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초자연현상

100년 넘게 썩지 않는 소녀의 시신


이탈리아 남서부에는 지중해 최대의 섬 ‘시칠리아’가 있다. 주변의 작은 섬과 함께 이탈리아의 한 주를 형성하며 주도는 팔레르모다. 1918년 팔레르모의 한 가정에서 작고 귀여운 소녀 로잘리아 롬바르도로가 태어난다.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았지만 로잘리아는 태생적으로 몸이 약했고, 결국 두 살 생일을 맞기 전 폐렴으로 세상을 떠났다. 로잘리아의 시신은 카푸친회 수도원 지하 납골당에 안치됐다. 공동묘지 옆에 자리잡은 수도원은 지하에 4층 규모의 거대 납골당이 있으며, 약 8천구의 시신이 보관돼 있다.

1599년 자연 건조된 시체를 보고 영감을 얻은 수도사들은 성직자가 죽으면 미라로 만들기 시작했다. 수도원 지하 납골당 벽에는 섬뜩한 모습의 미라들이 걸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평신도들 사이에서도 미라 문화가 번졌다. 어린 딸을 잃은 로잘리아의 부모는 크게 상심했고, 사랑하는 딸을 되살리지 못한다면 그 모습이라도 영원히 보존하고 싶었다.

부모는 카푸친회 수도원 수도사에게 “딸을 영원히 변하지 않는 미라로 만들고 싶다”고 했으나 수도사가 “언젠가는 백골로 변한다”고 하자 다른 방법을 찾게 된다. 수도원에서는 시신의 미라화를 위해 오랜 기간 건조한 다음 식초를 바른 후 다시 건조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었지만 죽을 당시의 모습을 유지할 수는 없었다.

얼마 후 로잘리아의 부모는 한 남성과 함께 납골당으로 들어가는데, 그는 의사 알프레드 사라피아였다.

사라피아는 자신의 가방에서 주사를 꺼내 로잘리아에게 놓았다. 수도원과 전혀 다른 방법으로 로잘리아를 미라로 만들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날 이후 로잘리아의 시신은 전혀 썩지 않는 상태가 됐다는 것이다.


오랜 세월이 흘러 로잘리아의 부모가 사망하자 더이상 그녀를 찾는 이가 없어졌고, 시신은 납골당 구석에 방치된다.

그로부터 30년 후인 1950년 수도사들은 관을 옮기다 한 소녀의 미라를 보고 깜짝 놀란다.

로잘리아의 시신이었는데, 머리를 리본으로 묶고 담요 위에 머리만 내민 채 관 속에 누워있는 소녀는 금방이라도 눈을 뜨고 말을 걸어올 것 같다.

얼굴에는 구불구불한 웨이브가 살아있는 머리카락, 한올 한올 흐트러짐이 없는 선명한 눈썹과 입술까지, 죽은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생전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보통 사람이 사망한 지 30년이 지나면 모든 피부는 부패해 없어지고 머리카락이 빠져나가서 백골이 되는데, 오직 로잘리아의 시신만은 부패가 진행되지 않았던 것이다.

수도원에 의해 공개된 로잘리아의 시신은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렇다면 로잘리아의 시신은 어떻게 생전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던 것일까. 수도사들은 그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의사 사라피아를 찾아나섰다. 하지만 그는 이미 오래 전에 세상을 떠난 뒤였고 ‘썩지 않는 시신의 비밀’ 또한 밝혀낼 수 없었다.

그러던 2009년 이탈리아 생물인류학자 다리오 폼비노 마스칼리는 사라피아의 친족들과 함께 그가 남긴 자료들을 토대로 조사에 착수했다. 그리고 얼마 후 놀라운 연구결과를 발표한다.

사라피아가 로잘리아에게 시신의 부패를 막는 화학약품을 투여했는데, 총 5가지가 사용됐다는 것이다. 그가 밝힌 약품은 포르말린, 아연염, 알콜, 살리실산, 글리세린이었는데, 이 물체들은 모두 부패를 막는 효과를 가지고 있었다.

이중 아연염이 로잘리아의 몸을 왁스처럼 딱딱하게 굳도록 석화시키면서 사체가 부패하지 않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비밀이 완전히 밝혀진 것은 아니었다.

2016년 로잘리아의 눈 뜬 시신이 다시 한번 화제가 됐다.
미라 전문가들은 단 한대의 주사로 시신을 90년간 완벽하게 보존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로잘리아의 시신만큼 완벽하게 보존하려면 현대 의학으로도 지속적인 관리와 약품 처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결국 로잘리아가 불멸의 소녀로 거듭나게 된 원인은 지금까지도 미스터리로 남아 있으며 지금도 많은 학자들이 그 비밀을 풀기 위해 연구를 진행중이다.

2016년에는 로잘리아가 눈을 깜빡이는 모습이 포착돼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지만 전문가들은 ‘착시 현상’으로 결론지었다. 낮 동안 변화하는 빛이 창을 통해 걸러지면서 이런 현상이 일어났다는 것이다.■G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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