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화제

“바지 속에 코브라를?” 휴양지 뱀쇼 보다 사망한 관광객



이집트의 푸른 홍해 바다를 배경으로 한 유명 휴양지 후르가다. 가족들과 함께 따뜻한 햇살을 즐기던 한 독일인 관광객의 평화로운 휴가는 순식간에 악몽으로 변했다. 화려한 볼거리로 가득했던 호텔의 야외 공연장이 한순간에 생사의 갈림길이 된 것이다.

독일 바이에른주 운터알게우 출신의 57세 남성 A씨는 2026년 4월 초 가족들과 함께 후르가다의 한 호텔을 찾았다. 이날 저녁 A씨와 가족들은 객실에서 여장을 푼 뒤 호텔이 투숙객들을 위해 마련한 ‘뱀 쇼’ 공연장을 찾았다. A씨는 맨 앞줄에 자리를 잡았다. 무대 위에는 보기만 해도 위압감을 주는 코브라 두 마리가 등장했고, 관객들은 환호했다.

관객을 무대로…선을 넘은 위험한 놀이

그런데 무대 위 조련사의 행동이 무모하고 위험천만했다. 그는 쇼의 흥미를 높이기 위해 관객들을 적극적으로 참여시키기 시작했다. 거대한 뱀을 관객의 목에 걸어주거나 직접 만져보게 유도하는 식이었다.

그러던 조련사가 A씨에게 다가가면서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았다. 그는 단순히 뱀을 만지게 하는 것을 넘어, 쇼의 재미를 극대화하겠다며 살아있는 코브라를 A씨의 바지 안으로 밀어 넣었다. 이 모습을 본 관석에서는 웃음과 비명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그러나 장난은 오래가지 않았다. 옷 속에서 위협을 느낀 코브라가 순식간에 A씨의 다리를 물었다. 날카로운 이빨이 살을 파고들자 A씨는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고, 금세 중독 증상을 보이며 의식을 잃었다. 현장에 있던 이들이 급히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구급차를 불러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A씨는 끝내 의식을 찾지 못하고 숨을 거두었다. 의료진이 손을 쓰기에는 독이 너무 빠르게 온몸으로 퍼진 뒤였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생성 이미지.

이집트와 독일 당국은 유족들의 슬픔을 고려해 A씨의 정확한 이름과 신원은 언론에 공개하지 않았다. 독일 검찰과 경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지만 그 결과도 알려지지 않았다.


행복했던 한 가족의 여정은 예기치 못한 순간에 멈춰 섰다. 즐거움과 위험의 경계가 얼마나 흐릿한지, 그리고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휴양지의 이면에는 얼마나 깊은 주의가 필요한지, 이번 사고는 우리에게 반면교사가 되고 있다.

맹독을 가진 생명체, ‘쇼’의 도구가 되기까지

매년 전 세계에서는 8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뱀에 물려 목숨을 잃는다. 세계보건기구의 통계를 보면, 뱀에 물리는 사고는 해마다 끊이지 않는 인류의 오랜 위협 중 하나다. 특히 코브라는 신경을 마비시키는 강력한 독을 가지고 있어, 한 번 물리면 불과 몇 분 만에 호흡이 가빠지고 심장이 멈출 수 있는 치명적인 동물이다.

이처럼 위험한 동물이 어떻게 민간 호텔에서 버젓이 관광 상품으로 활용될 수 있었을까. 전문가들은 안전 불감증과 규제 사각지대를 원인으로 꼽는다. 많은 휴양지 호텔들이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자극적인 공연을 기획하지만, 정작 사고가 났을 때 대처할 수 있는 전문 의료 장비나 해독제는 갖추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뱀은 소리나 진동, 체온에 극도로 민감한 동물이다. 아무리 훈련된 조련사라 할지라도 낯선 환경과 수많은 관객의 소음 속에서 뱀이 어떻게 돌발 행동을 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이번 사고 역시 동물의 본성을 무시한 채, 관객의 바지 속에 뱀을 넣는 무모한 연출이 부른 인재였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많은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떠나면 일상에서 벗어난 해방감에 평소보다 대담해지곤 한다. 타지에서 만나는 이국적인 동물 쇼는 큰 즐거움이지만, 그 뒤에는 언제나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해외에서 야생동물 체험을 할 때는 몇 가지 주의사항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우선 동물을 직접 만지거나 몸에 얹는 등 신체적으로 접촉하는 프로그램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동물이 스트레스를 받아 공격성을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공연을 관람할 때는 무대와 충분한 거리를 유지해야 하며, 조련사가 무리한 참여를 요구할 때는 단호하게 거절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해당 시설에 응급 구조 요원이나 안전 장비가 갖춰져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도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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