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살 소년이 집 마당서 잡은 1m 괴물 지렁이
자연은 참 신기하고 놀랍다.
2022년 9월 2일, 뉴질랜드 남섬의 중심 도시 크라이스트처치의 한 평화로운 주택가. 평범한 금요일 오후를 보내고 있던 아홉 살 소년 바너비 도미건(Barnaby Domigan)은 여느 때처럼 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 뒷마당으로 달려 나갔다. 마당 구석에는 작은 물줄기가 흐르는 개울이 있었는데, 이곳은 평소에도 소년이 자연을 관찰하며 놀기를 좋아하던 비밀 기지 같은 장소였다.
진흙탕 주변을 살피던 바너비의 눈에 순간 기이한 형체가 포착됐다. 물기 촉촉한 개울가 구석에 정체를 알 수 없는 거대한 생명체가 길게 뻗어 있었던 것이다. 처음에는 그저 큰 나뭇가지나 버려진 밧줄인 줄 알았으나, 자세히 보니 그것은 미세하게 꿈틀거리며 살아 숨 쉬는 생명체였다.
소년이 용기를 내어 주변에 있던 나무 막대기로 그것을 슬쩍 들어 올렸다. 겉모습은 영락없는 지렁이였지만, 크기가 상상을 초월했다. 족히 1m는 되어 보이는 거대한 몸집이었다. 바너비가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손가락 끝으로 생명체의 몸을 살짝 만져보았을 때, 손가락을 타고 기묘한 감각이 전해졌다. 지독한 악취나 냄새는 전혀 나지 않았지만, 피부에 닿는 느낌은 얼음처럼 차가웠고 물풍선을 만지는 듯 흐늘흐늘하고 말랑말랑했다.
자신이 엄청난 발견을 했다는 것을 직감한 소년은 흥분한 목소리로 집 안을 향해 “엄마! 아빠! 빨리 나와보세요!”라며 소리치기 시작했다. 아들의 다급한 외침에 놀라 마당으로 뛰어 나온 부모는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그만 넋을 잃고 말았다. 징그러우면서도 경이로운, 평생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기괴한 크기의 생명체가 마당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머니 조 도미건은 당시를 회상하며 “솔직히 처음 봤을 때는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너무 징그러웠다. 하지만 아들의 표정을 보니 마치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감동에 찬 눈빛을 하고 있어 차마 소리를 지를 수 없었다”고 전했다.

아버지는 이 역사적인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서둘러 휴대전화를 꺼내 들었다. 소년이 막대기로 거대 생명체를 들어 올리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은 후, 가족은 자연에서 온 이 기이한 손님을 해치지 않고 원래 있던 마당 개울가에 조심스럽게 다시 놓아주었다. 잠시 후 가족들이 정신을 차리고 다시 그곳을 찾았을 때, 거대 생물은 이미 진흙 속이나 풀숲 사이로 유유히 사라진 뒤였다.
아버지가 SNS에 올린 몇 장의 사진은 즉각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영화 속 외계 생명체나 전설 속 괴물이 아니냐는 음모론부터 시작해서 합성 논란까지 일었다. 이 신비로운 발견은 순식간에 뉴질랜드 현지 매체를 넘어 미국의 CNN, 영국의 BBC와 가디언 등 세계적인 유력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며 글로벌 뉴스로 급부상했다.
대중의 폭발적인 관심이 이어지자 학계에서도 분석에 나섰다. 사진을 면밀히 분석한 뉴질랜드 링컨 대학교의 곤충학 연구소 큐레이터 존 매리스 박사는 이 괴생물체의 정체가 외계 생명체나 돌연변이가 아닌, 뉴질랜드 땅이 오랫동안 품어온 ‘토착종 자이언트 지렁이’의 일종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
매리스 박사는 “많은 사람이 지렁이라고 하면 손가락만 한 크기를 떠올리지만, 사실 뉴질랜드 토착종 중에는 인류의 상상을 뛰어넘는 거대한 종류들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이러한 자이언트 지렁이들은 보통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는 깊은 원시림이나 가공되지 않은 자연 토양 속 깊은 곳에 서식한다”며, “이처럼 인구 밀도가 높은 도시의 일반 가정집 뒷마당에서 1m가 넘는 개체가 발견된 것은 학계에서도 극히 드물고 이례적인 사건”이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실제로 뉴질랜드는 독특한 고립된 생태계 덕분에 거대 곤충이나 거대 생물이 발달한 나라로 유명하다. 뉴질랜드 백과사전(Te Ara)에 따르면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파악된 뉴질랜드 토착종 지렁이만 최소 171종에 달한다. 이들 중 상당수는 몸길이가 30cm를 가볍게 넘기며, 가장 거대한 종으로 알려진 ‘스펜세리에라 기간티아’ 같은 경우 최대 1m 30cm까지 자란다는 기록이 존재한다.
도시 한복판에서 벌어진 아홉 살 소년과 자이언트 지렁이의 기적 같은 조우는 인간이 만들어낸 아스팔트 도시 아래에서도 여전히 거대한 대자연의 신비가 숨 쉬고 있음을 증명하며, 전 세계인들에게 신선한 경외감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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