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사고 논란’ 탤런트 박주아 사망사건
1942년 9월20일 1남2녀 중 둘째로 태어났고, 본명은 박경자다.
서울 상명여고를 졸업하고 21살 때인 1962년 KBS 공채 탤런트 1기로 연예계에 데뷔한다. 1972년 KBS 인기드라마 <여로>에서 악덕 시어머니 연기를 하면서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여로’는 기구한 운명을 안고 태어난 분이(태현실)의 일대기를 그린 드라마다. 분이는 바보 남편 영구(장욱제)를 극진히 보살피지만 시어머니의 구박에 마음 편할 날이 없다.
그 시어머니 역을 박주아가 맡았고, 당시 시청자들로부터 ‘악녀’라며 욕을 바가지로 먹었다.
이후 <세자매>(1982) <가족>(1984) <세월>(1987) <불의 나라>(1990) <하나뿐인 당신>(1999) <눈꽃>(2000) <태조 왕건>(2000) <제국의 아침>(2002)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40년 동안 안방 극장에서 활동했다.
주로 인자하고 푸근한 어머니와 정 많고 눈물 많은 할머니의 모습을 그렸다. 때로는 카리스마 넘치는 여장부의 모습으로 시청자들과 만나기도 했다.
박주아는 효녀로도 정평이 났다. 아픈 부모의 병수발을 20년 넘게 하느라 결혼도 하지 않고 독신으로 살았다.
이런 그녀에게 운명은 가혹했다. 2011년 1월 박주아는 국립암센터에서 신우암(신우암은 소변의 이동통로인 신우에 생기는 악성 종양) 초기 판정을 받았다.
담당의사는 “환자의 나이가 있어 암의 성장도 더디며, 신우암의 특성상 암 성장 속도가 더디기 때문에 추후 상태를 보면서 내시경을 통해 암세포 종양만 제거하거나 그래도 안심이 안 되면 신장 절제술을 시행하면 된다”고 말했다.
당시만 해도 깨알만큼 작은 암종이었다.

하지만 박씨는 연기 생활을 위해 제거를 결정했다.
그녀는 4월17일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했다. 담당 교수가 “피 한 방울 안 흘리고 몇 개만 찝으면 간단하게 퇴원할 수 있다”며 로봇 수술을 권유해서 18일 수술을 받았다. 수술 5일 후에는 퇴원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박씨는 수술이 끝난 직후 밤새도록 심한 통증을 호소하다가 중태에 빠졌다. 이후 중환자실로 옮겨졌으나 뇌사 상태에 이르렀다.
그녀는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약 한 달 만인 5월16일 69세로 사망했다.
유족 측은 “로봇 수술 과정에서 십이지장이 파열됐고, 응급 복구수술 처치가 늦어져서 중태에 빠졌으며, 중환자실에 있는 동안 산소호흡기 튜브가 5분 이상 빠지면서 뇌사에 걸려 결국 사망에 이르렀다”며 의료사고를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의료사고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수술 전부터 환자가 고령인 데다 당뇨, 고혈압, 신장 기능 저하 등의 증세가 있어 상태가 좋지 않았다”며 “수술 후 다발성 장기부전(주요 장기가 동시에 나빠지는 증세) 등 합병증으로 사망했고 중환자실에서 산소호흡기 튜브는 종종 자연스럽게 빠지기도 한다”고 밝혔다.

유족 측과 병원은 ‘의료사고’를 놓고 팽팽히 맞섰다.
이에 유족과 지인, 환자단체는 “의료사고가 분명하다”며 의료진과 병원 관계자 등 5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검찰은 ‘혐의 없음’으로 수사를 종결했다. 검찰 관계자는 “쟁점별로 사안을 따져본 결과 의료진의 과실을 입증할 만한 구체적 증거를 찾기 어렵다”고 밝혔다.
박주아는 이렇게 어이없고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그녀는 암 투병 와중에도 MBC <남자를 믿었네>에 출연해 할머니 역을 맡는 등 쉼 없이 연기 열정을 불태웠다. 박주아의 유해는 경기 고양 유일추모공원에 안치돼 영면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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