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 11명 연쇄 성폭행한 ‘김근식 사건’
전과 19범인 김근식(50대)은 미성년자를 유린한 성폭력 괴물이다.
그는 성기능 장애를 가지고 있었다. 자신의 성적 콤플렉스로 인해 성인 여성과 정상적인 성관계가 어렵게 되자 미성년자들을 노리기 시작한다. 성인들 보다 제압하기 쉬웠기 때문이다.
김근식은 2000년 아동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돼 5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2006년에 만기 출소했지만 16일 만에 또다시 성범죄를 저질렀다. 그는 썬루프가 달린 흰색 카니발 승합차를 타고 다니며 범행을 저질렀다.
2006년 5월24일 아침 인천 서구에서 아침에 등교하는 아동을 목표로 삼았다. 오전 7시55분쯤 한 초등생에게 접근해 “도와달라”며 자신의 승합차로 올라타게 했다. 피해 아동이 저항하자 폭행하며 성폭행했다.
이것은 김씨 범행의 서막에 불과했다.
그는 6월4일 오후 인천 계양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하교 중인 13살 초등생을 유인해 강간했다. 나흘 후인 8일 저녁에는 계양구의 골목에 있다가 지나가는 10살 초등생을 같은 수법으로 유인해 성폭행했다.
김씨는 한동안 범행을 멈추는가 싶더니 6월20일 저녁 8시50분쯤, 계양구의 원룸 주차장에서 13살 초등생을 유인해 범행을 이어갔다.
7월3일 자정쯤에는 계양구의 골목에 숨어있다가 독서실에서 귀가하던 17살 여고생을 유인해 성폭행했다. 인천에서 연속 5차례의 성폭행을 저질렀던 그는 이번에는 경기도로 범행지역을 옮겼다.
7월18일 파주에서 여고생을 성폭행한 후 8월3일 인천으로 다시 넘어왔다. 검암2지구 교회 앞길에서 초등학생 6학년(12)에게 “짐 옮기는 것을 도와달라”며 접근했다.

8월8일에는 경기도 시흥에서 12살 초등생을 같은 방법으로 성폭행했다.
8월10일에는 다시 인천 계양구로 가서 오후 2시쯤 도서관에 책을 빌리러 가던 중학교 1학년(13)에게 “차 열쇠를 잃어버렸는데 도와달라”고 접근해 성폭행했다. 약 한 달 정도 휴지기를 가진 김씨는 9월11일 경기도 고양에서 12살 초등생을 유인해 성폭행했다.
이렇게 김근식은 5월24일부터 9월11일까지 약 넉 달 동안 초등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모두 11명(미공개 피해자 1명 포함)의 미성년자를 성폭행했다. 그는 피해자들에게 “무거운 짐을 드는데 도와달라”는 등의 말로 유인해 승합차에 태운 후 인적이 드문 곳으로 데려가 차 안에서 성폭행했다. 이때 피해자가 저항하면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했다.
김근식은 경찰 수사망이 좁혀오자 인천 덕적도로 달아난 후 동생 여권을 이용해 필리핀으로 도주했다.
경찰은 뒤늦게 합동수사에 나서 동종 전과자들을 대상으로 수사를 벌였다. 그러던 중 범행 현장 주택가에서 찍힌 폐쇄회로(CC)TV 화면을 확보했고, 여기에서 범행에 이용했을 것으로 보이는 흰색 카니발 승합차를 발견했다.

그러나 승합차의 번호판이 희미하게 나와 판독이 어려웠다. 경찰은 전국에 있는 모든 카니발 차량을 전수 조사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김근식이 범행에 이용했던 차량을 중고차 매매상에 판매한 사실을 확인하고 차 안에서 DNA를 확보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했다. 국과수는 피해자들에게서 확보한 DNA와 대조해 일치한다는 사실을 경찰에 통보했다.
경찰은 중고차 매매상과 김씨의 친구들을 탐문 수사해 CCTV 화면에 나타난 사람이 김근식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그의 전 주소지인 서울 강서구에 수사대를 급파했다. 그러나 김씨는 이미 모든 연락을 끊고 잠적한 상태였다.
동생 여권으로 필리핀으로 도주했던 김씨는 도피처 마련이 어려워지자 귀국해 서울 여관 등을 전전하며 숨어지냈다.
경찰은 김씨의 얼굴과 이름 등을 공개한 후 공개수배에 들어갔다. 김씨의 신체 특징으로는 키 168cm, 보통 체격에 왼쪽 어깨에는 색깔이 들어간 용문신이, 등에는 용과 물고기 문신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자 더이상 숨을 곳이 없다고 판단한 김씨는 다음날 자수한다.

김씨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등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 등 치상)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15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2000년에도 어린이를 성폭행한 죄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그 형의 집행을 마친지 불과 16일 만에 다시 이 사건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교화의 가능성도 거의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들이 평생동안 지니고 살아갈 커다란 신체적,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더해 보면 피고인을 평생 사회와 격리시켜야 함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다만 경찰이 피고인의 실명과 사건을 공개하며 수배에 나서 도주가 어렵게 되자 자수해 검거된 이후 범행을 자백하고 수사에 협조하는 등의 정상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김근식의 범행은 아동 성폭행범 조두순에 비해 결코 가볍지 않다. 피해자들의 숫자로만 보면 조두순 보다 훨씬 많고 피해자 대부분은 14살 미만의 아동들이다. 범행 당시 무자비한 폭행으로 피해자들의 반항을 무력화시킨 것도 닮아있다.
김씨는 2021년 9월에 만기 출소 예정이었으나 복역 중 동료 재소자를 폭행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출소가 1년 연기됐다. 2022년 10월 17일 출소 예정이었던 김근식은 만기 출소 하루 전, 여죄가 추가로 확인됨에 따라 재구속됐다.
그는 2006년 9월 경기도 소재 초등학교 인근 야산에서 당시 8세였던 여아를 흉기로 위협해 강제 추행한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됐다. 2019년 12월과 2021년 7월 전남 해남교도소 복역 중 교도관을 밀치고 협박한 혐의(공무집행방해)도 받았다.
2024년 2월 대법원은 김근식의 상고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다만 검찰이 요청한 ‘성 충동 약물치료(화학적 거세)’ 10년에 대해 1, 2심에 이어 “성범죄를 저지를 우려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극적으로 화학적 거세를 면한 김근식은 수감생활을 이어가며 오는 2027년 10월 출소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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