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살 어린 내연남 ‘양아들 삼은 후’ 동거하다 살해한 여성
경기도 안양시 호계동에 살던 윤아무개씨(여·64)는 1995년 남편과 이혼했다. 윤씨는 친아들 박아무개씨(38)와 며느리 이아무개씨(35)와 함께 살았다.
윤씨는 공시지가로 40억원대의 5층짜리 상가건물을 보유하고 매달 900여만원의 임대수익을 받는 재력가였다. 그는 교도소 재소자들을 교화하는 종교활동에도 참여했다.
그러던 2002년 윤씨는 안양의 한 골프장에서 채아무개씨(42)를 처음 만난다. 채씨는 조직폭력배 출신으로 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했고, 출소 이후에는 용인에서 혼자 생활하고 있었다. 윤씨는 이런 채씨에게 호의를 베푼다. 채씨도 재력가인 윤씨에게 호감을 갖으면서 두 사람은 점점 가까워졌다.
어느새 연인사이로 발전하면서 안양 윤씨 집에서 동거를 시작하게 된다. 윤씨는 어린 남자와 산다는 이웃의 따가운 시선이 마음에 걸렸다.
고민 끝에 2004년 2월 법적부부 대신 채씨를 양아들로 입양했다. 친아들에게도 “형이라고 부르라”며 내연관계를 숨겼다. 주변 사람들에게는 “봉사활동하다 알게 됐는데 보듬어주고 싶어서 양자로 삼았다”고 둘러댔다.
그렇게 두 사람은 겉으로는 모자사이로 실제로는 내연관계로 한 집안에서 살았다. 어디에 갈 때는 항상 붙어다닐 정도로 사이가 좋았다.

그러나 윤씨와 채씨의 ‘핑크빛 사랑’은 오래가지 못했다. 채씨가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고, 술을 마시면 주사를 부렸으며, 폭력 본성까지 드러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의 갈등은 절정에 이른다.
윤씨는 채씨를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치밀한 계획을 세운다. 여기에 아들과 며느리까지 끌어들인다. 이들은 이왕 죽일거면 보험금을 타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윤씨는 채씨 몰래 채씨 명의로 그가 사망시 받을 수 있는 종신보험에 집중 가입했다. 윤씨는 사망보험금을 탈 수 있는 3개의 보험에 가입하고 채씨 명의의 또 다른 보험 9개도 자신과 아들 박씨 명의로 변경했다. 이렇게해서 채씨가 사망할 경우 윤씨 모자는 약 6억7천여만원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들은 보험회사에서 동의 여부를 묻는 확인전화에 대비해 미리 보험사 홈페이지에 몰래 접속해 연락처를 박씨 앞으로 바꾼 뒤 변경신청서에 피해자의 도장을 찍어보냈다. 또 보험회사에서 확인 전화가 오자 피해자 행세를 하는 등 완전범죄를 위해 주도면밀하게 행동했다.
윤씨는 이어 허위진단서를 이용해 수면제를 다량으로 구입하기 시작했다. 의심을 피하기 위해 아들 부부와 함께 서울, 안양, 강원도 평창 등지를 돌아다니며 수면제 80여 알을 나눠샀다.
범행을 위한 만반의 준비가 끝나자 2010년 2월10일 새벽 윤씨는 채씨가 평소 즐겨 마시던 홍삼즙을 담은 물통에 수면제를 희석시켜 놓았다. 이걸 까맣게 몰랐던 채씨는 홍삼즙을 마신 후 잠에 빠져들었다.
채씨가 깊은 잠에 든 것을 확인한 윤씨는 거실에 있던 연탄난로 덮게를 열어놓고 외출했다. 채씨는 이날 저녁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침대에 엎드린 상태에서 숨진 채 발견된다.

윤씨는 119에 “우리 아들이 가스 먹은 것 같다. 아직 몸이 따뜻하니까 빨리 와달라”며 신고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채씨의 부검을 의뢰했다. 채씨의 몸에서는 1회 복용량의 80배가 넘는 수면제 성분이 검출됐다. 보험가입 여부를 확인한 결과 사망직전 윤씨가 사망보험에 집중 가입한 것도 드러났다.
또한 윤씨가 119 신고시간 보다 7시간 먼저 일찍 집에 들어갔으면서 신고시간이 늦은 것도 확인됐다. 경찰은 타살을 의심하고 집중 수사를 벌였다.
하지만 윤씨는 “수면제는 불면증이 있어서 처방받았고, 보험은 재테크 목적으로 가입했으며 나와 친아들 부부 명의로도 보험을 가입해 매달 500여만원의 보험료를 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타살 의심은 짙었으나 직접적인 증거를 찾아내지 못했고, 수사는 답보 상태에 빠진다.
2012년 5월 경기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사건을 이첩받아 재수사에 들어간다. 광수대는 윤씨 집에서 PC를 압수수색해 분석에 들어갔다. 아들 부부가 사용한 컴퓨터에서 ‘수면제 구입방법’ 등이 검색한 기록이 나오면서 꼬리가 잡혔다.

경찰은 박씨 부부를 집중 추궁했고 며느리에게서 “시어머니 지시로 수면제를 사왔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또한 “경찰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여러번에 걸쳐 구매했다”는 사실까지 밝히며 2년9개월 만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기존에 ‘사고사’라고 일관되게 주장하던 윤씨는 “동반 자살하려고 수면제를 샀는데 채씨가 먼저 먹었다”며 말을 바꿨다.
경찰은 윤씨 모자를 살인 혐의 등으로 구속하고 며느리는 사기 미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1심 재판부는 범행이 잔인하다며 윤씨에게 징역 20년을, 아들은 징역 8개월, 며느리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은 형량이 무겁다고 항소했으나 2심 재판부는 돈 때문에 가족이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질렀다며 더 무겁게 처벌했다. 윤씨는 1심 선고를 그대로 인용했으나 아들은 징역 8개월에서 징역 1년 2개월로, 며느리는 무죄를 뒤엎고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막장드라마도 울고 갈 엽기적인 살인사건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
<저작권자 ⓒ정락인의 사건추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