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에 갇혀 17일 만에 살았다가 5년 후 돌연사한 소년
지난 2018년 6월 태국 유소년 축구팀 ‘무빠'(야생 멧돼지) 선수 12명과 감독 등 13명은 치앙라이에 있는 탐루앙 동굴 탐방에 나섰다.
이 동굴은 태국에서 가장 긴 동굴로 인기 관광지 중 하나지만 미로처럼 복잡한 것으로 유명하다. 축구팀이 동굴 안으로 들어갔을 때 갑자기 비가 내렸고 급격히 불어난 물을 피해 동굴 5km 안까지 들어갔다가 고립됐다.
당시 수색작업에는 다국적 구조전문가와 태국 네이비실 구조대원 등 100여명이 투입됐다. 이들은 실종 열흘 만에 축구팀의 위치를 파악한 후 17일 만에 13명 전원을 구조해냈다.
구조 과정은 태국 국민은 물론 전 세계인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줬고 론 하워드 감독의 영화 <서틴 라이브스>로 제작되기도 했다.

축구팀 주장인 둥펫치 프롬텝은 동굴 안에 갇혀서도 웃음을 짓는 등 여유를 잃지 않았다. 잠수사의 카메라에 잡힌 그의 환한 미소는 당시 구조과정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였다고 BBC는 전했다.
프롬텝은 국가대표 축구선수가 되는게 꿈이었다. 2022년 8월에는 영국으로 유학을 떠나 브룩하우스 칼리지 축구 아카데미에 장학금을 받고 입학했다.
그는 영국으로 떠나기 전 소셜미디어(SNS)에 “꿈이 이루어졌다. 나는 이제 영국 축구 학교의 학생이 된다”고 적었다.
이런 그가 2023년 2월12일 기숙사에 쓰러져 있는 것을 학교 선생님이 발견해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끝내 사망했다. 향년 17세.
정확한 사망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현지 경찰은 타살 정황은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 태국 매체 등은 쁘롬텝이 축구경기를 하던 도중 넘어져 머리를 다친 상태였다고 전했다.
프롬텝이 다녔던 영국 레스터의 브룩하우스칼리지 교장은 “프롬텝의 죽음으로 학교는 깊은 슬픔과 충격에 빠졌다. 그의 가족과 친구, 이전 팀 동료 등 그의 삶의 일부였던 모두와 슬픔을 함께하겠다”며 고인을 애도했다.

프롬텝과 함께 동굴에서 구조된 유소년 축구팀 출신 프라착 수탐은 “영국으로 떠나기 전에 그와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 국가대표 축구선수가 돼서 돌아오겠다고 했다”며 “그때 네가 태국으로 돌아오면 사인을 받겠다고 농담을 했는데. 잘 쉬어”라고 적었다.
축구팀 막내 티딴 차닌 위분렁루엉은 “형은 내가 성장하고 따라잡으려고 노력하도록 영감을 준 사람”이라며 “다음 생이 있다면, 우리가 다시 같이 축구를 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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