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교통사고로 숨진 주인 기약없이 기다리는 반려견

2017년 11월9일 그리스 해안도시 나프팍토스 인근 도로가에서 교통사고가 일어났다. 길가를 걷고 있던 해리스(40)라는 남성을 레미콘 차량이 치여 그 자리에서 숨졌다.

그의 형 역시 불과 몇 년 전 근처 도로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이걸 아는 사람들은 충격에 휩싸였고, 더 이상 불행한 사고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해리스의 추모비를 세웠다.

그런데 얼마 후 추모비 옆에 개 한 마리가 나타나 어슬렁거리기 시작했다.

해리스가 키우던 반려견이었다. 놀라운 것은 해리스의 집은 이곳에서 12km 떨어져 있었는데, 이 개가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됐는지 알 수가 없었다. 이때부터 개는 주인의 추모비 옆을 떠나지 않았다.

이웃 주민들이 구조를 시도하고 입양을 원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개는 그곳을 떠나길 강하게 거부했다. 무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한여름에도 잠시 근처 덤불 아래 그늘에서 쉴 뿐 주인이 세상을 떠난 장소를 떠나지 않았다.

현지 언론도 “개는 너무 헌신적이어서 계절 내내 그곳에 머물렀고, 아주 더워졌을 때 근처의 그늘로 약간 이동했을 뿐”이라고 보도했다.

그러자 이웃 주민들은 개를 위해 추모비 옆에 집을 만들어주고 먹이와 마실 물도 챙겨주기 시작했다. 개는 자신을 챙겨주는 주민들이 다가오면 꼬리를 흔들며 반갑게 맞아주긴 하지만 여전히 그곳을 떠나길 거부했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이 개는 지역의 명물이 됐다.

세계 주요 언론에도 소개돼 이 개를 보기 위해 찾아오는 관광객들도 있다고 한다. 개가 언제까지 돌아오지 않는 주인을 기다릴지 알 수 없지만 그 마음이 너무 애틋해 사람들에게 무한한 감동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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