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사건

수원 한소희양 가정집 납치사건

경기도 수원에 사는 이자우씨(여)는 생후 7개월 된 딸 한소희양을 집에서 납치당했다.

1989년 5월18일 오후 7시쯤, 수원시 팔달구 남창동의 한 가정집에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30대 초반의 여성이 들어왔다.

그녀는 “힘들어서 잠시 쉬어가고 깊다”며 집에 들어왔고, 이씨는 “그렇게 하라”며 주방에서 하던 설거지를 계속했다. 그런데 이씨가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보행기에 타고 있던 소희가 없어졌다.

정체불명의 여성이 이씨가 방심한 틈을 노려 보행기째 들고 사라진 것이다. 아기를 계획적으로 노린 납치였다.

이씨는 곧바로 밖으로 뛰쳐나갔지만 여성과 딸의 흔적을 찾지 못했다.

이씨는 이렇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딸을 눈앞에서 잃어버렸다. 경찰에 신고한 후 딸을 찾아 헤맸지만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

소희가 납치되기 바로 전날에도 수원시 팔달구 교동의 주택에서 한 살 된 남자아이가 아빠와 자던 중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이 수사에 나섰으나 해당 남자아이는 얼마 뒤 숨진 채 발견됐고, 소희는 행방이 묘연하다.

그렇게 세월은 정처없이 흘렀고, 이씨는 스스로를 ‘전과자’라고 자책하며 평생 죄인처럼 살아왔다.

1991년에는 경남 마산에서 미술학원을 운영하는 한 여성이 “내가 입양해서 키우고 있는 아이가 있는데, 이 아이가 소희 같다”고 연락을 해왔지만, 유전자 검사 결과 가족관계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딸 찾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고 언젠가는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제보는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시민의모임(전미찾모, 02-963-1256)이나 112, 또는 경찰청 실종아동찾기센터(182)로 하면 된다.

범인이 남긴 단서들

1.아이는 계획적으로 납치됐다.
납치범은 대담하게 가정집으로 들어왔다. 평소 아이를 노리고 기회를 엿보다가 엄마 혼자 있는 것을 알고는 범행에 나섰다고 볼 수 있다. 범인은 혼자가 아닌 둘일 가능성 높다. 밖에서 한 명이 차량에 타고 대기하고 있다가 아이를 태워 도주했을 가능성 높다.
범인이 보행기째 들고 나갔고 보행기까지 사라진 것도 이런 정황을 뒷받침한다. 만약 범인 혼자였고, 차량이 없었다면 보행기째 들고 도주하는데는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2.범행 목적은 ‘양육’ 가능성 높다.
30대 초반의 여성이 가정집에 침입해 7개월 아기를 납치했다면 키울 목적에 무게가 실린다. 몸값을 노렸다면 부모에게 돈을 요구했어야 하지만 범인한테서는 아무런 연락도 없었다.

3.어디에 있는 것일까.
아이는 살아있을 가능성이 높다. 범인이 양육을 목적으로 데려간 것이라면 지금까지 범인을 친부모로 알고 성장했을 수 있다. 부디 어딘가에 살아 있어서 부모와 꼭 만나기를 기원할 뿐이다. 소희 가족들도 그날 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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