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새 남자 만나려고 4개월 딸 굶어 죽게 한 20대 엄마

A씨(여‧26)는 결혼해 1남1녀를 낳았지만 남편과 불화를 겪다 2016년 8월쯤 가출했다.

A씨는 인터넷 게임을 통해 두번째 남자인 B씨를 만났다. 두 사람은 2017년부터 경북 포항시 남구의 한 원룸에서 동거에 들어갔다. 얼마 후 A씨는 임신했다. 이런 와중에 동거남 B씨가 아동 강제추행죄로 구속된다.

A씨는 2개월 후 딸을 낳은 뒤 출생신고를 하지 않고 혼자 키웠다.

동거남의 가족들은 옥바라지를 A씨에게 떠밀었다. 교도소에 있는 동거남은 A씨에게 잦은 면회와 영치금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특별한 직업이 없던 A씨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녀는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계를 갖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네이버밴드에서 부산에 사는 세번째 남자 C씨를 알게 된다. A씨는 동거와 출산사실을 속이고 C씨와 연락을 하며 가까워졌다. A씨는 “대학원 석사과정을 밟는 미혼의 간호사”라며 자신의 신분을 속였다.

A씨는 2017년 10월부터 부산에 있는 C씨를 만나러가기 위해 집을 비우기 시작했다.

이때 생후 3개월 된 딸은 집에 혼자 방치했다. A씨는 어린 딸을 남겨두고 부산에 간 후 며칠 간 머물기도 했다. 그 사이 아기에게 분유를 먹이거나 용변을 본 기저귀를 교체해 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A씨는 11월10일 딸을 집에 혼자 남겨 두고 부산에 가 13일까지 C씨와 지냈다.

홀로 방치된 아기는 나흘간 분유나 수분 등 일체의 식음료를 제공받지 못했고, 어떠한 보호조치도 받지 못한 채 원룸 매트리스 위에 방치됐다. 아기는 극도의 굶주림과 갈증 속에서 고통스러워하다 생후 4개월 만에 영양실조로 숨졌다.

새 남자에 빠져 생후 4개월 된 딸을 굶겨 죽인 것이다.

A씨는 11월13일 저녁 포항으로 돌아와 딸이 숨진 것을 발견한 직후 모바일 게임을 하면서 지인에게 게임과 관련된 메시지를 보냈다. 다음날 C씨에게는 ‘보고싶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는 등 주변 사람들과 일상적인 대화를 나눴다.

A씨는 이후로도 딸의 안부를 묻는 주변 지인들에게 “부모님 집에 맡겼다”고 거짓말하며 마치 딸이 살아 있는 것처럼 행세했다.

C씨를 지속적으로 만나며 결혼을 전제로 C씨의 부모까지 소개받았다. A씨는 12월2일까지 딸의 사체를 원룸 안방에 보관하면서 그 옆에서 음식을 먹고 잠을 자는 등 일상적인 생활을 보냈다.

그녀는 딸의 사체가 부패하자 다용도실로 옮겨 보관하다가 2018년 4월 원룸 관리자가 밀린 월세를 낼 것을 독촉하자 사체를 여행용 가방에 넣어 포항 북구 죽도동의 한 모텔에 유기했다. 모텔 직원의 신고로 발견된 딸의 사체는 수분이 빠져 건조된 상태의 참혹한 모습이었다.

1심 법원은 A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살인죄는 피해자의 소중하고 존엄한 생명을 앗아가는 것으로 어떠한 이유로도 합리화될 수 없는 중대한 범죄다. 또 자식은 독립된 인격체로서 부모의 소유물이나 처분대상이 아니므로, 부모가 자녀를 보살펴 줘야 할 책임을 망각하고 오히려 자녀를 살해한 경우 막연한 동정심으로 가볍게 처벌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A씨는 “형량이 지나치게 높다”며 불복하고 항소했지만 2심도 원심을 인용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범행한 점과 숨진 딸의 친부가 용서해 준다는 탄원서를 제출한 점 등을 참작할 여지는 있지만, 범행의 반인륜성과 엽기성, 참혹성 등을 고려하면 죄질이 극히 불량하고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가 상고포기서를 제출하면서 형이 확정됐다.■

<저작권자 ⓒ정락인의 사건추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