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스포츠

‘불광동 휘발유’ 개그맨 양종철 사망사건

스타덤에 올랐다. ‘쇼 비디오 쟈키’에서는 평소 화끈한 성격에 빗대 ‘불광동 휘발유’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의 입지를 확실하게 다진 것은 ‘유머 일번지’ 간판 코너인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과 ‘동작 그만’에 출연하면서다.

특히 ‘회장님~’ 코너에서는 김형곤(김회장 역)의 처남인 양 이사 역을 맡아 “밥 먹고 합시다!” 라는 명대사를 남겼다.

그는 여기서 김형곤과 함께 당시 정권을 비판하거나 재벌체제를 비판하는 풍자 개그로 웃음을 선사했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1988년 KBS 코미디대상 신인상을 받으면서 주가를 한껏 높였다.

그러나 양종철은 한순간에 팬들과 영영 이별했다.

2001년 11월23일 새벽, 양종철은 서울 강남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공연이 예정돼 있었다. 오전 3시50분쯤, 그는 자신의 외제 승용차인 ‘포드 익스플로러’를 몰고 서울 강남구 관세청 방향에서 강남구청 사거리에 진입하고 있었다.

이때 신호 대기 중이던 택시 2대를 연속으로 들이받았다. 사고 충격으로 인해 양씨는 운전석에서 튕겨 나와 옆으로 뒤집힌 자신의 승용차 밑에 머리 부분이 끼여 그 자리에서 숨졌다.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것이 화근이었다. 당시 그의 나이 39세였다.

경찰은 사고 현장에 차량이 급제동할 때 도로에 생기는 스키드 마크가 없는 점으로 미뤄 양씨가 정지신호를 보지 못해 사고가 난 것으로 판단했다.

양종철이 몰던 차의 조수석에는 배아무개씨(여‧44)가 타고 있었다. 그녀도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경찰은 배씨를 상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했지만 진술을 거부해 자세한 경위를 파악하지는 못했다.

이로인해 양종철과 ‘불륜’이라는 등의 소문과 온갖 루머가 나돌았다. 이후 배씨는 잠적하듯 피해 더 궁금증을 자아냈다.

2006년 3월11일, 김형곤이 갑작스럽게 사망하자 그의 유해는 양종철이 안장된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설문동 소재의 청아공원에 안장됐다.

같은 시기 활동했던 동료 개그맨들에게 양종철은 추억의 인물이다.

양종철의 절친 개그맨 이봉원은 2009년 한 연예매체 인터뷰에서 ‘개그맨 양종철’이 아닌 ‘인간 양종철’에 대해서 “‘머리’(아이디어)는 없지만 ‘싸가지‘는 있는 인간성 좋은 친구”라고 회자했다.

이용식은 고 김형곤의 영결식에서 “형곤아. 양종철이 보내던 영안실에서 콩나물국밥 같이 먹었는데, 오늘은 네 영안실에서 나 혼자 콩나물국밥 먹었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2013년 KBS2 ‘개그콘서트-코미디 40주년’ 특집에서 김미화는 “이런 잔칫날일수록 고 배삼룡 선생님과 김형곤, 양종철 생각이 많이 난다. 젊은 날 코미디에 열정을 함께 불태웠던 그들이 그립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정락인의 사건추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