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딸 키우기 위해 남장하고 산 엄마
인도 타밀 나두에 사는 페치암말(여‧50대)은 스무살 때인 1986년 결혼했지만 곧바로 불행이 찾아왔다.
남편 시바가 결혼한 지 15일 만에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것이다. 얼마 후 딸 샨무가순다리를 낳으면서 생계와 양육을 동시에 책임져야 할 처지가 됐다.
페치암말은 재혼하지 않고 딸을 잘 키우겠다고 결심한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그녀는 여성의 몸으로 건설현장, 호텔, 찻집 등을 찾아다니며 일을 했지만 괴롭힘은 물론 조롱과 멸시를 받았다. 심지어 성희롱과 성추행까지 당했다.
페치암말은 근본적인 변화가 절실하다고 느꼈다. 그녀는 사원으로 가서 머리를 짧게 자르고 남장을 했으며, 아예 이름까지 남자 남자이름으로 바꿨다. 겉모습을 남자로 탈바꿈했던 것이다.

인도는 사회 전반에 걸쳐 가부장적 질서와 남아선호사상이 여전히 만연해 있다. 이로인해 여성 혐오와 차별이 엄청 심한 편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여성들의 옷차림과 이동제한은 물론 타인과 대화를 나누는 것조차도 엄격히 감시되는 상황이다.
이런 사회 분위기 때문에 페치암말은 여성의 모습으로는 홀로 딸을 키우기가 힘들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이렇게 한 후에야 페치암말은 안전하게 일을 할 수 있었다. 닥치는 대로 일한 대가로 안정적인 생활을 하며 딸을 키워냈다. 딸을 위해 꼬박꼬박 저축도 했다.
페치암말은 지금까지 오랜 세월을 여자가 아닌 남자로 살아왔다.

2022년에는 그녀의 딸 샨무가순다리가 결혼해 가정을 꾸렸다. 딸을 훌륭히 키워 시집까지 보냈기에 페치암말의 어깨는 한결 가벼워졌다.
이젠 여성의 삶으로 돌아올 수 있지만 그녀는 계속 남장을 하기로 했다.
페치암말은 “내가 남장을 했기에 내 딸의 안전한 삶을 보장해 주었다”며 “이제 딸이 결혼도 했기 때문에 더 이상 속이지 않아도 되지만 난 평생 남장을 하고 살아가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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