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사연

연습 중 쓰러져 3명 살리고 떠난 연극배우 주선옥

서울 쌍문동에서 1남1녀 중 장녀로 태어났다. 평소 활발하고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는 성격이었다.

주선옥은 어릴 적부터 연극배우가 되는 꿈을 키웠다. 배우가 된 후에는 연극 ‘하카나’, ‘늑대는 눈알부터 자란다’, ‘권력에 맞서 진실을 외쳐라’, ‘유치뽕짝’ 등의 작품에서 활약했다.

그러던 지난 4일 주선옥은 연극 연습 중 갑자기 무대에 쓰러진다.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뇌출혈 진단을 받고 뇌사상태에 빠졌다. 부모는 고심끝에 장기기증을 결정한다. 평소 선행을 베풀며, 장기기증에 대한 긍정적 생각을 가지고 있던 딸의 뜻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은 주선옥의 몸에서 심장과 폐, 간장과 좌우 신장, 안구를 적출했고, 고인의 하늘나라의 천사가 됐다. 향년 38세.

고인의 심장과 폐는 남성 환자에게, 간장과 좌우 신장은 여성 환자에게 기증돼 수술이 진행됐으며, 안구 이식 수술을 앞두고 있다. 이로써 고인의 숭고한 생명나눔으로 인해 3명이 새 삶을 살게 됐다.

고인의 아버지는 “선옥아! 아직 어리고 젊은 나이에 떠나는 너에게 해 준 것이 없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하늘나라에서는 편히 잘 지내고, 삶의 끝에 나눈 생명을 통해서라도 네가 꿈꿔온 일들을 이뤘으면 좋겠다. 사랑한다”고 말했다.

고인의 장례는 그녀가 활동했던 대학로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치러졌다. 장례를 치른 후에는 세월호 10주기를 맞아 고인이 직접 연출한 추모공연 ‘너를 부른다’의 첫 무대가 올려지기도 했다.

고인의 동료들은 그녀가 전한 사랑을 기억하며 극을 올렸고, 이를 통해 애도와 존경을 표시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생명나눔은 아픈 이의 생명을 살리는 소중한 일이자, 내 사랑하는 사람 몸의 일부가 다른 생명을 통해 살아 숨 쉴 기회이기도 하다. 뇌사장기기증을 통해 숭고한 나눔을 실천해 주신 기증자와 유가족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