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사건

진천 초등학생 강송이양 실종사건

충북 진천군 광혜원면에 사는 강동완씨는 2002년 5월28일을 잊을 수가 없다. 그는 이날 오후 6시쯤 집에 들어왔다.

강씨는 막내 딸 송이(9)가 보이지 않았지만 친구들과 놀다가 늦는다고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당시 송이는 광혜원 민승초등학교 2학년에 다니고 있었다.

그런데 밤이 깊어 가는데도 송이는 귀가하지 않았다. 강씨는 “어, 얘가 왜 아직까지 집에 안 오지?”하며 점점 불안해졌다. 송이는 평소 친구들과 놀더라도 집에 책가방은 놓고 나갔었다.

그런데 그날따라 송이의 가방은 집에 없었다.

집에서 학교까지의 거리는 2.5㎞ 정도로 비교적 가까운 거리였다. 강씨는 송이를 찾아 나섰다.

송이와 친한 친구의 집을 찾아갔지만 학교가 끝난 후에는 송이를 보지 못했다고 했다. 등·하교 길도 샅샅이 살펴봤지만 송이의 흔적은 없었다.

송이는 대체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강씨는 경찰에 실종 신고를 접수했다. 그 후 가까스로 송이의 마지막 목격자를 찾았다. 그는 학교 근처의 문방구 주인으로 “오후 3시쯤 아이스크림을 사고 가는 것을 봤다”고 전했다.

송이가 사 먹은 것으로 추정되는 아이스크림 뚜껑이 슈퍼마켓과 100m 정도 떨어진 공업단지 입구에서 발견됐다.

송이는 평소 걷기 힘들면 택시를 타고 집에 오기도 했던 아이였다. 길을 잃을 이유도 가출할 이유는 더더욱 없었다. 경찰은 송이가 오후 1시쯤 귀가하다 5일장이 열린 장터를 구경한 뒤 슈퍼마켓을 찾은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납치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가족들의 주변인물 등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벌였지만 뚜렷한 단서를 찾지 못했다. 송이 부모는 전단지를 제작해 인근 지역에 뿌렸지만 아이를 봤다는 제보는 들어오지 않았다.

실종 5년째인 2007년 4월에는 경찰이 재수사에 나서 대대적인 수색작업이 펼쳐졌다.

경찰관, 기동대원, 공무원, 해병전우회, 특전사 등 340여 명이 투입돼 송이가 오갔던 통학로, 인근 야산, 농공단지, 댓골 저수지는 수중까지 정밀 수색 작업에 나섰다.

송이가 살해돼 유기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둔 조치였다. 하지만 특이할만한 단서는 나오지 않았다. 이후에도 송이 실종과 관련한 목격자나 단서 등은 여전히 나오지 않아 부모가 애를 태우고 있다.

송이는 치열이 고르지 못하고 피부가 까무잡잡한 편이며 실종 당시 파란색 책가방과 신발주머니를 들고 있었다. 또 오른쪽 팔에는 동그랗게 털이 많이 난 부분이 있다. 실종 당시 주황색 반팔 티에 청바지를 입고 검정색 샌들을 신고 있었다.

제보는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시민의모임(전미찾모, 02-963-1256)이나 112, 또는 경찰청 실종아동찾기센터(182)로 하면 된다.■

범인이 남긴 단서들

1.아이는 유괴‧납치됐다
송이는 실종 당시 9살이다. 자기가 사는 곳, 부모의 이름, 집 전화번호, 학교 등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만약 길을 잃었고 경찰에 인계됐다면 찾지 못할 이유가 없다. 누군가 아이를 유괴했거나 납치됐다고 볼 수밖에 없다.

2.범행 목적 ‘돈’은 아니다
송이가 유괴나 납치된 것이라면 범인에게는 목적이 있다. 일단 부모에게 금전을 요구하는 전화가 걸려오지 않았다. 범인의 목적이 아이를 볼모로 삼아 돈을 뜯어내려는 계획은 아니라고 봐야 한다. 9살 아이를 양육을 위해 데려갔을 확률은 낮다. 범인에게는 기타 다른 목적이 있었다고 봐야 한다.

3.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송이 부모는 딸이 살아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그래서 언젠가는 꼭 만날 수 있다며 오늘도 딸을 애타게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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