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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발칵 뒤집은 ‘정체불명 금속 기둥’ 모놀리스


인간은 언제나 설명할 수 없는 미지의 존재에 본능적으로 이끌린다. 밤하늘의 별을 보며 우주의 끝을 상상하고, 깊은 바닷속이나 거대한 사막 너머에 우리가 모르는 무언가가 숨겨져 있을 것이라 믿는다.

과학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인류의 마음 한구석에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를 갈망하는 소년, 소녀 같은 호기심이 살아 숨 쉬고 있다. 2020년 말, 전 세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한 사건은 바로 이러한 인간의 오랜 갈증을 자극하며 시작되었다.

사막 한가운데 솟아오른 의문의 기둥

2020년 11월18일, 미국 유타주의 한 외딴 사막 지역에서 믿기 힘든 광경이 목격되었다. 야생 양의 숫자를 세기 위해 헬리콥터를 타고 상공을 비행하던 주 정부 공무원들이 이상한 물체를 발견한 것이다. 붉은 암석 골짜기 사이로 번쩍이는 은빛 물체가 땅에 단단히 박혀 있었다.

헬기에서 내려 확인한 물체는 높이가 약 3.6m에 달하는 삼각기둥 형태의 금속 구조물이었다. 스테인리스강 또는 알루미늄으로 보였던 이 기둥은 누군가 일부러 바닥의 단단한 암석을 깎아 깊숙이 박아 넣은 상태였다. 주변의 거친 자연 풍경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 매끄러운 기둥은 마치 과학 공상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했다.

주 정부 공무원들에 의해 최초 발견된 유타주 금속 기둥.

당국 직원들은 황당함과 신기함 속에서 기둥의 모습을 사진과 영상으로 남겼고, 이 소식은 11월23일 세상에 처음 공개되었다. 이 정체불명의 금속에 전 세계인들이 주목했고, 온라인에서는 큰 화제가 되었다.


세상은 이를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 나오는 인류 진화의 상징인 외계 기둥의 이름을 따서 ‘모놀리스’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정부 당국은 구체적인 위치를 비밀에 부쳤다. 길도 없는 거친 사막이어서 일반인이 찾아오다가 길을 잃거나 목숨을 잃을 위험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중의 호기심을 막을 수는 없었다. 전 세계의 누리꾼들은 정부가 공개한 사진 속 암벽의 모양과 헬리콥터의 비행 궤적을 단서로 추적을 시작했다. 그들은 지도 프로그램인 ‘구글 어스’의 위성 사진을 샅샅이 뒤졌다. 놀랍게도 좌표가 공개되기까지는 채 하루가 걸리지 않았다.

금속 기둥 발견 사실이 알려지자 관광객들이 몰려들었다.

그러자 사막은 순식간에 관광지로 변했다. 수많은 관광객이 차량을 끌고 때 묻지 않은 자연 속으로 몰려들었다. 이 과정에서 차량 바퀴에 의해 수만 년 동안 다져진 흙과 이끼 층이 훼손되었고, 쓰레기가 방치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은빛 복제극, 자연 속에 심어진 수수께끼

그러던 11월27일, 사막의 기둥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지 불과 열흘 만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누군가 밤사이에 기둥을 해체해 가져간 것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사막의 기둥이 사라지자마자, 지구 반대편인 루마니아의 한 언덕에서 똑같이 생긴 금속 기둥이 거짓말처럼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미국의 캘리포니아주, 영국의 와이트 섬, 네덜란드의 자연보호구역, 심지어 호주와 캐나다까지 전 세계 수십 곳에서 비슷한 금속 기둥이 잇따라 발견되었다. 높이는 대략 3m에서 4m 사이였으며, 두께는 30cm에서 40cm 안팎이었다.

세계 곳곳에 세워진 금속 기둥들.

어떤 기둥은 용접 자국이 선명했고, 어떤 것은 완벽하게 매끄러운 표면을 자랑했다. 사람들은 대체 누가, 무슨 목적으로 이런 일을 벌이는지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외계인의 소행이라는 주장부터 비밀 집단의 메시지라는 설까지 온갖 추측이 쏟아졌다.


시간이 흐르면서 신비주의의 장막 뒤에 숨겨진 비밀들이 하나씩 밝혀졌다. 우선 미국 유타주 사막에 가장 먼저 세워졌던 기둥의 비밀은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드러났다. 조사 결과 이 기둥은 2016년 무렵에 이미 그 자리에 설치되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무려 4년 동안이나 아무도 모르게 사막 지대에 서 있었던 셈이다.

많은 미술 전문가는 2011년에 세상을 떠난 미니멀리즘 예술가 존 매크래컨의 작품이거나, 그를 기리는 추종자들의 작품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의 한 유명 아티스트 그룹은 자신들이 이 기둥을 만들었다고 주장하며, 똑같은 크기의 구조물을 4만 달러에 판매하겠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다. 전 세계로 번진 모놀리스 열풍은 이들의 예술적 시도를 모방한 현지 예술가들과 유튜버들의 유쾌한 장난이 결합한 결과물이었던 것이다.

소동이 지나간 자리, 우리에게 남겨진 질문

가장 먼저 세워졌던 유타주의 기둥을 철거한 것은 환경 파괴를 우려한 현지 주민들이었다. 이들은 밤중에 직접 공구를 들고 찾아와 기둥을 철거했고, 금속기둥은 현지 토지관리국으로 넘겼다. 이후 세계 곳곳에 생겨났던 복제품들도 대부분 철거되거나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한때 전 세계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던 소동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

관광객들이 찾아와 환경을 훼손하자 주민들이 금속기둥을 철거했다(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인간은 언제나 설명할 수 없는 미지의 존재에 매료되곤 한다.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단절되고 답답한 일상을 보내던 2020년 말, 이 정체불명의 금속 기둥들은 인류에게 잠시나마 신비로운 모험심을 선물해 주었다.


비록 외계인의 메시지는 아니었을지라도, 메마른 사막에 우뚝 서 있던 그 은빛 기둥은 우리가 사는 지구에 아직 우리가 풀지 못한 재미있는 수수께끼가 더 남아있기를 바라는 현대인들의 열망을 투영했던 것은 아닐까. 조용히 찾아왔다 사라진 기둥은 떠났지만, 그 자리에 남은 호기심의 여운은 여전히 잔잔하게 일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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