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문턱에서 장기기증하고 천사가 된 연예인들
‘장기기증은’ 생명나눔 운동이다.
마지막 순간, 꺼져가는 생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떠나는 장기기증자들. 이들로 인해 죽음의 문턱에 있는 환자들이 새 희망을 갖고 있다.
하지만 장기 이식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장기기증자는 478명이지만 이식 대기자는 4만3182명에 달한다.
복지부는 “인체조직 기증자가 매우 부족해 약 80%를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라며 “장기 이식만이 유일한 치료 방법인 이식 대기자를 위해 많은 국민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연예인 중에서도 장기기증하고 하늘의 천사가 된 별들이 있다. 탤런트 석광렬(1994), 가수 홍종명(2012), 배우 김성민(2016), 방송인 경동호씨(2021)가 그들이다.
탤런트 석광렬 (1968-1994)

1988년 CF모델로 데뷔한 후 의류브랜드 ‘옴파로스’ 메인 모델로 활동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특히 1993년에 찍은 광고는 그를 일약 CF 스타로 만들었다. 초원과 해변이 어우러진 절벽 근처에 그랜드 피아노 한 대가 놓여있고, 잘 생긴 남자가 우수에 젖은 모습으로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를 부른다. 이때 부른 노랫말 “바람이고 싶어~ 강물이고 싶어~ 그대 기억 속에 그리움으로 남고 싶어~ 0000″는 유행어처럼 퍼져나갔다.
1993년 KBS드라마 <금요일의 여인>에 캐스팅 되면서 배우로 입문한다. 이듬해인 1994년에는 KBS 2TV 주말극 <남자는 외로워>의 주연으로 전격 발탁됐다. 그해 KBS <한쪽 눈을 감아요>, <남자는 외로워>에 출연하면서 전성기를 구가했다.
1994년 7월25일 새벽 야간촬영을 마친 석광렬은 승용차를 운전해 집으로 가다가 한강 교각을 들이받고 차가 전복된다. 크게 다친 석광렬은 인근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으나 의식불명에 빠졌다. 사고 6일째인 31일에는 뇌사 판정을 받기에 이른다. 부모는 장기기증을 결정했고 모두 7명에게 새 생명을 주고 하늘의 별이 됐다. 향년 26세.
가수 홍종명 (1966-2012)

1966년 10월19일 인천에서 태어났다. 서울 리라초등학교, 명지중학교, 서울국악예술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그룹 코리아나의 멤버였던 홍화자씨의 친정 5촌 조카이며 가수 홍성민의 6촌 동생이다.
홍종명은 1986년 언더그라운드 라이브 클럽에서 록 음악 가수로 데뷔했다. 1988년,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 OST <사랑의 신비>로 정식 솔로 가수가 된다.
1989년에는 이유용, 박창규, 윤상필 등과 함께 록 밴드 ‘이데아’를 결성, 보컬리스트로 활동했다.
1997년 드라마 ‘아름다운 그녀’의 주제곡 <내가 가야할 길>로 인기를 얻었다. ‘해피투게더’의 주제곡 <기억해줘>, ‘맨발의 청춘’의 주제곡 <단 한 번의 사랑> 등 OST 가수로 활동했다. 2009년 도쿄서 열린 한류스타 갈라콘서트에 참여했다.
홍종명은 2012년 12월19일 뇌출혈로 쓰러진다. 과거 뇌졸중으로 세 차례 수술을 받았던 그는 끝내 의식을 찾지 못했고, 28일 뇌사판정을 받았다. 가족은 장기기증을 결정했고, 장기를 적출해 8명에게 새 생명을 안기고 눈을 감았다. 향년 46세.
‘나는 가수다’에서 JK김동욱의 편곡을 맡았던 심정훈은 자신의 트위터에 “고등학교 때부터 이영훈 형님. 홍종명 형님을 보며 자랐는데 이제 두 분 다 가버리셨네요. 부디 편안한 곳에서 행복하시길”이라며 고인을 명복을 빌었다.
이어 “정말 오랫동안 친한 형님이 요새 연락을 못했는데 돌아가셨다는 내용을 기사로 먼저 보았네요. 형님 평소 말씀대로 장기기증을 실천하시네요”라며 존경의 마음을 전했다.
고인의 유해는 화장을 거쳐 경기도 평택시에 위치한 서호 추모공원에서 영면에 들어갔다.
배우 김성민 (1973-2016)

