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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세 곳에 노래비 세워진 ‘바다의 여자’ 가수 조미미


1947년 1월17일 전남 영광에서 태어나 목포여고를 졸업했다. 18살 때인 1965년 동아방송 주최 가요백일장을 통해 <떠나온 목포항>으로 데뷔했다. 이때 함께 가수가 된 사람이 김세레나와 김부자다. 이들 셋은 ‘가수 데뷔 동기’인 셈이다.

4년 뒤인 1969년 발표한 <여자의 꿈>이 인기를 얻으며 널리 이름을 알렸다. 1970년 <바다가 육지라면>이 대히트하며 인기가수 반열에 올랐다. 이 곡은 작사가 정귀문씨가 경북 월성군 감포읍 나정항을 배경으로 만들었다.

조미미는 1971년과 72년 <먼데서 오신 손님>과 <단골손님>으로 2년 연속 MBC 10대 가수 가요제에서 10대 가수로 뽑히며 가수 생활 중 최고 인기를 누린다.

1973년에 <서귀포를 아시나요>를 리메이크했는데 이것이 성공을 거두면서 존재감을 확인시켰다. 원곡은 오은주가 1972년 출시한 ‘내고향 서귀포’인데, 원곡보다 더 유명해진 리메이크곡 중 하나다. 이 노래는 ‘삼다도 소식’, ‘제주도의 푸른 밤’과 함께 대중에게 익숙한 제주도를 대표하는 곡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선생님>, <개나리 처녀>, <연락선>, <댄서의 순정> 등의 많은 히트곡을 남기며 70년대를 풍미했다.

조미미가 발표한 노래 중에는 특히 ‘바다’를 주제로 한 것이 많다. ‘바다가 육지라면’을 비롯해 ‘서산 갯마을’ ‘서귀포를 아시나요’ ‘해지는 섬포구’ ‘눈물의 연평도’ 등이 있다. 조미미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 바다여서 고향에 대한 추억과 그리움이 ‘바다 노래’로 이어진 듯하다.


그녀는 애수 어린 정조를 아름다운 음성에 담아내 힘겨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목소리는 낭낭하고도 경쾌하다. 어느 노래든 흥겹고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 문화평론가는 “조미미는 이미자가 인기를 얻은 직후에 나왔지만 그의 창법은 이미자와 닮아 있는데, 그럼에도 그만의 매력이 분명히 있다. 이미자의 목소리가 다소곳한 어머니나 누이 느낌이라면, 조미미의 그것은 좀 더 짜랑짜랑하고 강하며 교태스럽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이미자에게는 없는 묘한 섹시함조차 느껴진다. 이미자의 히트곡 중 상당수가 매우 비극적이고 슬픈 단조인 것에 비해, 조미미의 히트곡들은 ‘서산 갯마을’이나 ‘바다가 육지라면’처럼 덜 비극적인 장조가 많은 것도 그런 까닭이다”고 덧붙였다.

조미미는 평생 5장의 정규 음반을 남겼다. 1979년에는 ‘나훈아·조미미 히트송 메들리’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녀는 목포 출신의 남진과는 라이벌이면서 친분이 두터웠다고 한다.

1973년 6월 재일교포 사업가와 결혼해 일본으로 건너가 가정주부로 살았다. 1986년에는 긴 공백을 깨고 이산가족을 소재로 한 노래 <임진각에서>를 발표했다. 2010년에는 완전히 귀국했고, KBS 1TV ‘가요무대’ 등에 출연하며 활동을 이어갔다.

그러다 2012년 8월6일, 병원에 갔다가 간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병원에 입원해 항암 치료를 받다가, 본인 요청으로 구로구 오류동 자택으로 귀가 후 3일 뒤인 9월9일 사망했다. 향년 66세. 빈소에는 태진아, 금방울 자매 등 여러 동료, 선후배 가수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태진아는 “늘 조용했지만 후배들에게 친절하게 잘 대해줬던 마음이 따뜻한 선배였다”면서 “갑작스러운 소식에 눈물만 흘렀다”고 비통한 마음을 전했다. 고인은 경기도 양평군 무궁화공원묘원에 있는 어머니 옆에 안장됐다.


공교롭게도 조미미가 숨진 하루 뒤 가수 최헌이 식도암으로 사망했다. 가요계에서는 조미미를 1970년대 통기타 음악 붐이 한창이던 시절에 이미자·하춘화 등과 함께 트로트 황금시대의 주역 중 한 사람으로 평가한다.

조미미의 노래비는 전국 세 곳에 세워져 있다. 경북 경주 나정해수욕강에 ‘바다가 육지라면’, 충남 서산 왕산포구에 ‘서산 갯마을’, 제주 서귀포 시에 ‘서귀포를 아시나요’가 대중들과 만나고 있다.

2020년 8월19일 SBS <트롯신이 떴다>에 나온 주현미는 ‘바다가 육지라면’을 열창했다.

이날 주현미는 “훌륭한 선배님들이 되게 많은데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조미미 선배님. 제가 노래하게 된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해주신 선배님이다. 사실 ‘쌍쌍파티’를 녹음하게 된 게 조미미 선배님이 그날 그 스튜디오에 안 나타나셔서 제가 대신 한 거다”고 말했다.

이어 “가끔 방송에서 만나거나 그러면 유독 저를 예뻐하셨다. 그래서 마음속으로는 참 정말 감사하고. 지금 세상에 안 계신데 너무 그립고. 그래서 오늘 제 운명을 바꿔준 선배님의 ‘바다가 육지라면’ 불러보겠다”고 말했다.

조카인 가수 김주나도 방송에 나와 큰 이모인 조미미를 롤 모델로 꼽았다.

‘바다가 육지라면’ 노래비

경북 경주시 감포읍 나정 해수욕장에는 ‘바다가 육지라면’의 노래비가 세워져 있다.
노래는 조미미씨가 불렀으나 이 노래를 지은 작사가는 경주의 향토학자 정귀문씨이다. 정씨는 지난 40여년 동안 한(恨)과 정(情)을 주제로 한 노랫말을 만들었다.
노래비는 지난 2009년 7월10일에 제막했다. 경주시가 사업비 3천만 원을 들였다. 노래비의 재질은 화강석 및 오석으로 비의 모형은 바다와 어우러진 배의 형상으로 제작하고, 높이는 좌대 포함 4.4m이다.

노래비 앞면에는 노래가사를 새겼고, 뒷면에는 창작 유래를 설명하고 있다. 특히 노래비 정면에 서면 센서작동으로 노래가 흘러나오도록 했다.

향토작가 정귀문씨가 이 노래를 지은 유래는 이렇다.

1969년 이른 봄 시리도록 푸른 나정리 앞 바다에서 밀려왔다 밀려가는 파도에 마음을 실어 나르다 어려운 현실에서 벗어나 보다 나은 미래에 대한 꿈을 수평선에 그려놓고 바라보면서 ‘바다가 육지라면’을 지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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