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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조형기’ 음주운전 엽기적 시신유기 사건


탤런트 ‘조형기’ 하면 넉살 좋은 웃음과 포근한 인상이 떠오른다.

그의 악의 없고 꾸밈없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매료된다. 이런 그가 과거에 음주 운전을 하다가 사망사고를 낸 전력이 있었다. 사고 후에는 사체를 유기하고 승용차 안에서 잠을 잤다.

신비한 서프라이즈에 나올 만한 엽기적인 사건이 실제 일어났던 것이다.

사건은 지난 199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씨(당시 32세)는 국방부 홍보영화 출연자 중 한 사람으로 선정돼 야외 촬영을 위해 8월2일 강원도 정선에 도착했다.

정선읍의 한 여관에 투숙한 뒤 그 다음날 저녁에는 일행 등과 회식하면서 만취했다.

조씨는 곧바로 여관에 들어가지 못하고 승용차 안에서 자다가 일행들의 부축으로 겨우 여관에 들어갈 수 있었다.


다음날인 4일 숙취 상태에서 아침에 소주 1병을 마셨고, 점심때는 맥주 3캔, 다시 소주 1병 이상을 마셨다. 이런 상태에서 저녁에 소주 1병을 추가로 마시면서 만취한 상태가 됐다.

조씨는 이런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았다. 자신의 쏘나타 승용차를 몰고, 정선군 정선읍 덕송리 앞 국도를 지날 때쯤 길에 있던 주부 나00씨(당시 30세 서울시 관악구 봉천동 거주)를 치어 숨지게 했다.

조씨는 사고 후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현장에서 12m 떨어진 도로 옆 언덕 아래 수풀 속에 나씨의 사체를 유기했다. 그리고 다시 승용차를 운전했고, 사고 장소 인근 비포장 도로로 들어가 차를 세워둔 채 그대로 잠들었다.

나씨가 야영장으로 돌아오지 않자 일행이 찾으러 길 위로 올라왔다. 나씨의 시신은 도로 변 언덕아래 수풀 속에서 발견됐다.

조씨가 마을 주민에게 발견된 것은 사고 발생 7시간 뒤다. 주민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조씨를 검거했다. 당시 혈중 알콜 농도는 0.27로 만취 상태였다.

조씨가 출연한 드라마의 한 장면.

조씨는 처음에는 사체를 유기한 사실을 부인했다. 그러나 조씨의 오른쪽 손목 부분, 우측 무릎 부위, 반바지에 피가 묻어 있었는데, 조씨에게는 피를 흘릴 정도의 상처가 없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 조씨가 검거 당시 타고 있던 승용차 전조등에 피해자의 살점이 묻어 있었고, 조씨의 옷 등에 묻어 있던 혈액형(O형)이 모두 피해자의 것과 동일했다.

조씨는 유기도주치사죄와 음주운전죄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조씨가 의사결정 능력이 떨어지는 심신미약상태에서 범행했다고 인정하고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음주운전에 사체유기인 것을 감안하면 ‘봐 주기식’ 판결이었다.

이에 검찰은 항소했고, 서울고등법원 형사2부(재판장 임대화 부장판사)는 1992년 9월에 있은 항소심에서 1심보다 형량을 높여 조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만취상태에서 숨진 사람을 옆에 둔 채 현장에서 잠든 점으로 미뤄 심신미약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점은 인정되나 음주운전하게 된 동기가 자신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인 점으로 볼 때 감형대상에서 예외적으로 제외돼야 한다”고 밝혔다.

조씨는 상고하면서 국선변호사에서 전관 변호사로 교체했다. 변호인은 원심에서 법리를 오해해 법령을 잘못 적용했다고 주장했고,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사건을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검찰은 기존의 ‘특가법상 도주 차량 혐의’ 대신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과 사체 유기 혐의로 공소장을 변경했다.

조형기는 파기환송심에서 사체 유기 혐의에 대해 부인하고 나섰지만, 사고 당시 조형기의 손과 무릎, 반바지 등에 피해자의 혈액이 묻어 있었기 때문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사체 유기 혐의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조형기가 피해자 유족과 합의한 점,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면서 형이 확정됐다. 항소심 대비 대폭 낮아진 형량이다.

그의 방송 복귀도 초고속으로 이어졌다. 출소한 지 얼마 안 돼 MBC 베스트극장 <사과 하나 별 둘>로 활동을 재개한다. 이후 조형기는 여러 드라마를 비롯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인지도를 올렸다.

사고 후 아내를 잃은 나씨의 남편은 재혼 했다고 한다. 그는 2008년 3월 한 케이블TV 방송에 나와 사건을 이야기 하며 씁쓸해 했다.

그러다 2010년쯤부터 조씨의 사건이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재조명되기 시작한다. 네티즌들은 그에게 ‘킬러 조’라는 별명을 붙였다.

이런 영향 때문인지 2017년 MBN <황금알>을 끝으로 방송에 나오지 않고 있다. 2018년에는 조형기의 사촌동생인 조민기가 성추행 의혹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조씨 사건이 다시 화두에 올랐다.


조형기는 지금까지 자신이 저지른 사건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한 적이 한 번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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