병원 측은 빌이 다시 눈을 뜰 확률이 제로에 가깝다고 판단했다.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연명하는 시간이 길어지자, 의료진은 가족들에게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권고했다. 빌이 식물인간으로 평생을 보내느니, 고통 없이 보내주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는 판단하에 두 차례나 연명치료 중단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가족들은 끝내 포기하지 않았다. 빌의 손을 잡고 기적이 일어나기만을 눈물로 기도했다. 그리고 혼수상태에 빠진 지 정확히 12일째 되던 날, 기적이 일어났다. 빌이 천천히 눈을 뜬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의학계의 예측을 비웃듯 그의 뇌와 신체에 아무런 후유증이 남지 않았다는 점이다. 언어 능력도, 인지 능력도 완벽하게 정상이었다. 죽음의 문턱을 넘어 다시 세상으로 돌아온 빌은 삶을 대하는 태도가 완전히 바뀌었다. 그는 오랜 기간 종사했던 위험한 트럭 운전사 일을 그만두고, 연인이었던 리사 웰스에게 청혼했다.

카메라가 돌아가던 순간, 실시간으로 기록된 대이변

1999년 어느 날, 빌은 동네 편의점에 들러 껌 한 통을 사면서 재미 삼아 5호주달러(한화 약 4000원)짜리 즉석 스크래치(긁는 방식) 복권을 한 장 구입했다. 동전으로 복권을 긁어내려 가던 그의 손이 가늘게 떨리기 시작했다.
결과는 1등 당첨. 당첨품은 당시 가치로 3만 호주달러(한화 약 2500만 원) 상당의 최신형 도요타 코롤라(Toyota Corolla) 자동차였다. 심정지 사고를 겪은 지 채 1년이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끔찍한 사고를 겪은 피해자가 복권에 당첨되어 새 차를 얻게 되었다는 소식은 지역 사회의 작은 화제거리가 되었다. 빌의 사연은 곧 멜버른의 주요 방송사인 ‘Nine News’ 취재진의 귀에 들어갔다. 리포터와 촬영 기자는 빌 모건을 주인공으로 한 짧은 휴먼 다큐멘터리성 지역 뉴스를 기획했다.
취재진은 복권 당첨의 순간을 시청자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하나의 연출을 제안했다. 빌 모건이 평소처럼 복권방에 걸어 들어가 복권을 구매하고, 이를 긁는 모습을 재연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빌 모건은 요청에 응했다.

촬영 당일, 카메라는 빌이 편의점에 들어가 복권을 사고 긁는 모습을 생생하게 담고 있었다.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빌은 실제로 편의점 가판대에서 즉석 복권을 한 장 새로 구매했다. 카메라 불이 켜지고, 리포터의 안내에 따라 빌은 연출된 미소를 지으며 동전으로 복권을 긁기 시작했다.
그 순간, 촬영장 내의 공기가 얼어붙었다. 복권을 긁던 빌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지더니 숨을 들이켜며 카메라 감독을 바라보았다. 대사를 잊은 듯한 그의 모습에 제작진은 방송 사고를 직감했다. 하지만 빌의 입에서 나온 말은 전혀 다른 종류의 충격이었다.

빌 모건이 복권 1등에 당첨될 당시의 상황이 방송 카메라에 포착된 실제 모습.

“농담이 아니라… 저 방금 또 당첨된 것 같아요. 거짓말이 아닙니다!”
연출된 상황이 아니었다. 빌이 카메라 앞에서 무작위로 고른 그 복권은 실제 25만 호주달러(한화 약 2억 원대)의 1등 잭팟이었던 것이다.
방송 스태프들은 비명을 질렀고, 편의점 안은 순식간에 축제 분위기로 변했다. 빌은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며 곧바로 약혼녀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가 살 집을 살 수 있게 됐다”며 소리쳤다.


카메라는 이 모든 과정을 실시간으로 포착했다. 당황한 빌 모건이 머리를 감싸 쥐며 “제발 더 이상 찍지 말아달라”고 요청하는 모습, 흥분으로 인해 “심장마비가 다시 올 것 같다”며 호흡을 가다듬는 모습이 여과 없이 녹화되었다. 단순한 지역 미담으로 기획되었던 취재는, 방송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실시간 복권 당첨 생중계’라는 대사건으로 전환되었다.

이 영상은 호주 전역은 물론 CNN, BBC 등 전 세계 주요 외신을 통해 송출되었다. 수학자들은 빌 모건이 겪은 일련의 사건들을 확률적으로 계산했다. 한 사람이 죽음의 고비를 넘기고, 연속으로 두 번이나 상위 등급의 복권에 당첨될 확률은 약 1700억 분의 1에 달한다. 로또 1등에 연속으로 당첨되는 것보다 훨씬 희박한, 그야말로 지구상에 존재할 수 없는 확률이 전 세계 시청자들이 지켜보는 카메라 앞에서 실시간으로 증명된 순간이었다.

행운보다 빛난 삶의 태도

이후 빌 모건은 당첨금으로 멜버른 교외에 아늑한 단독주택을 마련했고, 약혼녀 리사와 행복한 결혼식을 올렸다. 남은 금액은 미래를 위한 저축과 투자에 활용했다. 그는 거액의 자산가가 된 후에도 사치스러운 삶을 멀리했다. 투자 열풍에 휩쓸리지도 않았으며, 평생 자신을 돌봐준 가족과 이웃들을 도우며 조용하고 소박한 삶을 유지했다.

수많은 미디어의 출연 제안과 인터뷰 요청이 쇄도했으나, 그는 복권 당첨 이후 점차 언론과의 접촉을 줄이며 평범한 일상으로 복귀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빌 모건은 훗날 인터뷰에서 이렇게 회고했다.

“사람들은 내가 복권에 두 번 당첨된 것을 가장 큰 행운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내 진짜 행운은 병상에서 인공호흡기를 떼기 직전, 나를 포기하지 않고 지켜봐 준 가족들이 있었다는 점, 그리고 내가 다시 살아나 사랑하는 아내의 손을 잡을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불행의 끄트머리에서 피어난 그의 기적 같은 실화는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삶의 무게에 짓눌려 낙담하는 수많은 이들에게 “인생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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