1995년 극단 성좌 19기로 연극 무대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2002년 MBC 일일드라마 <인어아가씨>를 통해 안방극장에 데뷔한다.
첫 작품에서 남자주인공을 맡은 김성민은 장서희와 함께 스타덤에 올랐고, 그해 연말 MBC 연기대상에서 신인상까지 거머쥔다. 이듬해에는 MBC TV <왕꽃선녀님>에도 남자주인공으로 발탁됐다.
2006년 MBC 드라마 <환상의 커플>에서 아내에게 꼼짝 못하는 소심한 남편으로 등장, 변신에 성공했다. 이후 영화 <두사부일체> 시리즈의 3번째 작품인 <두사부일체3;상사부일체>와 <가문의 영광>에 잇따라 출연하며 활동영역을 넓혀갔다.
김성민은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2009년 3월 시작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에서 이경규, 김국진 등과 호흡을 맞췄다.
같은해 MBC 드라마 <밥줘>에서도 주연에 캐스팅됐다. 이런 활동에 힘입어 그해 연말 KBS 연예대상에서 최고 엔터테이너상도 받았다.
그러나 마약에 손대면서 추락하기 시작한다. 김성민은 2007년부터 마약에 빠져들었다.
2015년 3월, 집행유예 기간 중 또다시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되면서 팬들에게 큰 실망을 안겼다. 이번에는 실형을 피해가지 못하고 10개월을 복역했다.
2016년 6월24일 김성민은 욕실에서 자살을 기도했다. 발견 직후 서울 성모병원으로 후송돼 심폐소생술을 받았으나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뇌사판정을 받자 가족은 평소 그의 뜻에 따라의료진에 장기기증 의사를 밝혔고, 각막, 신장, 간을 기증해서 5명에게 새 생명을 주고 떠났다. 향년 44세.
방송인 경동호 (1981-2021)

1981년 2월12일 전북 전주에서 태어났다.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재학 중이던 2004년 KBS ‘MC 서바이벌’에 출연해 대상을 받았다.
이후 방송인으로 변신해 KBS 아침 <뉴스타임>, <소유자클럽>, <6시 내고향>, <굿모닝 대한민국> 등의 프로그램에서 리포터로 활동했다.
2020년 4월, 고혈압으로 인한 뇌출혈로 쓰러졌다. 이후 병상에서 사투를 벌였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판정을 받았다. 2021년 1월7일 가족들은 연명치료를 중단하고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향년 40세.
1월9일 오전 경동호의 발인이 서울 영등포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됐지만 이로부터 불과 6시간 뒤인 당일 오후 그의 어머니도 세상을 떠났다.
경동호의 절친인 가수 모세(본명 김종범)는 자신의 SNS에 “동호 어머니께서 아셨나보다. 큰아들 외롭지 말라고 손 잡아주러 가셨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문제는 남은 작은 아들이다. 엄마, 형.. 동시에 잃은 너무나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많은 위로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이밖에도 장기기증의 뜻을 끝내 이루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연예인들도 있다.
1995년 2월 <사랑과 우정사이>로 유명한 그룹 ‘피노키오’의 리더 김의찬(본명 김윤근)이 과로 상태에서 급체로 질식해 뇌사상태에 빠졌다. 가족은 장기기증을 결정하고 병원에 이런 뜻을 전했다. 하지만 과다한 약물투여로 장기를 이식할 수 없다는 병원 측의 판단에 따라 장기기증은 이뤄지지 못했다.
2007년 2월 사망한 정다빈은 생전 경기도의 한 장애우 재활시설에 정기적으로 후원금을 지원하고 봉사활동을 하는 등 선행을 이어왔다. 사후 각막기증과 뇌사 시 장기기증도 서약했다. 그러나 사후 4시간 이내에 각막이 기증돼야 하는데, 사망 소식이 늦게 알려져 장기기증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풍자개그의 대부인 개그맨 김형곤의 시신은 생전에 서약한 고인의 뜻에 따라 가톨릭의대에 연구용으로 기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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