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이 툭툭 끊길 때 의심해야 할 질환 6가지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며 머리를 빗을 때, 바닥에 툭툭 끊어져 떨어진 머리카락을 보면 가슴이 덜컥 내려앉습니다. 흔히 머리카락이 갈라지고 부서지면 “최근에 파마나 염색을 자주 해서 그런가”라며 단순한 모발 손상으로 치부하기 쉽습니다. 비싼 트리트먼트를 바르고 에센스를 듬뿍 얹어보지만, 이상하게도 끊어짐이 멈추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사실 우리의 머리카락은 몸속 건강 상태를 가장 솔직하게 투영하는 거울과 같습니다. 두피와 모낭은 몸 내부에서 보내는 영양소와 호르몬을 먹고 자라기 때문입니다. 즉, 머리카락이 힘없이 툭툭 끊어진다는 것은 단순히 겉표면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몸 내부 어딘가에서 이상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일 수 있습니다.
원인을 모른 채 겉만 가꾸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와 같습니다. 내 몸이 보내는 이 조용한 경고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입니다. 모발의 강도를 떨어뜨리고 툭툭 끊어지게 만드는, 우리가 반드시 의심해 보아야 할 대표적인 신체 질환들을 살펴보겠습니다.
1.나비 모양 기관의 불협화음, 갑상선 기능 저하증
목 앞쪽에 위치한 갑상선은 우리 몸의 대사를 조절하는 호르몬을 분비합니다. 이 갑상선의 기능이 떨어지면 온몸의 세포 대사가 느려집니다. 모낭 세포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모발은 끊임없이 세포 분열을 하며 자라나야 하는데, 호르몬이 부족해지면 이 과정이 멈추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머리카락이 매우 건조해지고 가늘어집니다.
작은 자극에도 맥없이 툭툭 끊어지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이유 없이 피곤하고 살이 찌면서 머리카락이 끊어진다면 이 질환을 가장 먼저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2.산소를 나르는 길의 붕괴, 철분 결핍성 빈혈
머리카락이 자라기 위해서는 두피 속 모낭에 충분한 산소와 영양이 공급되어야 합니다. 혈액 속 헤모글로빈은 이 산소를 운반하는 역할을 하는데, 철분이 부족해지면 헤모글로빈 생성이 어려워집니다. 몸은 생명 유지에 덜 중요한 머리카락 같은 조직으로의 산소 공급을 가장 먼저 차단합니다. 결국 모발은 질식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영양을 받지 못한 머리카락은 푸석푸석해지고 매듭이 지듯 툭툭 부러지게 됩니다. 평소 어지러움증과 함께 모발 끊어짐이 심하다면 혈액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3.마음의 병이 부른 영양실조, 거식증과 대사 장애
극단적인 다이어트나 섭식 장애는 몸을 기아 상태로 만듭니다. 머리카락의 주성분은 ‘케라틴’이라는 단백질입니다. 음식을 제대로 섭취하지 않으면 몸은 단백질을 심장이나 근육 등 생존에 필수적인 곳에만 먼저 사용합니다. 머리카락으로 갈 단백질은 완전히 고갈됩니다. 이로 인해 모발의 구조 자체가 엉성해지고 텅 비게 됩니다.
가벼운 빗질에도 빗살 사이에서 뚝뚝 부러져 나가는 비극이 발생합니다. 영양 불균형은 모발의 뼈대를 무너뜨리는 가장 무서운 원인입니다.
4.스트레스를 막아주는 방패의 방전, 쿠싱 증후군
우리 몸의 콩팥 위에는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호르몬을 분비하는 작은 기관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질환을 쿠싱 증후군이라고 부릅니다. 이 호르몬이 몸에 너무 많아지면 단백질을 파괴하고 피부를 얇게 만듭니다. 머리카락의 뼈대인 단백질 결합이 느슨해지면서 모발이 급격하게 약해집니다. 힘을 잃은 모발은 끝이 갈라지는 것을 넘어 중간이 툭 끊어지게 됩니다.
얼굴이 보름달처럼 둥글어지거나 뒷목에 살이 붙으면서 머리카락이 끊어진다면,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점검해야 합니다.
5.면역 세포의 아군 공격, 자가면역성 모발 질환
우리 몸을 지켜야 할 면역 세포들이 오작동을 일으켜 본래의 모낭 세포를 적으로 오인해 공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루푸스나 원형 탈모증 같은 자가면역 질환이 대표적입니다. 면역 세포의 공격을 받은 모낭은 심한 염증을 겪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정상적인 모발 대신 비정상적으로 약하고 변형된 모발이 자라납니다.
이런 모발은 살짝만 만져도 뿌리 부근이나 중간에서 툭 부러져 버립니다. 두피 부위에 발적이나 통증이 동반되면서 끊어짐이 있다면 면역계의 이상을 의심해야 합니다.

6.장 건강의 적신호, 흡수 불량 증후군
아무리 좋은 음식을 섭취해도 장에서 이를 흡수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크론병이나 셀리악병 같은 만성 장 질환이 있으면 영양소의 흡수율이 극도로 떨어집니다. 모발 성장에 필수적인 비타민 B군, 아연, 미네랄 등이 두피까지 도달하지 못합니다. 겉보기에는 건강해 보여도 속은 완전히 비어 있는 부실한 모발이 만들어집니다.
만성적인 소화 불량이나 복통이 있으면서 머리카락이 자주 끊어진다면, 모발이 아닌 장 건강부터 돌봐야 합니다.
머리카락은 우리 몸의 가장 변두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래서 몸이 아플 때 가장 먼저 영양을 빼앗기고, 몸이 회복될 때 가장 늦게 사랑을 받는 서러운 존재이기도 합니다. 오늘 밤, 방바닥에 떨어진 채 끊어져 있는 머리카락 조각들을 조용히 주워봅니다.
그것은 어쩌면 그동안 너무 앞만 보고 달리느라 지쳐버린, 당신의 몸과 마음이 보내는 마지막 가녀린 눈물일지도 모릅니다. 머리카락이 툭툭 끊어질 때, 단순히 헤어 제품을 바꿀 것이 아니라 내 몸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세요. 지친 나를 따뜻하게 안아주고 돌보아야 할 시간은 바로 지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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