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사건

하루에 두 번 사라진 ‘대구 김형철군’ 실종사건

대구 달서구 진천동에는 김형철군(3)이 살았다.

당시 김군의 어머니 박숙자씨는 작은 직물 공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1984년 5월29일 박씨가 정신없이 일하고 있는 사이 김군이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었다.

박씨는 뒤늦게 아들이 보이지 않자 이곳저곳을 찾아다녔다. 그러다 이웃 주민에게 “어떤 여자가 형철이와 함께 돌아다닌다”는 얘기를 들었다.

박씨는 아들을 목격했다는 시장으로 달려갔다. 그랬더니 정말 한 여성이 형철이에게 새 옷을 사 입히는 모습이 포착됐다.

박씨는 다가가 “왜 우리 애한테 옷을 사 입히느냐”고 따졌다.

그러자 이 여성은 횡설수설 변명을 하다가 쏜살같이 도망쳤다. 아들을 찾은 박씨는 형철이 옷 뒤쪽에 이름과 연락처 등을 적어둔 채 다시 일을 하러 갔다.

오후 교대로 잠시 분주한 사이 형철이가 다시 보이지 않았다. 여기저기 찾아 나섰지만 이번에는 어디로 갔는지 흔적조차 없었다. 경찰에 실종신고를 접수하고 인근지역에 대한 수색을 벌였지만 아이를 찾지 못했다.

이렇게 아들을 잃은 부모는 공장 문을 닫고 전국을 찾아다녔다. 전단지도 뿌리고 전국에 있는 보육원을 이 잡듯 뒤졌지만 아들은 찾을 수가 없었다. 그 사이 형철이 아버지는 세상을 떠났다.

제보는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시민의모임(전미찾모, 02-963-1256)이나 112, 또는 경찰청 실종아동찾기센터(182)로 하면 된다.

범인이 남긴 단서들

1.아이는 유괴‧납치됐다
김형철군은 하루에 두 번 사라졌다. 부모가 일하는데 정신없을 때 사라진 후 낯선 여성이 데리고 있었다. 그리고 또 다시 없어졌다. 정황상 같은 여성의 범행으로 추정된다. 범인은 김군을 범행대상으로 찍어놓고 주변을 맴돌며 기회를 엿봤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 아이가 밖으로 나오자 유괴했을 가능성이 높다.
주변 지리도 유괴 확률을 높여준다. 당시 김군이 살고 있던 곳은 시내에서 약간 떨어져 있었고 주변은 논밭밖에 없었다. 누가 의도적으로 데려가지 않는 이상 아이가 실종될 수 없는 곳이었다. 아쉽게도 당시는 폐쇄회로(CC)TV 설치가 지금처럼 활성화되지 않은 때여서 김군의 동선 파악이 쉽지 않았다.

2.’몸값’ 요구 없었다
범인은 부모에게 몸값을 요구하는 연락을 하지 않았다. 범행 목적이 ‘돈’이었다면 실종 전단지에 연락처가 있었기 때문에 얼마든지 연락이 가능했다. 돈을 노린 범행은 아닌 것이다. 정황상 ‘양육’을 위해 유괴했을 가능성이 높다.

3.어디에 있을까
현재 아이의 생사는 쉽게 짐작할 수 없다. 만약 양육을 위해 유괴한 것이라면 살아있을 확률이 높다. 형철군의 어머니도 언젠가 아들을 만날 수 있다는 희망과 애타는 그리움으로 살고 있다. 김군의 신체특징은 긴 얼굴형, 이마 중간에 흉터, 큰 귓볼, 머리가 앞뒤로 많이 튀어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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