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사한 전원일기 ‘노마 엄마’ 배우 이미지
1960년 6월25일 전남 구례에서 태어나 안양예고를 졸업했다. 본명은 ‘김정미’다.
1978년 영화 <지붕 위의 남자>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조해일의 원작소설을 영화화한 이 작품에는 배우 김추련의 상대역으로 김자옥, 방희와 함께 신인배우인 이미지가 파격적으로 주연에 발탁됐다.
1979년 MBC 11기 공채 탤런트에 응모해 합격한 후 본격적인 방송 활동에 나선다. 오미희, 이보희, 이상숙, 탤런트 최수종 누나 최지원 등이 동기다.
이미지는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주‧조연을 맡았다. 주로 서민적이고 친근한 인물을 많이 연기했다.
영화는 <춘색호곡>(1981), <팔대취권>(1981), <호걸춘풍>(1987), <웅담부인>(1987), <제2의 사춘기>(1987), <홍두깨>(1990), <소녀경>(1992), <여자의 일생>(1993), <하피>(2000),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2003), <철가방 우수氏>(2012) 등에서 여러 캐릭터로 변신해 다채로운 연기력을 보여줬다.
드라마에서의 활약도 빛났다.
<야상곡>(1981), <당신의 초상>(1983), <엄마의 방>(1985), <전원일기>(1985), <서울의 달>(1994), <파랑새는 있다>(1997), <육남매>(1998), <태조 왕건>(2000), <무인시대>(2003),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2003), <황금사과>(2005), <드라마 스페셜-아빠가 간다>(2012), <엄마니까 괜찮아>(2015) 등에서 열연했다.
국내 최장수 드라마 ‘전원일기’에서는 이계인의 아내 ‘노마 엄마’로 분해 얼굴을 알렸다. 도시적인 이미지를 깨고 수더분한 ‘엄마’ ‘아줌마’의 모습으로 정겨움을 줬다.


‘서울의 달’에서는 제비족 김홍식(한석규 분)과 결혼한 재산 많은 이혼녀 민경란 역을 맡았다. 이 드라마는 48%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 ‘육남매’에서는 구멍가게 주인 김복동(최종원)의 아내 임계순 역을 맡아 열연했다.
대하드라마 ‘태조 왕건’에서 아자개(김성겸 분)의 두 번째 부인 역을 소화했다. 견훤에게는 냉정하고 표독스럽게 행동하지만 한편으로는 애교와 재미가 넘치는 역할이다. 자칫 무거울 수 있는 드라마에 활력소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덕분에 김성겸과 함께 CF까지 촬영했다.


‘무인시대’에서는 권력자 이의방(서인석 분)의 본처 조씨 역을 맡았다. 권력자의 부인이지만 권력에는 욕심이 없고, 그저 재물에만 좀 관심있는 전형적인 서민상을 보여주는 캐릭터다.
‘엄마니까 괜찮아’는 신성애 역으로 분해 감성적인 연기로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2017년에는 KBS 단막극 <13월의 로맨스>에서 가수 태진아와 함께 주인공을 맡았다.
드라마는 20대 때 연인 관계였던 남녀가 황혼의 나이에 다시 만나 사랑을 키우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미지가 옛 연인을 우연히 만나는 순례 역을 맡았고, 가수 태진아가 한때 잘 나갔지만 지금은 찾아주는 사람이 없는 배우 강호를 연기했다.
이 드라마는 그해 케이블채널 KBS N에서 추석특집으로 방영할 계획이었지만 편성에 차질을 빚어 아직까지 방송되지 못했다.
이미지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혼자 살았다. 2017년 11월25일 “며칠 전부터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이웃 주민의 신고를 받고 경찰과 소방이 출동했다.
경찰이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자 이미지는 집안에 숨져 있었다. 이미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다. 타살이나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거주지 폐쇄회로(CCTV) 확인결과 같은달 8일 오피스텔로 들어가는 장면이 찍혀 있었다. 따로 드나든 사람도 없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미지가 사망한 지 2주 정도 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향년 57세.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한 결과 사망원인은 ‘신장쇼크사’로 나왔다. 경찰은 고인이 평소 신장 관련 질병으로 치료를 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유족 역시 경찰에서 “생전 신장 쪽에 문제가 있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신장은 체내 수분 조절과 노폐물을 배설하는 주된 기능 외에 적혈구를 생산하는 호르몬 분비, 혈당 및 골 대사에도 관여한다. 이 기능을 못 할 경우 혈액 투석을 하는데 평소 혈압이 높다가 투석을 받을 때 저혈압으로 떨어져 쇼크가 발생하기도 한다.
고인은 평생 결혼하지 않고 독신으로 살았다. 집에서는 강아지를 키우며 의지하고 지냈다. SNS에도 강아지 사진 여러 장을 게시하며 ‘나의 보물들’이라고 적어놓았다. 평소 강아지와 산책하는 걸 매우 좋아했다고 한다.

언론은 ‘고독사’라며 이미지의 사망소식을 세상에 알렸다. 고인의 빈소에는 동료 연예인 태진아, 최수종, 이계인, 송기윤 등이 찾아 애도를 표했다.
가수 태진아는 “비보를 접하고 크게 놀랐다”며 “좋은 배우 한 명이 우리 곁을 또 떠났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또 “생전에 그에게서 외로움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며 “내가 운영하는 카페에 회식·지인 모임 등으로 3번이나 찾아왔는데, 그때마다 항상 즐겁고 긍정적인 모습이어서 ‘고독사’라는 기사내용에 참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배우 최수종은 “인생을 열심히 사는 분”이라고 이미지의 생전 모습을 떠올리며 “3주 전에도 교회에서 만나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최선을 다해 살자는 얘기를 했다. 좋은 배우를 넘어 좋은 사람이었다”고 애도했다.
고인은 인천 부평구에 위치한 인천가족공원에서 영면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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