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그라 먹고 초등생 유인해 성폭행한 84세 남성
경기도 남양주시에 살던 김아무개씨(남)는 퇴직 공무원이다. 그는 초등학교 등교 안전 도우미로 일하던 2017년 등교하던 12살 여아를 추행한 혐의로 입건돼 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법원은 “피고인이 고령이고, 공무원으로 성실하게 생활한 점, 해당 초등학교 교장과 교감이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를 제출했다”며 양형에 유리하게 참작했다.
검찰은 김씨의 신상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으나 재판부는 “나이와 사회적 유대관계를 고려하면 신상정보를 공개하면 안 될 사정이 있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의 선처를 받은 김씨는 일년 뒤인 2018년 이번에는 문화센터 셔틀버스 안에서 9세 여아를 추행한 혐의로 다시 재판에 넘겨졌으나 벌금 4천만원을 선고해 봐주기로 일관했다. 재판부는 “강제추행의 정도가 비교적 중하지 않고, 피고인이 8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비교적 성실하게 살아왔다”는 것을 이유를 들었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에게 성폭력 범죄의 재범 위험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성범죄자 신상공개를 면제했다. 당시 검찰은 피고인이 2회 이상 성폭력을 저질렀으므로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법원은 거부했다.

그렇게 4년의 시간이 흘렀다.
2022년 4월27일 김씨는 경기도 남양주시의 한 초등학교 인근 주택가에서 골목에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이때 초등학생 A양(12)을 발견하고 다가가 “너 예쁘다. 우유 줄게 우리집으로 가자”면서 강제추행하기 시작했다.
인적이 드문 골목길에서 일어난 상황이라 A양은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지 못했다. A양이 뿌리치고 도망가려고 하자 어깨를 붙잡고 자신의 집으로 끌고 갔다. 김씨는 A양을 안방으로 다시 끌고 가 움직이지 못하게 껴안은 뒤 강간했으며, 화장실을 다녀온 후에도 거듭 강간했다. 김씨와 A양은 같은 동네에 살고 있었으나 서로는 알지 못했다.
김씨는 사건 당일 A양 부모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체포된 후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그의 집에서는 비아그라 등 발기부전치료제가 나왔다.

김씨는 경찰에서 “집사람이 병원에 있어서 우울하니까 순간적으로 여자애를 만지고 싶었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범행 수 일 전 비아그라를 복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당시 그의 나이는 84살이었다.
A양은 수사과정에서 전문상담사에게 피해사실을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묘사했다.
반면 김씨는 “성추행 사실은 인정하지만 성 기능 문제로 성폭행은 실제 이뤄지지 않았다”며 혐의를 일부 부인했다. 검찰은 김씨를 간음 약취와 13세 미만 미성년자 강간·강제 추행 혐의로 기소했다.
재판에 넘겨진 김씨는 반성하는 모습은커녕 오히려 감형을 받기 위한 꼼수로 일관했다. 그는 재판장의 반복된 물음에 잘 안들리는 것처럼 대꾸를 하지 않거나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 등 치매를 앓는 듯 보이려고 했다.
재판부는 A씨의 강간혐의와 관련해 “유죄에 이를 만한 증거가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강간미수로 판단하고,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전자 발찌 20년 부착과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10년 취업 제한, 신상정보 10년 공개·고지를 명령했다.

A씨는 재판을 받으면서 “몸을 만진 혐의는 인정하나 범행 당시 발기가 되지 않았다”며 강간 혐의를 부인했는데,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대낮에 만 11세 아동을 추행하고 의사에 관계없이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강간을 시도했다”며 “범행 동시와 수법을 볼 때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 피해자는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어 “사건 당시 피해자가 고령이었던 점, 발기부전 치료제가 있다는 점을 보면 범행 당시 피고인이 발기가 됐을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피해자도 성지식에 대한 정확한 의미를 알지 못한 상태에서 진술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 강간혐의를 미수로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피해자인 B양은 사건 이후 대인기피 증상을 보이며 학교에 가지 못하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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