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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월급 100만원 떼어내 노숙인들 끼니 챙겨주는 경찰관

거리를 떠도는 노숙인들과 형제처럼 지내는 경찰관이 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 대림지구대 이성우 경감(56)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1992년 순경으로 경찰에 입직했다. 주로 일선 지구대와 파출소에서 근무했다.

현장 근무를 하면서 노숙인들 관련 신고를 받고 자주 출동했다. 술을 마시고 거리에서 소란을 피우거나 길가에 소변을 누고 행패를 부리는 일이 있었다. 범죄의 경우 대부분은 당장 먹고 살기 위해 남의 물건을 훔치는 절도 등 생계형이었다.

이 경감은 이런 노숙인들을 안타깝게 바라봤다. 그러면서 ‘노숙인들이 배고픔과 추위만 해결할 수 있다면 범죄와 멀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를 고민했다.

2016년 9월 동작경찰서 노량진지구대로 배속되자 노숙인들 돕기에 직접 나선다. 이들에게 “밥은 드셨나요”, “어디 아픈 데는 없나요”라며 다가갔지만 노숙인들은 경계심을 풀지 않았다.

어떤 때는 욕하고 침을 뱉는가 하면 뺨까지 때리는 일도 있었다. 그래도 이 경감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진심으로 다가갔다. 한 겨울 거리에서 추위와 배고픔에 떨고 있는 노숙인을 식당으로 데려가 따뜻한 밥을 사주고, 그들에게 당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했다.

노숙인들은 절실한 것이 ‘마음편히 지낼 곳’이라고 했다. 이 경감도 이들이 집이 있다면 길에서 생활하거나 술을 마시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이때부터 사회복지사의 도움을 받아 노숙인들에게 거처를 마련해주기 시작했다.

평소 이 경감의 선행을 아는 집 주인들은 보증금을 받지 않고 집을 내주었다. 노숙인들이 자립할 때까지 월세는 이 경감 사비로 대신 냈다. 그는 비번에도 노숙인을 만나 끼니와 생활필수품을 챙겨주고 있다.

이 경감은 지금까지 자신의 월급에서 3분의 1(약 100만원) 정도를 떼어 노숙인들의 자립을 위해 쓰고 있다. 신용불량자인 노숙인들이 이 경감의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해 한달 요금으로 40만원을 낸 적도 있다.

지난 8년간 수십 명의 노숙인이 이 경감의 도움으로 거처를 구해 지낼 수 있었다. 절망에 빠져 거리를 떠돌던 노숙인들이 새로운 삶을 살게 된 것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들이 새로운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집에 찾아가 밥을 차려주거나 중고 가전제품을 얻어주는 등 자립할 때까지 보살피고 있다.

이 경감은 소외계층을 더 전문적으로 도울 방법을 찾다가 사회복지사와 장애인활동지원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노숙인에게 주는 돈은) 내 형편에도 적은 돈은 아니지만 그만한 보람이 있다”며 “노숙인이 범죄를 저지르지 않고 선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 경감은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는 퇴직 후 계획에 대해 “목사가 돼서 소외된 이웃을 돕고 싶은 희망”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