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심령‧공포

피투성이 여자 귀신 출몰하는 홍콩 ‘투엔 문 고속도로’

홍콩은 1842년 제1차 아편 전쟁 이후 청나라가 당시 대영제국에 양도했다.

이후 155년간 영국의 통치를 받았다. 1997년 홍콩이 중국에 이양된 후에는 중국의 특별행정구로 편입됐다.

영국 통치 시절인 1978년 투엔 문과 추엔완을 연결하는 길이 19.4km의 투엔 문(Tuen Mun) 도로가 개통됐다. 홍콩 최초의 고속도로다.

그런데 개통 14일 만에 교통사고가 일어난다.

피해자는 공장에 다니며 생계를 유지하던 한 여성이었다. 그녀는 이날 새벽까지 야근하고 집으로 가던 중 과속 차량에 치인다. 운전자는 구호 조치 없이 그대로 도주했고, 결국 여성은 현장에서 사망했다. 경찰이 수사에 나섰으나 뺑소니 운전자는 끝내 잡히지 않았다.

이후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연속해서 일어난다. 벤츠 승용차가 전신주에 부딪혀 2명이 사망했다. 구급차가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에서 달려오던 2층 버스와 충돌했는데, 이 사고로 3명이 사망하고 버스 승객 29명이 부상 당했다. 이후에도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사고가 난 차량의 운전자들 대부분 도로 한복판에 갑자기 한 여성이 나타나 급히 핸들을 꺾다가 발생했다고 증언했다. 일부 목격자들은 해당 여인은 피투성이 모습을 한 채 수의를 입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당시 사고 현장을 지나던 여성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투엔 문 고속도로는 귀신이 나오는 ‘공포의 도로’라는 유명세를 탄다. 사람들은 투엔 문 도로에서 죽은 사람들이 유령으로 출몰한다고 믿었다.

1993년 11월 저녁 무렵, 교통경찰관 A씨는 투엔 문 고속도로에서 과속으로 달리는 차량 한 대를 세웠다. 운전자는 놀란 표정으로 “도로에서 여자 귀신을 봤다”고 소리쳤다. A씨는 순찰차에 장착된 카메라를 확인하고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사진 오른쪽 하단에 오렌지색 빛이 온몸에 비치는 비교적 선명한 여인의 모습이 찍혀 있었던 것이다. 투엔 문 도로에서 귀신의 모습이 찍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 여인은 과속 차량 옆에 서서 무표정한 얼굴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었다.

A씨는 동료 경찰관들에게도 카메라에 찍힌 사진을 보여줬다. 그동안 말로만 듣던 투엔 문 도로 귀신을 확인한 경찰관들은 하나 같이 놀라운 표정을 지었다.

이 사진은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홍콩서 큰 화제를 불러모았다. 더욱 소름끼치는 것은 그동안 투엔 문 도로에서 귀신을 목격한 차량 운전자들은 한결같이 “내가 본 것과 비슷하다”고 입을 모았다는 것이다.

홍콩 교통 당국은 투엔 문 고속도로에 나타나는 원혼을 위로하고 좋은 곳으로 인도하는 천도재를 여러차례 지냈지만, 귀신은 계속해서 출몰하고 있다. 현재 투엔 문 고속도로는 세계에서 귀신이 출몰하는 가장 유명한 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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