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화제

살인죄로 교수형 당한 코끼리 ‘메리’의 슬픈 사연

1898년 미국 테네시주에 살던 스파크스 부부는 4살된 암컷 아시아 코끼리 한 마리를 사들였다.

부부는 ‘메리'(Marry)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끔찍하게 아끼며 보살폈다. 메리는 온순하면서도 매우 영리했다.

부부의 아들 형제는 메리를 통해 돈을 벌겠다며 ‘스파크스 형제 서커스'(Sparks Brothers Circus)’를 창단한다. 메리는 서커스단의 일원이 됐고, 관람객들의 최고 인기를 얻었다.

머리는 타악기를 올리고 코로 두드려 연주하고, 서서 피리를 불었다. 거대한 몸집에도 불구하고 몸놀림이 민첩해서 관중이 던진 야구공도 코로 잡아냈을 정도로 다양한 묘기를 선보였다. 서커스단의 수입을 올리는데 메리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그러나 월터 엘드리지를 만나면서 비극이 시작된다. 서커스단은 호텔에서 머물다 그를 알게 된다. 당시 호텔 직원이었던 엘드리지는 서커스단에서 일하고 싶어했다.

스파크스 형제는 동물 조련 경험이 없던 그를 하급 관리인으로 고용한다. 엘드리지는 메리에게 먹이주는 것부터 시작해 조련까지 맡았지만 문제만 일으켰다. 서커스단의 동물 관리수칙을 지키지 않았으며, 메리에게 난폭하게 대하며 학대했다.

1916년 9월11일, 서커스단은 테네시주 킹스포트 에어원으로 이동했다. 쇼를 준비하는 동안 엘드리지는 메리의 등에 올라타 물웅덩이로 끌고 갔다. 길가에 떨어진 수박을 발견한 메리가 그곳으로 다가가자 엘드리지는 메리의 머리를 채찍으로 때리고 갈고리로 계속해서 찔렀다.

화가 난 메리는 엘드리지를 상아로 밀어 넘어뜨리고 코로 잡아 공중으로 들어올린 다음 땅에 내동댕이쳤다. 그래도 화가 풀리지 않았던지 발로 짓밟기 시작했다. 엘드리지는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당시 서커스단을 지켜보던 수많은 사람들이 이 장면을 목격했다. 이들은 흥분해 메리를 ‘살인마’라고 부르며 “죽이라”고 소리쳤다. 마을 지도자들은 “공개 처형하지 않으면 서커스단이 마을에 들어오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며 압력을 가했다.

스타크스는 서커스 사업을 유지하려면 그들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사형에 대해서는 다양한 방법이 거론됐다. 일부는 달리는 기차를 이용해 메리를 박살내야 한다고 했고, 기차 두 대를 이용해 메리의 몸을 절단해야 한다고 외쳤다.

스타크스 형제는 기중기를 이용해 교수형에 처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9월13일 안개가 자욱하고 비가 내리던 날 메리는 기차를 타고 테네시주 유니코이 카운티로 이송됐다. 그곳 철도 조차장에는 2500명이 넘는 군중들이 모여 있었다. 이날 메리의 동료인 다섯 마리의 코끼리들도 강제로 끌려나와 메리가 죽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다.

메리는 철도 크레인에 목이 매달렸다. 하지만 메리의 목을 감싼 쇠사슬이 끊어졌고, 수십 명의 아이들이 공포에 질려 도망치는 사태가 발생했다. 메리는 공중에서 떨어지면서 엉덩이뼈가 부러졌다. 두 번째 시도때는 더 강한 쇠사슬이 동원됐고 메리는 한동안 몸부림 치며 울부짖다가 숨을 거둔다.

수의사들이 교수형 당한 메리를 진찰한 결과 엘드리지가 갈고리로 후벼 판 부위에 심한 감염이 확인됐다. 엘드리지가 상습적으로 메리를 학대한 흔적이다. 메리는 이렇게 학대를 당하다 22살에 살인범으로 몰려 비참한 최후를 맞아야만 했다.■

<저작권자 ⓒ정락인의 사건추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