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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 김성수 전 부인 피살사건

‘쿨’은 1994년 7월14일에 데뷔한 3인조 혼성그룹이다.

그룹명은 ‘쿨 재즈’의 쿨에서 유래됐다. 멤버는 김성수(1968년생), 이재훈(1974년생), 유리(1976년생)다.

쿨은 국내 혼성그룹 중 최다 앨범판매량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1994년 발표한 3집 앨범 타이틀곡 <운명>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당시 최고의 아이돌 그룹 H.O.T의 <캔디>를 누르고 1위를 차지하며 골든컵까지 수상했다.

2005년 정규 10집 앨범을 끝으로 11년 만에 해체됐다. 이후 멤버들은 각자 흩어져 그룹을 결성하거나 예능 등에 출연해 활동했다. 그러다 2008년 3년 만에 재결합해 다시 앨범을 발매하기도 했다.

김성수는 2004년 2월8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의류매장을 운영하는 9년 연하의 사업가 강지희씨와 결혼한다. 두 사람은 같은 그룹의 멤버 유리의 소개로 만나 2년간 교제해 왔다.

이날 결혼식에선 이문태 KBS 예능국장이 주례를 봤고 가수 임창정이 축가를 불렀다. 이들 커플은 9박10일 간 휴양지 인도네시아 발리로 신혼여행을 다녀온 후 서울 평창동 빌라에 신접살림을 차렸다. 강씨는 배우 공형진의 처제이기도 하다.

2007년 3월 SBS ‘김승현 정은아의 좋은 아침’에 남편과 출연한 강지희씨는 연애시절 김성수가 ‘이벤트’로 아내의 마음을 사로잡은 사연을 소개했다.

방송에서 강씨는 “제가 결혼 전 의류사업을 할 때 (김성수가) 하루도 안 빠지고 점심에 직원들 도시락을 준비했다”며 “제 생일 때는 손수 만든 4단 도시락을 싸왔고 밥 위에 완두콩으로 하트모양을 넣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부는 성격차이로 갈등을 겪다가 6년 만인 2010년에 협의 이혼했다. 슬하에 낳은 딸은 김성수가 양육권을 가졌다. 2년 후 강지희씨는 시비에 휘말리면서 운명을 달리한다.

2010년 10월17일 새벽 2시30분쯤, 강씨는 룰라 출신 가수 채리나, LG트윈스 박용근 등 4명과 함께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가라오케 주점을 찾았다. 지하 1・2층에 자리잡고 있는 이 주점은 스테이지에서 쇼가 열리는 가라오케 주점으로, 강씨는 이곳의 단골 손님이었다.

강씨 일행은 여느 때처럼 술을 마시던 중 종업원에게 반말로 물수건을 요구했다. 그러자 옆 테이블에 있던 제갈 모씨가 자신에게 반말을 한 것으로 오해하며 언쟁이 벌어졌다. 그는 술에 취한 상태였다.

이에 종업원들이 제지하며 제갈씨를 밖으로 데리고 나갔지만 화를 참지 못한 그는 주차장에 세워둔 자신의 차량에서 흉기를 꺼내 양복 상의 주머니에 숨기고 주점 안으로 들어왔다.

제갈씨는 강씨 일행 중 남자 3명을 연이어 칼로 찔렀다. 당시 주점 안이 너무 어두워서 피해자들은 제갈씨가 칼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이후 그가 밖으로 나가자 강씨가 따라 나가며 항의했다. 그러자 제갈씨는 강씨 옆구리를 강하게 찌르고 곧장 자신의 은색 벤츠 차량을 이용해 주거지 인근으로 도주했다.

그는 경찰이 찾아올 것에 대비, 주거지에서 3km정도 떨어져 있는 모텔에 은신했다. 경찰은 제갈씨의 주거지인 동작구 상도동으로 형사들을 급파했다.

경찰은 주거지에서 그가 지속적으로 수면제 처방을 받은 사실과 주거지 내에서 약봉지를 발견하고 인근 약국 주변에 잠복하고 있다가 사건발생 16시간 만에 검거했다. 범행에 사용된 흉기(과도)는 주거지 소파 밑에 숨겨 놓은 것을 발견했다.

사건 직후 강지희씨는 한남동 순천향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칼이 폐를 관통해 3시간 만에 숨을 거뒀다. 비보를 접한 김성수는 안타깝고 비통한 마음에 영정을 보자마자 울음을 쏟아냈다. 그는 이혼했지만 상주 자리에 이름을 올리고 조문객을 맞이했다.

제갈씨는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2심은 징역 23년을 선고했고,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대법원은 “피고인의 범행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을 살펴보면 원심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부상 당한 남성 3명 중 박용근은 간의 40%를 절개하는 큰 수술을 받았다. 박씨는 “그날은 채리나랑 조용히 밥 먹고 헤어지는 날이었다”며 “그러다가 술 한 잔 더 하자는 이야기가 나와서 자리했는데 그렇게 됐다”라고 말했다.

채리나는 박용근을 지극정성으로 간호해 화제를 모았고, 두 사람은 연인으로 발전했다. 채리나는 언론 인터뷰에서 “박용근과 예쁘게 만나고 있다. 어려운 시기에 같이 아팠던 까닭에 서로 위로해주며 크게 힘이 됐다”고 밝혔다.

그리고 2016년에 결혼했으나 피해자들에게 상처 줄 것을 우려해 결혼식은 올리지 않았다. 나이는 채리나가 6살 더 많다.

2013년 말 김성수는 지인의 소개로 A씨(여)를 만났고 2014년 1월27일부터 동거에 들어갔다. 같은 해 3월 결혼식 없이 혼인신고를 통해 법적 부부가 됐다.

그러나 두 사람의 결혼생활도 오래가지 못했다. 그해 9월 A씨는 “가정부 취급을 받았다”며 이혼 소송을 낸 직후 집을 나갔다. 약 1년간의 재판을 통해 합의 이혼한다.

이후 김성수는 딸과 함께 예능에 출연해 아내에 대한 그리움을 나타내며 당시 사건을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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